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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Dec 19. 2022

12월 셋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모두가 따뜻할 수 있는 연말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한 주의 끝, 12월 셋째 주 숨겨진 신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하겠습니다!


BERWYN '3450'

BERWYN은 Trinidad이라는 섬에서 태어나 9살 때 영국으로 이주한 래퍼이자 프로듀서, 작곡가입니다. 이민자 정체성을 가진 그의 부모님은 버스 운전사, 청소 노동자로 일했지만, 어머니가 감옥을 오가게 되면서 BERWYN은 노숙 생활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음악가의 서사가 그렇듯 그를 위로해준 것은 음악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노동자 계급이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었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었지만 그래서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드럼 등 악기들을 혼자서 연주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에게 결정적인 고난은 따로 있었는데요. 성인으로 넘어갈 무렵, 그는 충분한 성적이 되었는데도 불확실한 이민자 신분을 이유로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고, 일을 할 자격 조차 박탈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조건들은 역설적으로 그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지요.

이후 그는 자신이 경험한 거리에서의 삶과, 폭력 등이 녹아있는 믹스 테이프를 발표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음악들을 들려주며 평단의 주목을 받게 되는데요. 이주에 도착한 신곡 '3450' 역시 그의 삶과 깊이 연결된 작업물로, 이 곡에서 그는 삶이 그에게 준 트라우마를 마주합니다.


'내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이런 삶을 살지 않았을 거야.'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 위로 자조적인 독백이 반복되고, 이후 곡은 자신의 집에 경찰들이 들이닥쳤던 트라우마를 자세하게 반추하면서 절정에 도달합니다. BERWYN은 이 곡에 대해, '트라우마를 경험한 모든 이들을 위한 곡'이라고 설명했는데요. BERWYN이 보낸 메시지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BERWYN '3450'


Daniel Seavey 'Runaway'

지난 9월, 'Can We Pretend That We’re Good?'으로 출중한 솔로 데뷔를 마친 미국의 그룹 Why Don`t We의 Daniel Seavey가 새 싱글로 돌아왔습니다. 제목은 'Runaway'. 어딘가로 달아나는 것이 연상되는 제목처럼, 그는 'I wanna run away with you, ooh'라고 노래합니다.

뻔한 주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가히 매혹적입니다. 거친 비트와 말놀이에 이어서, 마치 어디론가 날아가는 듯한 Daniel Seavey의 가성, 그리고 마지막의 피아노 멜로디까지. 2분 31초의 길이가 짧아서 한번 더 청취 버튼을 누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Why Don`t We 안에서도 '다재다능'한 싱어송라이터이자, 멀티 악기 연주자로 주목받았던 Daniel Seavey 답게, 이번 곡 역시 셀프 프로듀싱 곡입니다. '다재다능'이란 단어가 남용되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는 다재다능합니다.


Daniel Seavey 'Runaway'


Chilli Beans. 'daylight'

도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일본의 3인조 밴드, Chilli Beans.를 아시나요? 2019년,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던 세 명의 멤버가 모여 결성된 밴드로, 독특한 사운드와 대중적인 완성도로 자국에서 '주목해야 할 차세대 밴드'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밴드의 인기곡인 'lemonade', 'Vaundy'를 포함해 총 14곡으로 꽉 찬 첫 정규 앨범이자 셀프 타이틀 앨범을 발표하며 신인 답지 않은 완성도로 호평받았지요. '밴드' 하면, 그 작명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이 동반될 때가 많은데요.


Chilli Beans.은, 밴드 Red Hot Chili Peppers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름으로, 멤버들 모두 그들의 폭발력있는 모습을 동경해 짓게된 이름이라고 하네요.

이번 신곡 'daylight'는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곡입니다. 하지만, 달콤하고 말랑한 신생 캐럴들과는 제법 다른 분위기인데요. 곡을 재생하면, 어딘지 불안감을 조성하는 도시의 소음과, 크리스마스 시즌의 종소리가 낮게 깔립니다. 


곧, 보컬이 시작되면 소음은 사라지고 다급한 비트가 시작되면서 묵직하고도 청량한, 밴드만의 크리스마스 송이 이어집니다. 


'시끄러운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도망가자' ('騒がしいクリスマスキャロルから / 逃げだそうよ)

'엔진 소리를 울리며 목소리를 더 높여' (エンジン音 鳴らして / 声高らかに')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끄러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의 탈출을 꿈꾸게 하는 노래. 이 설명이 와닿으셨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Chilli Beans. 'daylight'


the moss 'Blink'

the moss는 하와이의 오아후섬 해변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친구 Tyke James (vocals/guitar)와 기타의 Addison Sharp를 주축으로, 드럼의 Willie Fowler, 베이스의 Caiden Jackson가 뭉쳐 결성한 밴드입니다. 보컬인 Tyke James가 살던 지리적인 환경에서 느껴지듯, 활동 초반 인디 서프 팝을 들려준 이들은 이후 그런지 록, 60년대 블루스 등 여러 장르를 독특하게 조화시켰다는 평을 받았고, 'Spotify US Viral 50'에 오르기도 했답니다.


무엇보다 청춘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라이브 무대로 호평받으면서 팬층을 형성해가고 있는 밴드의 신곡은 어떤 곡일까요?

이번 신곡 'Blink'에 대해 밴드는 'Sad song'이라고 짧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떠나가는 연인을 붙잡는 가사, 절절한 보컬이 그 말을 방증하지만, 가사를 떼놓고 듣는다면, (사견이지만) 40초부터 고조되는 멜로디와 밴드의 사운드가 시원하고 산뜻하게도 들립니다.


요약하면, 'Sad song'이지만 너무 처지지 않기에 더 매력적인 곡이라는 건데요. 라이브로 청취층을 모은 만큼, 공연을 기대하게 하는 거칠고 열정적인 Tyke James의 매력도 돋보입니다. the moss는 2023년 1월, 이들의 잘 알려진 싱글 중 하나인 'Insomnia'를 포함한 동명의 EP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아래 음악에 마음이 동한다면 발매일을 체크해보세요!


the moss 'Blink'


이렇게 '3450'부터 'Blink'까지 만나봤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의 신곡과 찾아올게요!



사진 출처| the moss 인스타그램, BERWYN, Chilli Beans.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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