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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sh Oct 09. 2024

한글날에 대한 단상


작가, 저자, 필자, 저술가를 뜻하는 author라는 단어에 접미사 -ity를 붙이면 권한이나 권위, 권력 등을 나타내는 authority가 됩니다. 


필자를 뜻하는 단어와 권력이나 권위를 뜻하는 단어는 서로 유사합니다.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이 권위나 권력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문해력은 상류층의 통치 수단이었습니다. 하층민이 상류층에게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읽고 쓸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중세 유럽 교황이나 성직자들이 상류층인 이유는 라틴어 성경을 읽을 줄 알기 때문입니다. 


<동물농장 -조지오웰 >의 돼지들이 다른 동물들을 지배하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조선시대 많은 양반들이 훈민정음에 반대한 것도, 훈민정음이 반포되었으나 한자 사용을 고집한 것도 양반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세종대왕은 학자들의 반대에도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했습니다. 세종대왕은 당시 사회의 최고 권력자임에도, 권력의 안정성보다는 하층민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대왕의 권위와 힘이 백성들에게 나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도자가 자진하여 자신의 권력을 타인과 사회에 나누어주는 것은 어렵습니다. 자신의 위치를 공고하게 함은 국정 운영의 안정감보다도 어쩌면 생존 욕구의 일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독재자들의 말로는 좋지 않습니다. 생존 욕구의 발현으로 자신의 권좌를 탄탄히 했던 독재자들은 의외로 쉽게 무너집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말이죠. 공든 탑은 꽤나 쉽게 무너집니다.


한글날은 훈민정음의 우수함만을 예찬할 기념일이 아닙니다. 민주와 분권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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