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공개 예정! Elton John의 컬래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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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레전드 아티스트 Elton John이 새 앨범 발매를 예고했습니다. 앨범 이름은 [The Lockdown Sessions]로, 현지 시각으로 10월 22일 발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트랙리스트도 공개됐는데요. 피처링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이 어마어마합니다. 최근 있던 Dua Lipa와의 협업곡은 물론, Young Thug과 Nicki Minaj, 6LACK 같은 래퍼들의 참여곡도 있는 등 장르와 세대를 뛰어넘은 화려한 리스트가 눈에 띄네요.
흥미로운 점은, 앨범에 피처링이 없는 곡이 단 한 트랙도 없다는 겁니다. 맞습니다. [The Lockdown Sessions]는 그의 서른 두 번째 정규앨범이기도 하지만, 컬래버레이션 앨범의 형태도 함께 띄고 있습니다.
John은 이번 앨범을 설명하며 "일부 녹음 세션은 Zoom을 통해 원격으로 해야 했으며, 동시 녹음이 필요한 경우 안전 규칙에 따라 유리 스크린으로 서로를 분리하여 녹음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의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렇듯, Elton John도 코로나 시국을 지나며 작업의 방식을 바꾼 셈입니다. 변화한 작업방식부터 "락다운"이라는 제목까지, 앨범은 이 시대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원래 John은 "Farewell Yellow Brick Road"라는 이름의 월드 투어를 돌던 중이었습니다. 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투어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고별 투어"였지요. 3년 간 무려 300회 이상의 무대를 계획하던 초장기 거대 투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투어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투어를 쉬는 동안 John은 그냥 앉아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곧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컬래버 앨범을 기획했습니다. 컬래버 앨범인 만큼, [The Lockdown Sessions]은 John이 최근 작업한 몇 가지 컬래버 트랙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가되는 트랙들은 타 아티스트 원곡의 커버곡이거나, 참여 아티스트가 새로 쓴 곡들이라고 하네요.
여기서는 그동안 공개된 [The Lockdown Sessions]의 컬래버 트랙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봅니다. 앨범이 아직 완전히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윤곽이 조금은 잡힐지도 모릅니다.
Elton John, Dua Lipa 'Cold Heart' (PNAU Remix)
잘 모른다면 "Dua Lipa의 음악적 지향성에 맞춘 디스코풍 노래구나"하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Elton John의 오랜 팬들이라면 이 곡의 특별함이 단번에 와 닿을 겁니다. 'Cold Heart'는 새로 만들어진 노래가 아닌, Elton John 기존 곡들의 부분부분을 따와 영리하게 "매시업"시킨 복합적인 트랙이기 때문이죠.
'Cold Heart'에 쓰인 트랙은 'Sacrifice'(1989), 'Rocket Man'(1972), 'Kiss The Bride'(1983), 'Where’s The Shoorah?'(1976) 네 곡입니다. 원곡들을 순서대로 들으면서 차근차근 들어본다면, 각각의 곡에서 어떤 가사와 멜로디를 따왔는지를 바로 캐치할 수 있을 겁니다.
Elton John, Dua Lipa - Cold Heart (PNAU Remix)
Elton John - Where’s The Shoorah?
Surfaces, Elton John 'Learn To Fly'
제목만 보면 Foo Fighters의 노래를 리메이크했나 싶지만, 전혀 다른 노래입니다. 곡에서 합을 맞춘 아티스트는 'Sunday Best'의 히트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듀오, Surfaces입니다.
Elton John에 따르면 이 곡은 자신이 보컬과 피아노 연주를 "빌려준(lend)" 곡이라고 합니다. 반면 Surfaces에 따르면, Elton John과의 작업이 "마치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것만 같았다(!?)"며 "그가 너무나도 열정적이고 의욕적이어서 너무나도 쉽게 협업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Learn To Fly' 작곡에 Surfaces의 크레디트만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후배 아티스트를 신뢰하는 John과 선배를 존경하는 Surfaces의 멋진 태도가 이런 녹음을 완성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뢰 기반의 곡 작업은 앨범 전체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을 듯 하네요.
Surfaces, Elton John - Learn To Fly
Rina Sawayama, Elton John 'Chosen Family'
이 곡은 원래 Rina Sawayama가 2020년에 발표한 곡입니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리잡은 일본계 싱어송라이터로, 독특한 비주얼과 사유 깊은 음악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곡의 메시지에 있습니다. 'Chosen Family'는 "유전자나 성을 공유하지 않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진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성적 지향으로 인해 동성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Elton John으로서는 이보다 더 공감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1) Rina Sawayama는 양성애자입니다. (*참고2.) John은 [SAWAYAMA]를 "올해의 앨범"이라고 극찬한 적이 있습니다.]
듀엣 버전에는 원곡에 없는 "I chose you, you chose me"라는 주고받기 가사가 있는데요. 범상치 않은 삶을 살아가는 두 아티스트가 서로의 삶을 이해로 승화시키는 멋진 모먼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Rina Sawayama, Elton John - Chosen Family
Elton John, Years & Years 'It’s a sin'
한국에서 "누구나 다 알지만 제목은 모르는 노래"이기도 한 'It’s a sin'은 원래 영국의 전설적인 신스팝 듀오 Pet Shop Boys가 1987년 발표한 곡입니다. 교회의 교리와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사로 인해 "게이 앤썸" 중 하나로 꼽히는 곡이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아시겠지만, 원작자인 Pet Shop Boys의 Neil Tennant 역시 Elton John과 마찬가지로 유명한 게이 인사입니다.
영국에서 동명의 TV드라마가 제작되면서 Years & Years가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 이전의 'It’s a sin'이었는데, 여기에 Elton John의 목소리가 더해진 버전이 이번의 'It’s a sin'입니다. Years & Years의 리드보컬을 맡고 있는 Olly 또한 게이 성향의 가수인 만큼, 곡의 창작자부터 내용, 퍼포머, 알록달록한 앨범커버까지 동성애적 연결고리가 무수히 많은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lton John, Years & Years - It's a sin
Miley Cyrus feat. WATT, Elton John, Yo-Yo Ma, Robert Trujillo & Chad Smith 'Nothing Else Matters'
'Nothing Else Matters'는 원래 Metallica의 1991년 앨범 [Metallica]에 수록된 곡입니다. 마침 올해가 [Metallica] 발매 30주년이었습니다. 여러 아티스트들이 모여 커버곡을 녹음한 [The Metallica Blacklist]는 그래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Miley Cyrus가 보컬로 나선 이 트랙에서, Elton John은 피아노로 초반 곡의 진행과 함께 전체 곡에 서정적인 느낌을 더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정체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보다 강한 사운드의 연주자들을 뒷받침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요. Yo-Yo Ma가 치고 나가는 중간 첼로 간주 이후 잠깐의 존재감을 어필하기는 하지만, 절대 선을 넘지는 않습니다. 이 또한 대가의 풍모라 하겠습니다.
Miley Cyrus - Nothing Else Matters (Feat. WATT, Elton John, Yo-Yo Ma, Robert Trujillo & Chad Smi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