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ㆍ중등교육법에 대한 시비
제20조(교직원의 임무) ① 교장은 교무를 총괄하고, 민원처리를 책임지며, 소속 교직원을 지도ㆍ감독하고, 학생을 교육한다. <개정 2021. 3. 23., 2023. 9. 27.>
교장도 ‘학생을 교육한다’로 법령에는 명시되어 있다. 그러면 정확하게 무엇이 ‘학생을 교육한다’의 범위에 들어갈까? 교장이 해야 될 일은 교사보다 더 많다. 특히 민원처리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진다. 그래서 교장을 예우하고 학교의 중심으로 생각한다. 여기에 더하여 ‘교육을 한다’가 명시되어 있다.
1. 조문의 비교
②③항의 수석교사, 교사의 임무에도 ‘학생을 교육한다’로 되어있으니 조문상으로는 전혀 의미의 차이가 없다. 즉, 수석교사와 교사, 그리고 교장은 학생을 교육하여야 한다.
2. ‘학생을 교육한다’의 의미
A. 명시적, 묵시적 교육: 수석교사와 교사는 매주 정해진 수업시간을 통해 학생을 교육한다. 명시적인 수업행위를 통해 학생 교육을 실행하고 있다. 따라서 수업은 명시적으로 학생을 교육하는 가장 분명한 방법이다. 그러면 교장은 수업을 하지 않으니 명시적인 교육을 하지는 않는다. 법 조문은 선언적으로 ‘교육한다’로 규정되어 있는데 교장은 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이 된다. 그러면 묵시적인 교육도 ‘교육을 한다’에 포함되는 것인가?
B. 묵시적 교육: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묵시적 교육을 구체화한 규정이나 사례를 나는 지난 교직 생활 동안 본 적이 없다. 그야말로 근거 없는 활동으로서, 정량적 측정도 불가하지만 정성적인 평가나 측정도 거의 어려운 것이 묵시적인 교육이다. 그러한 불분명한 행위를 법 조문에 ‘학생을 교육한다’라고 명시했을 리는 없다. 사실 묵시적 교육은 말 그대로 비 언어적 활동이라 이루어지는 것도 확인 불가하고 이루어졌다 해도 그 효과는 발현되기 어려운 것이다.
3. 그러면 교장의 임무 중에 ‘학생을 교육한다’를 빼거나 아니면 실제로 교육해야 하는 당위가 생긴다. 수업이 아니어도 좋다. 매주, 아니면 매 월 학생 상담을 통해 명시적으로 그 성과를 남길 수도 있다. 교장이 정기적으로 학생을 상담하고 그 성과를 남기는 것은 아마도 교장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장이 학생을 상담해서 오는 긍정적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수업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이 학교 현장에서 제도화된다면 현재 교장들의 불만이 매우 클 것이다. 그런데 교육기본법은 이미 그런 일을 명문화했고 현장에서 이런 일을 지키지 않는 것은 법 위반이거나 혹은 법 위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 이럴 가능성도 있다. 수석교사와 교사가 교육을 하기 때문에 그것을 총괄하는 행위를 ‘교육을 한다’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분명하게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확대 해석 하면 교육부 장관도 ‘교육을 한다’라고 볼 여지가 생긴다. 수석교사와 교사의 교육과 교장의 교육이 달라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 대한민국 학교 현장에서 교장이 정규 수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또는 진행했던 사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공모 4년 동안 수업을 했지만 교육과정에 편성되지 못한 유령 수업이었으니 나 역시 ‘교육을 한다’라는 법 규정을 위반하고 있었다.)
5. 법을 개정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몫이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 따라서 법 제정권자로부터 교육감에게 위임된 권한 내에서 교장이 가진 ‘교육을 한다’라는 규정을 보장할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