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지용은 왜 못하는 걸까

by JY Kil


“김지용은 왜 올해 못하는걸까?”라는 질문을 어디선가 들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김지용은 올해 왜 못하는 걸까?



김지용 시즌.PNG


김지용의 시즌별 성적을 보면 올해 김지용이 부진한 것은 맞다. 데뷔시즌인 10시즌은 8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으니 제외하고 본다면 올해 김지용의 ERA와 FIP는 모두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고 있다. BB/9는 커리어하이이지만 K/9이 급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장타율이 폭발하고 있다.


피장타율이 늘어났다니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구속이 떨어졌나?”다. 삼진비율도 떨어졌으니 구위가 안좋아지기는 한 것 같다. 그런데 일단 구속은 변하지 않았다. 김지용의 직구 평균구속은 15시즌 142.1km, 16시즌 142.2km, 17시즌 142.0km다. 슬라이더는 오히려 작년보다 구속이 올랐다(16시즌 130.5km, 17시즌 131.7km).


김지용 스플릿.PNG


구속 문제는 아닌 것 같으니 좌우 스플릿을 살펴보자. 와우! 좌타자 피OPS가 .889나 된다. 그런데 좌타자 피OPS가 올해 김지용이 못하는 원인은 아닌 것 같다. 왜냐면 작년에도 좌타자를 상대로 신나게 두들겨 맞았기 때문이다(15시즌 좌타자 피OPS .880).


문제는 우타자 피OPS다. 작년에는 .615로 거의 허프(16시즌 피OPS .605)급 성적을 찍었는데, 올해는 .782로 이현승(17시즌 피OPS .786)이 되었다. 사실 우완투수가 좌타자에게 약한 것은 큰 문제가 안된다(원래 좌타자가 우투수에게 강하니까). 진짜 문제는 우투수가 우타자를 못 잡을 때다.


김지용 직구 슬라이더.PNG


그럼 김지용은 왜 우타자를 못 잡게 되었는가? 이번에는 구종을 살펴보자. 김지용은 투피치라 직구와 슬라이더만 보면 된다. 음… 올해 직구 피장타율이 .535나 된다. 그래서인지 직구비율은 50% 아래로 감소했다.


직구가 힘을 쓰지 못하면 슬라이더가 대신 일을 해야 되는데 슬라이더도 신통치 않다. 슬라이더의 피장타율은 .408로 직구보다는 낫지만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작년과 피장타율을 비교하면 직구보다 슬라이더가 더 많이 안좋아졌다.


김지용 구종 스플릿.PNG


양파고가 이닝 쪼개듯 구종 스플릿을 더 쪼개 보자. 의외로 직구와 슬라이더 모두 우타자를 상대로 승천하는 피장타율을 찍고 있지는 않다. 직구의 피장타율은 오히려 작년보다 낮아졌고(16시즌 .493 17시즌 .471), 슬라이더는 작년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극적인 변화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올해 우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폭등한걸까. 고민고민하다가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김지용은 투피치 투수라 직구와 슬라이더만 보면 된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던 것이다.


답은 커브와 스플리터였다. 김지용이 투피치 투수이긴 하지만 다른 구종을 아예 안던지는 것은 아니다. 우타자를 상대로 커브는 1.6%, 스플리터는 2.3%를 던졌다. 그리고 두 구종의 피장타율은 모두 4.000이다. 4할이 아니다. 그냥 4다!!!!!!! 두 구종 모두 우타자에게 홈런 1방씩을 맞았다.


김지용이 우타자에게 허용한 피홈런은 총 10개. 그중 2개가 커브와 스플리터에서 나왔다. 146타수(김지용의 우타자 타수)에서 홈런 2개 차이는 생각보다 큰 차이다. 이 홈런 2개를 빼면 우타자 피장타율이 5푼 넘게 떨어진다.


커브와 스플리터는 15-16시즌 2년간 단 1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이 두 구종이 좋아서 홈런을 억제한 것은 아니다. 홈런이 나오기 힘들 정도로 구사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런 두 구종에서 올해에만 홈런 2방이 나왔으니 어쩌면 운이 나쁘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지용이 올해 단순히 운이 나빠서 못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앞서 봤듯이 슬라이더 역시 안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지용의 알파이자 시그마 정도되는 슬라이더가 나빠진 것은 심각한 문제다.


김지용 슬라이더.PNG

표 : 김지용 슬라이더 스플릿


김지용의 슬라이더가 올해 나빠진 것은 헛스윙%로 볼 수 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좋은 헛스윙%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타자 상대 헛스윙%와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가 크게 낮아졌다. 특히 위닝샷인 슬라이더가 2S 이후 헛스윙을 유도하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그렇다면 슬라이더가 나빠진 것은 왜 그럴까? 그건 모르겠다. LG 투수코치나 전력분석팀이 알고 있지 않을까? 음… 생각해보니 알고 있다면 진작에 고쳤겠지.


정리하자면 김지용의 피장타율이 승천한 것은 운이 나빴던 것이 35%, 슬라이더가 안좋아진 것이 65% 정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운이 나빴던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슬라이더가 나빠진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한가지 재밌는건 우타자의 슬라이더임에도 김지용의 슬라이더가 좌타자에게 쏠쏠하게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직구가 좌타자를 상대로 핵폭발하고 있지만 슬라이더가 먹히고 있으니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체인지업을 장착해 좌타자 잡는 우투수로 거듭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16시즌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구사율 10.8% 피장타율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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