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신고 집에 갈래...
2주에 한 번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놀이 활동 시간, 오늘의 활동은 버선 꾸미기다.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점점 신체의 기능들이 저하되어 가는 어르신들의 작은 근육들을 움직이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대부분 직원들의 도움이 있어야 작품이 완성될 수 있지만, 옛 기억을 회상하고 다른 공간에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좀 더 활력을 더해 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꾸미기를 다 마친 버선을 갖고 자꾸 발에 대보시는 김 어르신께 여쭤 보았다.
"어르신, 이것 신고 어디 가실 거예요?"
"나 이거 신고 집에 갈래."
같은 방을 쓰시는 고 어르신께서도 말씀하셨다.
"나는 우리 딸 줘야겠다."
"아... 어르신 집에 가시고 싶으시구나. 근데 이번 설 때도 다녀오셨잖아요."
"그런 거 말고... 진짜로 가고 싶어......"
"어르신... 여기가 싫어요?"
"아니, 그건 아니고. 아무튼 집에 가고 싶어 이거 신고..."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그렇구나 이것이 뼛속에 사무치는 아픔, 그리움 그런 게 아닐까.
가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갈 수 없고 볼 수 없는,
누군가가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갈 수도 볼 수도 없는 아픔.
그랬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질 좋은 서비스가 있어도
우리는 어르신들의 맘속 깊은 그리움, 외로움은 해결해 드릴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 기도하고 다짐해 본다.
이 순간 나의 이 작은 친절이 마지막 친절인 것처럼.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새로운 친절일 수 있도록.
나의 지극히 작은 소홀함으로 인하여 또 다른 친절의 기회를 놓쳐 후회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