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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웅 Dec 20. 2019

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께

 최기영 장관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초라 많이 바쁘시지요. 

 IT업계에서 오래 일한 직업인으로서 새 장관님께 몇가지 기대하는 바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한두마디라도 장관님께서 들을만한 것이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소프트웨어생태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킨다고 합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관해서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논의들에서 한가지 짚을 것은,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얘기할 때의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산업의 문제’를 얘기할 때의 소프트웨어가 전혀 달라보인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얘기할 때는 누구나 인공지능이니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등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얘기하라고 하면 갑자기 불합리한 발주관행,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열악한 파견근로, 소프트웨어 제값주기를 지적합니다. 이건 좀 이상한 일입니다. 문제와 미래가 이렇게 다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를 다 해결한다손 치더라도 앞에서 언급한 미래가 올 것 같진 않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관해 함께 공유하는 제대로 된 정의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저는 새 장관님이 적어도 정부와 공공기관이 함께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관한 정의를 먼저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것은 소프트웨어 인력의 육성을 포함하고 있어야 할 것이고, 사회와의 관계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 국한하지 않고, SI에 한정하지도 않으며, 글로벌 생태계,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교류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중후장대한 전통산업들이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융합’ 그리고 전통산업의 도메인 전문가들이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경로를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야 우리는소프트웨어 생태계의 당면과제와 미래에 관해 제대로 논의를 하고, 합의한 해결책에 자원을 쏟아부을 수 있을것입니다. 


정의(定義, definition)가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문제 - ‘왜’와 ‘무엇’이는 없는데 ‘어떻게’만 튀어나오는 - 는 여러 곳에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시티가 그렇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스마트시티에 대한 설명은 대개 비슷합니다. “도시의 각 시설에 센서를 달아 놓고 행정·교통·복지·환경·방재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해 시민들에게 관련된 다양한 IT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능형교통시스템, 지능형CCTV모니터링, 원격민원 시스템 등…” 그런데 사실 방금 인용한 이 글은 스마트시티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몇해 전에 유행했던 U시티를 설명한 것입니다. 지금 스마트시티프로젝트 계획서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표지만 바꾼 U시티 계획입니다. 스마트시티에 대해서도 최소한 정부와공공기관이 함께 쓸 수 있는 정의를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정의는 스마트시티란 무엇인가?뿐 아니라, 왜 꼭 스마트시티를 해야 하는가? 그게 시민들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더해주는가?를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도대체 시티, 즉 생태계로서의 도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포함된다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우리가 두루 알듯이 기술을 위한 기술, 프로젝트를 위한 프로젝트는 언제나 나타날 수 있는데, U시티도 그런 사례로 흔히 꼽혀왔습니다.  


사람중심의 R&D와 신뢰자본 

 R&D 정책에 관해 몇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범정부적인 주제라 실은 장관님의 업무범위를 벗어나는 내용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R&D 자금의 관리비용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정부의 R&D 예산은 20조를 넘어섰습니다. 이 돈이 19개 부처와 그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와 테크노파크 등 소속기관, 특허청과 지방조직들 그리고 또 수백개의 진흥기관들로 흘러갑니다. 이런 기관들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엄청난데, 이런 유지비용들이 모두 R&D 예산에 포함됩니다.

 이런 기관들이 더 만들어지지 않거나, 최소한 하나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 하나를 없애야 한다는 규칙이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새로 만들지 말고, 그때그때 기존 조직의 목적을 조정하고, 시대가 변해 이제는 용도를 다한 기관의 목적을 바꾸거나 다른 기관에 통합하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신뢰자본이 너무 적은 것도 이런 관리비용의 상승을 부추깁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꾸준히 3할을 치면 연봉이 10억원을 넘어갑니다. 열 번 나가서 세 번 안타를 치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벤처캐피털은 10개 투자해서 하나가 성공하면 그럭저럭 먹고삽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책과제의 성공율은 거의 10할입니다. 과제가 실패하면 관련 공무원이 문책당하는 구조 탓에, 문서상으로는 하여간 성공을 한다는 것입니다. 불신기반의 관리를 하는 탓에 감시에 드는 자금과 시간도 지나치게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호흡이 긴 장기투자와, 사람중심의 R&D가 장관님 치하에서 융성하기를 바랍니다.

 과학기술쪽 R&D와 ICT쪽 R&D는 성격이 다르다고 합니다. 과학기술쪽은 기초원천기술쪽에 집중하도록 하고, 구체적으로 PBS를 만들지 말고, 팀과 연구소의 역량을 보고, 그쪽에서 연구주제를 Bottom up방식으로 정하게 하면 어떨지요. 믿을 수 있는 팀과 연구소를 뽑은 다음에 그이들이 긴호흡으로 마음껏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믿고 지원해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열 개중에 한둘이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한국의 미래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10할은 역설적으로 정책과제 운영이 얼마나 잘못돼있나를 반증해줄 뿐입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긴 호흡으로 믿고 맡기면 그만큼 관리 코스트도 줄어들고, 한두 개라도 제대로 된 큰 성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우리가 신뢰자본에 기반한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입니다.

한편 ICT쪽에서 기초원천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쪽에서 보면 응용기술에 가깝습니다. 운용하는 기조는 똑같으나, 잣대는 조금 달라야 합니다. 시간에 그만큼 더 민감하고, 연구 도중에 테마를 바꿀 수도 있게 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하나의 주제에 예산을 잡으려면 예타를 포함해서 2년이 걸립니다. 2020년도 예산에 포함하려면 2월에 중기재정계획을 기재부에 제출해야 하고, 5월에 부처 예산계획을 전달하고, 그 다음에 과제 기획하고 공모하고… 그러다 보면 2년이 지나갑니다. 그런데 IT쪽에선 이렇게 시간이 걸리면 막상 2 년뒤쯤에는 실효성이 사라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낡은 주제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제는 처음에 정한대로 가야 합니다. 예산서에 그렇게 돼있기 때문입니다. IT쪽은 테마를 정하고 바꾸는데 재량권이 좀더 있어야 합니다. 역시 믿을만한 사람과 팀을 택한 다음 그들이 마음껏 연구개발을 할 수 있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는게 현실적이고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정말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R&D의 패러다임을 프로젝트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현재의 프로젝트 중심체계에서는 심지어 ETRI와 같이 큰 연구소에서도 연구자들이 3~4년 단위로, 운이 나쁘면 1~2년 단위로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게 연구주제를 바꿔야 합니다. 바깥에서 프로젝트를 따와서 연구소를 운영하고 월급을 받아야 하는데, 프로젝트 주제가 패션 유행처럼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런 체계에서는 수십년간 한 분야를 천착해온 연구자가 있기는 몹시 어렵습니다.

 R&D정책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서, 연구자를 육성하는 것으로 바꾸면 설사 연구가 실패하고 새롭게 뜨는 주제가 있다 하더라도 각 분야의 연구자는 남게 됩니다. 이런 정책이 수십년간 이어지면 우리는 각 분야에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들을 갖게 될 것이고, 이들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저력이 될 것입니다.  


청년과학자 육성 

 특별히 청년과학자를 제대로 육성하자고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중앙학연구원의 ‘태학사’제도는 진지하게 따라할 가치가 있습니다. 안병욱 원장님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독일의 ‘하빌리타치온’ 제도와 비슷하다. 박사 학위를 딴 젊은 연구자에게 5년 동안(10년까지 연장 가능) 매달 500만 원씩 장학금을 주고, 다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고 하고싶은 연구를 하도록 한 뒤 그 성과를 논문이나 저술로 내게 한다. 10명이 지원해서 그 가운데 1~2명이라도 성과를 낸다면 성공적이라고 본다. 연구비를 따와야 하는 등 여러가지 요구에 시달리는 기성 연구자들을위해선, 5년 동안 매년 조건 없이 3,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그래서 몇 사람이라도 뛰어난 학자가 나올 수 있다면, 그들이 학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의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소한 해마다 1,000 명의 박사학위 취득자, 즉 박사후연구원을 위한 연구지원 사업을 집행합니다. 국내 박사 학위 취득자 800명, 해외 박사 학위 취득자 200명을 선발하여 1억~1.5억원을 3+2년 최대 5년까지 지원해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5천만원은 연구자가 조건없이 쓰고, 나머지 5천만원은 지원자가 자유로이 가고 싶은 연구기관을 정해 그곳의 간접비로 쓸 수 있게 합니다. 우리나라 젊은 과학자들뿐 아니라 해외의 젊은 석학들도 데려옵니다. 500명 정도의 해외 박사후연구원들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문호를 개방합니다. 당대의 가장 앞선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전세계의 젊은 박사후연구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자유롭게 연구를 한다면, 새로운 융합의 가치들이 봄꽃 터지듯 피어날 것입니다.

 알다시피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는 전세계에서 최고의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MIT 미디어랩이 1년에 5백억 정도를 씁니다. 캐나다가 십년이 넘도록 ‘인공지능의 겨울’을 지날 때 투자한 총액이 1천억 원 규모입니다. R&D 예산은 제대로만 쓴다면 적은 규모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긴 안목으로 젊은 인재를 육성해, 이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수 있게 해봅시다!   


데이터, 축적만큼 활용 

 데이터경제가 큰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경우 주로 축적에 포커스가 집중돼 있는데, 활용면을 처음부터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자칫 쓸데없는 데이터 무더기만 쌓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정책 집행의 2년주기가 여기서도 이슈가 될 수 있는데, 2년전에는 꼭 필요한 데이터라고 해서 기획을 했는데, 막상 예산을 집행하려고 보니 이미 필요가 없어져 있더라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실제로 활용할 수요자의 의견이 반드시 사전에 반영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담당자가 ‘너희들 이거 필요할거야’라고 책상 앞에서 정하기 전에 반드시 실제로 쓸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외로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Data Driven Policy’의 모범을 보여주시면 어떨런지요. 예를 들어 해마다 각 지자체/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 정책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열면 좋겠습니다. ‘데이터 기반 정책 제안’을 함께 심사해 우수한 기획에 대해서는 실행예산을 전폭 지원하며, 베스트 프랙티스를 정부 전기관에 공유해 포괄적용하게 되면, 성과가 날 뿐더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관습이 전 사회로 확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블록체인과 3D프린터 

 긴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이 두가지만 말씀을 드리고 끝을 맺고자 합니다. 

 얼마전에 10만 TPS의 퍼포먼스를 내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5백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정책은 두가지 점에서 잘못된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블록체인업계에 개발비가 모자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모자라니 얼른 개발해서 10만 TPS를 낼 수 있도록 기술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최근 몇년간 블록체인업계에는 광풍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돈이 몰렸습니다. 지금도 신생기술중에서 블록체인만큼 많은 돈이 모여 있는 곳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업계의 문제는 적은 돈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돈이 문제라고 할까요. 그 많은 돈으로도 개발을 못했다면 그건 돈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두번째로 10만 TPS를 못내는 것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입니다. 블록체인은 애초에 완전한 분산을 위해 그런 속도를 내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분산시스템에서 CAP Theorem - 분산시스템은 일관성(Consistency), 가용성(Availability), 분할 용인(Partition tolerance) 셋중에 오직 둘만 택할 수 있다 - 이 있는 것처럼, 제 생각에는블록체인도 다음의 셋중에 둘만 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보안과 속도 그리고 스케일입니다. 블록체인의 본성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의 블록체인에게 필요한 것은 돈도, 기술도 아닙니다. 블록체인은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간절히 찾고있습니다. “기존의 질서를 깨트리거나 심하게 변형할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술이 나타났을 때 사회는 어떻게 그 기술과 화해를 할 수 있느냐? 법적, 제도적, 사회문화적 해답은 어디에 있고, 그 해답을 찾는 사회적 논의구조는 어떻게 마련돼야 하느냐? 기존의 이해관계가 부를 불가피한 저항은 어떻게 해소해나갈 수 있느냐?” 5백 억을 투입해 TPS를 올리는 대신에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진짜 일이 될 것입니다. 10만TPS가 진짜 필요하면 그건 기업들이 알아서 잘 할 것입니다. 거기 돈 많습니다.  


 3D프린터는 ‘신문보고 기획하기’의 대표적 사례라고 저는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 전체 3D프린팅 시장은2018년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정부, 공공기관의 3D 프린팅 관련 장비 구입 및 관련 사업 지출이 무려 80% 가량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3D프린터 구매자가 대한민국 정부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입니다.  말하자면 3D프린터는 프로야구로 치면 ‘32살 먹은 유망주’입니다. 4차산업혁명의 총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등장했지만 아직 전세계 어디에도 제대로 된 상용사례가 없습니다. 늘 인용되는 아디다스의 신발공장도 사실은 로봇을 이용한 공정자동화 사례지, 3D프린터 사례는 아닙니다. 아주 일부에서 조금 쓰이고는 있지요.

 그럼에도 한국 정부와 지자체가 너나 없이 3D프린터를 사들이는 이유는 ‘전시하고 혁신센터를 채우기에 아주 좋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전시행정식 기획은 사라져야 합니다. 아래로부터, 즉 Bottom up으로 연구자들이, 실수요자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면 이런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뜬금없이 말미에 문 대통령님을 호출하게 돼 송구합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전지구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고, 이 흐름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조선업은 스마트조선이 돼야 하고, 자동차는 전면 자율주행차가 돼야 합니다. 작은 선반 하나에도 온갖 센서가 붙어서 빅데이터로 작동을 조율해야 합니다. 농업에도 엄청난 센서와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기존 산업들은 디지털을 잘 모를 뿐더러 배우는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회 전체의 변화를 디지털 네이티브의 관점으로 조율해주는 CIO가 어느때보다 필요하고, 그 사람은 전 부처를 넘나들며 도움을 주고 조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에는 CTO도 CIO도 없습니다. 그런 자리가 실제로 생길 때까지 최 장관을 부디 대한민국의 CIO, CTO로 활용해 주십시오. 기재부가 R&D 예산을 짤 때 전체적인 규모와 방향정도를 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디지털을 가장 잘 아는 최 장관이 정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신문에 그거 나왔던데’ 기획이 더 이상 주요한 정책을 정하는 기준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통산산업부와 중기부의 정책도 이제는 태반이 디지털과 연관이 됩니다. 함께 제대로 된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긴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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