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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디자인

디자인 템플릿

by 라용

어떤 밈 영상을 보았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여러 사람들과 인사하며 악수나 포옹을 하는 영상인데, 이 사람들에겐 각각 디자인 툴 이름이 붙어있다. 일러스트, 포토샵 등 어도비 친구들과는 반갑게 악수를 하고, 피그마와는 환호하며 포옹을 한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의 멱살을 잡는데, 그는 '캔바'다. (영상을 찾지 못해 다른 짤을 찾아봄) 캔바는 디자인 템플릿 사이트다. 템플릿을 선택하고 글씨나 이미지를 바꿔 누구나 쉽게 디자인할 수 있다. 웹브라우저에서 동작하니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어 편리하다. 디자이너라면, 일거리를 빼앗는 캔바의 멱살을 잡아야 할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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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인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다. 자기가 집중해야 할 주 업무가 있고 거기에 더해 디자인까지 해야 하는 사람들. 디자인이 재미있어서 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에겐 디자인 템플릿이 필요하고, 현재로선 디자인 템플릿 사이트를 사용하는 것이 나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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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으로 디자인 탬플릿을 사용하다 보면 디자인의 원래 목적을 잊고 결과를 꾸미는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는 기존 디자인 작업에서도 경계해야 하는 일인데, 템플릿을 쓰면 이 함정에 빠지기가 더 쉬운 것 같다. 디자이너가 없어서 템플릿을 선택했다면 폰트나 컬러를 미세하게 수정하는 일은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 그보단 이 디자인을 누가 보는지, 그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게 만들 것인지를 돌아보며 해당 템플릿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템플릿을 이리저리 바꾸고 수정해 내 디자인을 만드는 일보단 내 내용에 잘 맞는 템플릿을 고르는 일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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