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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Feb 27. 2023

2월 넷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학생들에게는 꿀 같은 방학의 마지막 주로 기억 될 2월 넷째 주입니다. 방학은 끝나도, 3월에 생길 더 반짝이는 시간들을 기대하면서! 그럼, 한 주의 끝, 2월 넷째 주의 숨겨진 명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합니다!


quinnie [flounder]

SNS의 발달로 하나의 음악이 하루아침에 주목받는 게 어렵지 않게 된 요즘입니다. quinnie 역시 'touch tank'라는 곡의 일부를 담은 23초짜리 영상이 초고속으로 전세계에서 플레이되면서 그 이름을 알린 인디팝 싱어송라이터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직관적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touch tank'의 아름다운 멜로디는 마치 하이틴 로맨스의 한 장면에 섞일 듯하지만, 가사를 잘 들어보면 매우 친밀하고 섹슈얼한 관계에서의 감각들을 은유적이고 자유롭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주목할 점은 quinnie는 이렇듯 사랑에 빠진 감각을 풀어낸 'touch tank'의 흥행 이후 비슷한 길을 가지 않고 'itch', 'flounder' 등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인디팝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풍부한 음악적 세계를 기대하게 했다는 건데요.

그렇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quinnie의 데뷔 앨범 [flounder]가 도착했습니다. 'touch tank'을 필두로 한 선공개곡과 신곡 총 11곡이 차곡차곡 담겨있는데요. 앞서 보여준 일상적이면서도 은유적인 가사들과 기타가 이끄는 서정적인 멜로디,


그리고 다채로운 악기의 배치와 변주, 또한 'emblem'에서 들려주듯 예상치 못한 곡 전개와 몽환적인 음향까지 요모조모 뜯어볼 수 있는 앨범입니다. 앨범의 트랙과 동일한 제목을 공유하는 'flounder'에는 '가자미'라는 뜻이 있는데요.


quinnie가 앨범과 정점을 공유한다고 말하기도 한 이 곡은, '자연/역사의 아름다움과 미스터리를 현대사회와 대조'시키면서 '물고기로 되돌아가고 싶은 갈망 (아주 단순한 관점에서 바다 밑바닥에서 삶을 즐기는)'을 표현하는 곡이라고 하지요.


틀에 갇히지 않고, 음악으로 자유롭게 방랑하며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는 quinnie의 신보였습니다.


quinnie / emblem


Omar Apollo '3 Boys'

Omar Apollo는 올해 그래미 어워드 Best New Artist 후보에 오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멕시코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죠. 그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계기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될 텐데요. 당시 샌드 위치 가게와 기타 숍에서 일하며 작업했던 'Ugotme'라는 곡이 하루에만 2만 회 넘게 재생되면서 리스너들을 사로잡았답니다.


이후 꾸준히 EP를 발매, 매번 걸출한 매체에서 호명되던 그는 DIY R&B 팝의 기세에 힘입어 2020년 [Apolonio]를 성공시켰고, 지난 해에는 [Ivory]를 발표, 히트곡 'Evergreen' 등을 포함해 다수의 곡으로 국내에서도 사랑 받고 있답니다. (해당 앨범에는 방탄소년단 RM의 픽으로 알려진 'Go Away' 등도 수록돼있지요.)

그런 그가 새해 첫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제목은 '3 Boys'로, 이 곡에서 그는 비독점관계(Non-monogamy) 등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곡에는 복잡한 심정이 담겨있지만, 그의 농밀한 보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곡은 물 흐르듯이 흘러갑니다.


Omar Apollo는 최근 SZA의 투어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는데요. 아직 Omar Apollo라는 이름을 몰랐다면 '3 Boys'로 알아가 봐도 좋겠습니다!


Omar Apollo / 3 Boys


Fenne Lily 'Dawncolored Horse'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잉글랜드 출신의 포크 싱어송라이터, Fenne Lily가 오는 4월 14일 새 앨범에 앞서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1997년생 젊은 뮤지션인 Fenne Lily는 2018년 10대 시절을 담은 데뷔 앨범 [On Hold]에 이어 2년 뒤 스스로를 고립시키면서 외로움에 대해 탐구한 두 번째 앨범 [BREACH]를 발표, 나이와는 다른 깊은 사유와 음악으로 호평 받아온 음악가인데요.

세 번째 앨범 [Big Picture]에 앞서 공개한 이번 싱글 제목은 'Dawncolored Horse'입니다. 이 곡은 '미국의 송어 낚시', (Harry Styles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도 알려진) '워터멜론 슈가에서'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 Richard Brautigan의 시 'The Horse That Had A Flat Tire'에서 따온 제목이라고 하지요.


Fenne Lily는 이 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고백하지만, 시에서 화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을 '살아 숨 쉬는 성(breathing castle)과 같은 존재'로 표현한 것에 대해 큰 영감을 받은 듯 합니다.


'어떤 사람을 잘 알게 되면, 그건 마치 그 사람의 속 안에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밀실 공포증을 일으킬 정도로요.'
'하지만, 그 감정이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 그건 놀랄 만한 일일 겁니다.'

-Fenne Lily


이 설명을 듣고 가사를 살펴보면 'When you're unsettled / Find your breathing castle (불안해질 때면, 너의 '숨쉬는 성'을 찾아)'라는 구절이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Fenne Lily에 따르면 다가오는 새 앨범은, 팬데믹 기간을 건너가는 취약한 마음을 기록한 앨범이 될 거라고 하는데요. 벌써부터 4월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Fenne Lily / Dawncolored Horse


Nadya Fatira 'A Thousand Whys'

Nadya Fatira는 인도네시아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곡가로, 자국에서 그가 곡을 써줘서 히트한 곡들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작곡 역사는 9살 때로 거슬러올라갑니다. 기타를 처음 배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작곡을 시작하게 됐다고 하지요.

음악적인 색깔은, 대학교 때 록 밴드로 활동한 전적도 있지만, 2010년 솔로 커리어를 시작하면서는 주로 어쿠스틱 팝 혹은 신디사이저를 추가한 팝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고 해요.


이번에 공개된 신곡 'A Thousand Whys'는 깔끔한 피아노 소리와 Nadya Fatira의 목소리가 주가 되는 음악입니다. 가사 속 화자는 상대를 포기해야 할지, 곁에 머물러야 할지 복잡한 머릿속에서 고민하고 있지만, Nadya Fatira가 만든 선율과 매끈한 목소리를 듣다 보면 3분 27초의 곡이 단숨에 끝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Nadya Fatira / A Thousand Whys


이렇게 'A Thousand Whys'까지 만나봤습니다. 2월도 음악과 함께 잘 마무리하시길 바라며 그럼, 저는 새로운 곡으로 돌아올게요!



사진 출처| Omar Apollo, Nadya Fatira 공식 페이스북, quinnie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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