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사장님인들 왜 대로변에 번듯한 가게 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겠는가.
부족했던 경제적 여건은 후미진 골목의 상점 주인까지만 허락됐다.
씁쓸한 마음은 일찌감치 떨쳐냈을 것이다.
작은 가게라도 마련한 것이 더 기뻤을 것이고, 예쁘고 깨끗하게 꾸미고 싶었다.
그래서 가위 그림과 함께 손모가지를 자른다고 휘갈겨 쓴 경고처럼 경박스럽지 않고,
'당신의 집이라면 버리시겠습니까'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을 교화시키려는 마냥 공익스럽지도 않았다.
하지만 고심 끝에 적었던 글자들은 흡연자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장님은 이곳에 가게를 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