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제주도 캠프를 시작하다

by 박달나무

첫날. 걱정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기대감이 더 크다.

체격은 거의 어른이라고 할만하고 개성도 뚜렷한 10명의 청소년 친구들과 한 달 가까이 생활한다는 것은 걱정도 있지만 그보다 더 짜릿한 스릴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공항에서 공부 터전으로 돌아온 시간은 저녁 6시 45분.

서먹함이 쉽게 깨지기 어려운 분위기. 가지고 간 비치발리볼로 족구를 했다. 잔디는 아니지만 짧은 토기 풀로 덮인 운동장은 족구를 하기에 호화롭다. 어디 공을 마음껏 차도록 허용하는 시간이나 가졌겠는가? 머리든 발이든 공을 컨트롤하는 친구들이 드물다. 옆 사람 실수에 크게 웃지 못하는 경직된 분위기를 깨고자 솔바로 선생님이 무던히 애를 쓴다.

샤워를 하고 부실한 저녁을 먹었다. 양파/오이피클에 참치 김치찌개로만 저녁을 해결하였다. 아직 현지에서 본격적인 장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사발씩 해치운 녀석들. 김치찌개가 낙제점은 아니었나 보다.

솔바로 선생님과 스피드 퀴즈, 장애체험 게임, 마피아 찾기 게임을 하면서 조금씩 친해지는 아이들.

자기 직전에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이름 앞에 그 사람의 특징을 서로 붙여주기로 했다.

모습에서 일본 무사의 당찬 기운이 느껴진다고 해서 명선이는 "라이명선"(사무라이에서 '라이'만 따온 것임)

스스로 소심하다고 자평한 종열이는 "소심종열"

좋아하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캐릭터를 랜덤으로 고른다는 성준이는 "랜덤성준"

중3으로 믿어지지 않는 좋은 목소리의 성엽이는 "성우성엽"

딱히 자기를 소개할 내용이 없다고 말한 형민이는 "딱히형민"

승욱이와 성엽이 목마를 태워준 나(박준규)는 "목마준규"

mathdosa 닉네임의 수학도사 이준호 선생님은 "도사준호"

허우대가 좋은 지우는 "우대지우"(허우대에서 '허'자만 빼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승욱이는 "귀가승욱"

책 읽는 것 밖에 세상에 다른 관심이 없다는 누리는 "독서누리"

자기소개에 있어 아무런 내용이 없다는 승호는 "아무승호"

방송용 멘트처럼 멋지게 인사말을 한 세웅이는 "멘트세웅"

메신저에서 쓰는 닉네임과 똑같이 박솔바로 선생님은 "솔솔바로"

"야동순재"처럼 개인의 특징을 나타내는 네 글자 이름 짓기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해당하는 사람에 적합한 이름을 지어주어야 하는데, 생각할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목마준규가 대부분 작명을 하고 말았다. 본인의 이름(닉네임)까지도.

새로운 작명은 기억을 위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함이고, 한편으로는 캠프 참가 아이들의 암기력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예상대로 아이들마다 서로 달랐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들과 고난의 터널을 스스로 지나가는 선생님들의 <울트라캡숑짱 생라이브 리얼버라이어티 쇼> 구경을 하러 매일 들어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