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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Jan 25. 2023

1월 셋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설연휴가 시작됐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과제나 일, 혹은 불어난 집안일을 해야하는 분들도 많을 걸로 압니다. 그렇더라도, 아주 잠시만큼은 음악과 함께 쉬어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그럼, 한 주의 끝, 1월 셋째 주의 숨겨진 명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합니다!


boygenius 'True Blue'

미국의 인디 록 밴드 boygenius를 알고 있나요? 이 이름이 낯설더라도 멤버들을 보면 반갑게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섬세하고도 전복적인 음악가 Phoebe Bridgers, 한국에도 내한한 바 있는 치유의 목소리 Julien Baker, 그리고 각광받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Lucy Dacus.


한 마디로, 인디계의 스타인 세 사람이 뭉쳐 만든 슈퍼그룹(supergroup : 각자 다른 그룹이나 솔로 활동으로 이미 성공적으로 알려진 음악가들이 모여 만든 새로운 음악 그룹)이기 때문인데요. 여러 무대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되었고, 무엇보다 서로의 작업물에 감탄한 이들이 우정을 쌓던 중, 2018년 boygenius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인 첫 EP를 낸 것이 그 서사라고 하지요.

'인디계의 슈퍼 스타'들이 뭉쳤던 만큼, 주목받아온 이들이 연초부터 선물처럼 팬들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올해 3월 31일 발매 예정인 [The Record]에 앞서 무려 세 장의 선공개곡을 발표한 것인데요. '$20', 'Emily I'm sorry', 'True Blue'가 그 주인공으로, 각각 순서대로 Julien Baker, Phoebe Bridgers, Lucy Dacus이 주축이 되어 만든 곡입니다.


갈 길은 멀고, 가스는 없고, 돈은 없는 상황을 노래하며 끝내는 절규에 가까운 외침을 만날 수 있는 첫 트랙 '$20'을 시작으로, Emily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Phoebe Bridgers의 섬세한 목소리로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되는 'Emily I'm sorry',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True Blue'는 제목부터 느껴지는 시적인 가사를 부드럽고 담담한 Lucy Dacus의 보컬과 퍼커션, 멤버들의 하모니가 감싸면서 관계에 대한 사유를 자극합니다.


세 곡 모두 각 제작자의 성향이 자유롭게 묻어나면서도 세 사람의 하모니로 자연스럽게 boygenius만의 아우라를 형성한다는 점이 [The Record]라는 앨범 단위의 청취를 기대하게 하는데요. 각각 다른 세 가지 맛에 여러분의 픽은 무엇일지 궁금한 boygenius의 신곡 소식이었습니다.


Boygenius / True Blue


Biig Piig [Bubblegum]

어느새 시그니처가 된듯한 양갈래 머리, 그리고 Biig Piig이라는 독특한 예명을 가진 Jessica Smyth. 그는 1998년 아일랜드 태생으로 런던과 LA를 오가며 활동 중인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입니다. Biig Piig이라는 이름은 피자 메뉴에서 영감받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 정확한 사연은 모르겠지만, 흥미롭게도 그의 음악은 각각 다른 토핑이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피자의 원리처럼 R&B, 힙합, 재즈 등 다양한 장르들을 뒤섞으면서 새로운 맛을 내곤 합니다.


최근 매년 주목해야 할 신인을 재빠르게 점치는 것으로 유명한 'BBC Sound of 2023'에 이름을 올리면서 더욱 바쁘게 한 해를 시작한 Jessica Smyth가 드디어 믹스테이프로 돌아왔습니다.

총 7곡이 모인 이번 데뷔 믹스테이프 이름은 [Bubblegum]입니다. 이 앨범 타이틀에 대한 그의 설명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풍선껌은 달콤하고 보기에 좋지만 그 질감은 끈적거리며, 탄력 있고 부풀어오르지만 어느 순간 터지기도 하는 속성이 있는데 그 점이 자신의 테이프에서도 느껴진다는 것인데요. 그래서인지 [Bubblegum]의 곡들은 단순히 장르가 뒤섞인 트렌디한 음악이 아닌, 그 내적으로 뒤틀리고 도발적인 Jessica Smyth만의 독특함이 감지될 듯합니다.


Biig Piig 특유의 긴박한 리듬 위로 권태롭고 나른한 목소리가 얹어지는 'Kerosene', 'Liquorice', Deb Never와 함께 뒤틀리는 불안과 욕망을 탄성 있는 사운드로 담은 'Picking Up'. 5번 트랙 'Ghosting'에서는 묵직한 힙합 비트와 훵키한 베이스 라인을 뒤섞고, 'I could be anyone' 'Disappear when I want'라는 가사로 리듬을 타다 이내 스페인어로 전환되면서 음악이 아닌 언어로도 새로운 질감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Biig Piig은 과거 스페인에도 적을 둔 적이 있습니다.)


부드럽게 흐르다 어느 순간 팡 터져버릴 것 같은 [Bubblegum]의 느낌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만나보세요.


Biig Piig / Ghosting


Margo Price [Strays]

4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분들을 위해 컨트리 앨범을 소개합니다. 컨트리 음악은 왠지 지난 세대의 취향이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지만 오늘 소개할 미국의 컨트리 싱어송라이터 Margo Price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Strays]는 주제나 음악적인 면 모두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듯 합니다.

내용적으로는 약물 남용문제부터 사회경제적 고난, 여성의 섹슈얼리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있는데요. 음악적으로도 다양합니다. 찬사 받는 싱어송라이터 Sharon Van Etten과 함께한 'Radio', 기타리스트 Mike Campbell과의 'Light Me Up', 그리고 히든트랙에서도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인디록 듀오 Lucius와 함께한 'Anytime You Call' 등에서 알 수 있듯, 전통적인 컨트리 외 전자음악과 록, 포크 등 다양한 사운드를 적절하게 배합하면서 평소 인디록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위화감 없이 청할 수 있을 듯한 음악들이 이어집니다.


Margo Price는 2019년 열린 그래미 Best New Artist 후보에 오르기도 한 인물로, 갓 나온 [Strays]는 특히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는 중인데요. 컨트리의 새로운 매력에 이끌린다면 [Strays]부터 시작해보세요!


Margo Price / County Road


CMAT 'Mayday'

CMAT은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1996년생 싱어송라이터로, 지난해 2월 발표한 데뷔 앨범 [If My Wife New I'd Be Dead]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아일랜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르면서 크게 이름을 알렸는데요.


주로 '귀에 쏙 꽂히는 유쾌한 음악, 혹은 가슴 아픈 순간을 그리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음악들'이라고 수사되면서 10대 팬들에게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공개된 신곡 'Mayday'는 그런 CMAT의 기질을 체감할 수 있는 곡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거시적이고 시급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CMAT에 따르면, 이번 곡은 '기후 변화에 관한 매우 섹시한 곡' (VERY SEXY SONG ABOUT CLIMATE CHANGE) 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난 여름, 남자친구가 큰 산불이 난 지역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고, 때문에 CMAT은 몹시 불안해하면서 '착륙하면 문자를 보내달라'고 계속해서 전해야 했다고 하는데요. 'Mayday'는 그때의 불안감에서부터 시작된 곡입니다. CMAT의 말을 정리하자면, 다가오는 기후 변화 재난에 대해 사람들은 회피로서 무반응하거나 아니면 (그 자신처럼) 드라마틱하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면서 그러한 국면을 일상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는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 변화 문제, 이 문제를 팝으로 녹인 CMAT의 'Mayday'였습니다.


CMAT / Mayday


이렇게 'True Blue'부터 'Mayday'까지 만나봤습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평안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그럼, 저는 완전한 2023년에 뵙겠습니다!



사진 출처| CMAT, Margo Price, boygenius, Biig Piig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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