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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Nov 15. 2021

Ed Sheeran의 [=]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핫이슈 클리핑

Ed Sheeran이 연산부호 시리즈의 넥스트 챕터, [=]를 발표했습니다. 컬래버 앨범을 제외하고, 정규앨범으로는 2017년 [÷] 이후 처음인데요.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그동안 Ed Sheeran의 신상 변화(?)를 살펴본다면 음악이 더 새롭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안의 신곡들을 즐겨 듣고 있다면 일독해보세요. 


Ed Sheeran [=]


슈퍼스타가 된 싱어송라이터 

2017년의 [÷]는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둔 앨범이었습니다. 앨범은 지금까지 천 만 장이 넘게 팔려나갔고, 싱글 커트된 'Shape of You'는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무려 12주에서 1위를 기록함은 물론,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도 50억을 돌파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지요. 


Ed Sheeran - Shape of You


이처럼 이전 앨범이 거대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Ed의 다음 앨범은 어떻게든 [÷]와 비교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에서, 그는 그런 부담감을 자신의 이야기로 극복했습니다. 공백기 동안 그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음악으로 반영한 것이죠. 그 변화란 바로…



Ed Sheeran, 아빠가 되다 

공백기 동안, 그에게는 새 가족이 생겼습니다. Ed는 중학교 동창에서부터 연인으로 발전한 Cherry Seaborn과 2019년 결혼하고, 2020년에는 딸 Lyra를 가졌습니다. 그로부터, Ed의 삶은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였습니다. 첫 곡 'Tides'의 첫 가사는 "나 다 컸고, 아빠가 됐어(I have grown up, I am a father now)"입니다. 

 


가족을 위한 헌신, 'Bad Habits'의 배경

앨범에는 가족을 향한 그의 사랑이 소박하게 담겨있습니다. 선공개 싱글이었던 'Bad Habits' 역시 배경을 보면 Ed의 그런 마음을 알 수 있지요. 


원래 이전까지 Ed Sheeran은 아티스트로서 자유롭게 시간을 썼었다고 합니다. 파티가 있으면 파티를 즐겼고, 일할 때는 밤샘작업도 마다하지 않았죠. 하지만 가족이 생긴 후, 그는 보통의 사람들처럼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루틴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제 "아빠"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가정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Bad Habits'이 쓰이게 된 배경입니다. 


그러니까 'Bad Habits'에서 말한 "나쁜 습관"은 결혼 전 형성된 그의 습관들이고, 곡의 화자는 그런 습관들을 고쳐나가며 흔들렸던 Ed일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가사를 추상적으로 썼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만, Ed가 곡과 관련해 밝힌 사실들을 알고 있다면 곡이 새롭게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딸을 향한 사랑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앨범에는 가족을 향한 그의 마음이 잘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딸에 대한 애정이 잘 드러난 곡이 있으니, 바로 'Leave Your Life'입니다. 이 곡은 해외 체류로 인해 장기간 딸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야 했던 Ed Sheeran이 격리 기간 동안 만든 노래로, 자신이 결코 딸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편 동화 같은 'Sandman'은 딸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Ed가 미리 만들어둔 자장가입니다. 참고로 샌드맨은 서양 문화권에서 말하는 잠의 요정입니다. 이 곡에서는 딸과 만날 생각을 하며 자장가를 만든, Ed의 설레는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멘토의 상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닙니다. Ed는 그의 멘토이자, 호주 음악산업의 주요인물인 Michael Gudinski의 사망을 겪으며 상실감 또한 느껴야 했습니다. Ed는 평소 그에게 음악과 인생에 대한 조언을 구하며 가족처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하네요. 저작권 때문에 다 가져올 수는 없지만, 그의 이름을 검색만 해도 Ed와 함께 찍은 다정한 사진이 굉장히 많이 나올 정도입니다. 


Michael Gudinski가 사망했을 때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유행인 시기였지만, Ed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덕분에 장례식 기간 동안 Ed는 호주에서 2주간 격리를 해야 했고, 그동안 만들어진 것이 그에게 바치는 노래인 'Visiting Hours'인 것이죠. 가사를 보면, 떠난 이에게 중요한 조언을 얻곤 했던 Ed의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묻어 납니다.


"천국에도 면회시간이 있다면 좋겠어요. 그럼 내가 가서 소식을 알려줄 수 있을 테니까요. 딸은 잘 크고 있어요. 당신도 그 아이를 봤다면 좋을 텐데. 왜냐면 그녀가 나를 통해 배우는 것들은 내가 당신에게 배운 것들이거든요. (중략) 당신이 떠나고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



상반되는 평가들

앨범은 대중적으로는 좋은 평을 얻어내고 있지만, 평단에서는 평이 꽤나 갈리고 있습니다. 혹평을 하는 대부분의 목소리는, "이번 앨범이 그의 이전 앨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이전의 성공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죠. 랩이 사라지고 어쿠스틱한 멜로디가 모처럼 눈에 띄는 앨범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이런 평가가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Ed가 이번 앨범에서 담고 있는 것은 한 사람이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에 충실한 삶을 사는, 지극히 일반적이고 소시민적인 내용들입니다. 저는 그런 한 사람의 성장과정에 있는 일상적인 소리들에 뭔가 생경한 변화가 담긴다면, 그야말로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가정에 정착한 슈퍼스타

종합해보면, 이번 앨범은 가정을 꾸린 Ed의 현재를 반영한 앨범이며, 가족과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랑꾼 Ed를 만나볼 수 있는 앨범입니다. 버스킹을 통해 무대에 오르고, 슈퍼스타가 된 Ed Sheeran의 성장과정을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Ed Sheeran의 이번 앨범 역시 즐겁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부디 이 글이 앨범의 감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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