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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 '북 스테이'를 시작한 이유

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건 주변에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였다. 책을 모으는 습관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책 모임을 통해서 책을 읽고 발제하는 걸 처음 배웠다. 그러다 사회과학의 길로 빠져들었고, 기자가 되었고, 논술학원을 차렸고, 책방까지 차리게 됐다. 어언 15년 간 책을 모아다 놓으니 권수가 제법 되었다. 중고 책방을 차리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내가 보던 책이니 내 취향을 권유하는 셈이기도 했다. 거기다 차린 책방과 집의 거리는 도보 1-2분 거리였다. 그래서 내친김에 북 스테이도 차렸다. 우리 부부는 점심을 먹고 산책을 매일 한다. 북한강변을 매일 걷노라면 마치 답답한 서울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 마냥 여유롭고 자유롭다. 집에 오면 잔디밭에서 차를 마시며 햇샅을 쬔다. 밤이면 수업 준비 차 책을 읽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면 별들이 쏟아진다. 각박하고 치열한 서울 삶 없이도 지속 가능한 삶이 양평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또 주변인들과 나누고 싶다. 그게 내가 '북 스테이' & '새봄이네 민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두렵기도 하다. 신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의가 몰려오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기에 큰 소란은 없을 거라 기대하면서도,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 전원생활에 대한 행복을 몇 백자의 글로 논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시간을 두고 한번 지내보면 아파트가 아닌, 빌딩 숲이 아닌 곳에서도 다들 치열하고 열심히, 그러면서도 자연과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말이다. 겨울 내내 책방에서 꽁꽁 얼었던 식물들을 가지치기를 하고, 햇볕을 쪼이라 옥상에 끌고 올라갔다. 잎이 바스락거리며 죽어있기도 했지만, 볕을 쬐니 살아나는 듯하다. 주변 구하우스 미술관 관장께서 보다 못해 가지치기를 해준 덕이다. 옆집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고양이 입양을 권유했다. 부부 둘 다 고양이는 키워본 적이 없었다. 부인은 강아지를 오랫동안 키웠다. 책방에 고양이를 들여놓을까 생각 중이다. 그렇게 우리는 전원에 젖어 들어 가고 있다. 


* 문호리책방 북스테이(https://goo.gl/Hq75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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