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雲宿陡端 (백운숙두단) 흰 구름은 절벽 끝에 머물고
顯道沈佶屈*(현도침길굴) 답답해야 도가 나타나고,
莊嚴蔽雲霧 (장엄폐운무) 운무로 가려야 장엄하네.
時時舞渤厚 (시시무발후) 때때로 안개 가득해도,
旭暉照瞬無 (욱휘조순무) 햇살 비치면 사라지네.
山旁涷瀧露 (산방동롱로) 산 허리는 이슬에 젖고,
吾等吁悲愁 (오등우비수) 우리는 시름에 탄식하네.
一瞬照閃燿 (일순조섬요) 한 순간에 빛나면,
企瞻一體無 (기첨일체무) 바라노니 모든 것이 사라지기를.
2023년 5월 4일. 어제 페이스 북을 보다가 오래전 제자 '정유석 군'의 멋진 사진을 보게 되었다. 이미 50이 넘은 나의 제자는, 산행 전문가이자 사진 전문가이기도 하다. 자주 그의 산행 사진을 보며 감탄했는데 이번 사진에는 문득 글을 놓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제자에게 이야기했더니 흔쾌히 수락하여 억지로 56자를 뭉쳐 놓았다.
세상은 갈수록 어지러워져서 이제는 뉴스 한 자락도 보기가 싫다. 나만 그런가? 어쨌거나 햇살 나오면 깨끗하게 사라질 저 안개처럼 세상도 그러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佶屈聱牙(길굴오아): 문장이 난삽하여 풀어 읽기 어려움. 여기서는 답답하다는 뜻으로 사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