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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Sep 25. 2015

라인조직 vs 스탭조직

● 인용문


한나라의 고조(유방)가 천하를 통일하고 공신들에게 논공행상을 베풀었다. 그 중에서 유달리 소하(蕭何)에게 배정된 영지가 많았기 때문에 다른 공신들이 불평을 터뜨렸다.

“우리는 몸에 딴딴한 갑옷을 입고 손에 날카로운 창이나 칼을 들고 많은 경우는 백여 회, 적은 경우라도 수십 회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소하는 아직 한 번도 실전(實戰)의 공로가 없으며 고작해야 장부를 들고 입씨름이나 했을 뿐인데, 도리어 우리보다 더 높은 영지를 하사받는다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이에 대해 고조가 말했다.

“자네들은 사냥을 생각해 보게나. 짐승을 쫓아 물어 죽이는 것은 개이고, 개의 줄을 풀어 지휘하여 쫓아가게 하는 것은 사람이다. 자네들로 말하자면 달아나는 짐승을 잡았을 뿐이니 비유하자면 개의 공로이다. 소하로 말하면 사람의 공로를 세운 격이다.”

군신들은 더 이상 불평을 늘어놓지 않았다.

- 십팔사략  제2권 - 


● 생각


Line이란 일선부대장 또는 현장책임자이고, Staff란 본부참모진 또는 기획조정관 등에 해당되는 용어이다.

오늘의 간부 조직은 일선부대장을 세로축으로 하고, 측근참모진을 가로축으로 짜여진 ‘라인-스태프’형이다. 


하지만 이 두 계통의 간부들 간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반목과 알력이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유방은 요샛말로 기획조정을 상당히 중시했으며, 또 국력의 바탕을 군사력 못지 않게 경제력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전쟁의 승패는 전투 이전에 군수보급체제의 정비 여하에 달렸다고 헤아린 점이 고대영웅치고는 경탄할 만 하다. 

1592년 아무런 명분도 없이 조선을 침략했던 일본의 토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그의 유능한 기획조정관이며 보급총참모 격이었던 이시다 미쓰나리(石田三成)를 유난히 중용했다.


물론 이 일로 인해 일선 지휘관들의 시가와 반발을 불러 일으켜서, 히데요시가 사망하자마자 무인파들은 문인파인 이시다 일당을 실력으로 제거하는 데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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