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생활인문학
荀子(순자)에 나오는 제가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우리가 저축을 하는 이유는
평소 여유자금을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유사시에 요긴하게 쓰기 위함입니다.
어릴 때부터 저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돈을 저축하는 것 못지않게 인심을 저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축해 놓은 인심은 내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빛을 발합니다.
"흥! 내가 이렇게 까지 올라오는 데 당신들이 뭐 보태준 거 있어?"라면서 어깨에 힘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오만한 태도는 주위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그래, 너 얼마나 잘 되나 보자!'라는 억하심정까지 낳게 합니다.
언제까지나 잘 나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 때 잘나가던 사람이 어딘가에 걸려 넘어졌을 때,
그 사람이 평소 인심저축을 해 놓지 않아 인심계좌가 마이너스(-) 상태라면
주위 사람들은 오히려 그 불행을 통쾌하게 여길 겁니다.
하지만 내 인심계좌 잔고가 충분하다면
내 어려움을 보고 주위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드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쟤는 복도 많아. 저 위기에서 도움을 받네?'라고 부러워하지만
실은 그 사람이 평소 주위에 저축해 놓은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꼭 돈이 아니어도, 필요할 때 요긴한 말 한마디, 작은 배려가 인심 저축의 중요한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옛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두고 '선을 쌓는다(적선 ; 積善)'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 ; 선을 쌓는 집안에는 남는 경사가 있다)
현실적인 조언을 주는 채근담 한구절로 끝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