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대학교 선배님이 쓰신 <은행의 배신>이라는 책에 인용되었다.
비트코인을 5년 정도 투자하고 있다. 단 한 번도 판적이 없다.
소위 말하는 DCA를 꾸준히 해왔다. 당연히 돈 벌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깊이 비트코인을 파봤다고 자부한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등락에 사실 감정의 진폭이 매우 낮다.
물론, 떨어지면 기분은 안 좋다.
근데, 과거의 파고를 경험한 사람들은 공감하겠지.
심드렁하게 바라본다.
그래서인지 요즘 나는 비트코인의 가격 그 자체보다,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가 흥미롭다.
처음에는, 오히려 내가 그들을 단편적으로 봤다.
"왜 여전히 말도 안 된다고 할까.."
이미 대한민국 대기업을 통틀어 합산한 시가총액을 상회한,
한 자산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지적 게으름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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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업으로 하다 보면 단순히 투자를 재테크의
수단으로 바라보지 않고, 하나의 산업 자체로 바라보게 된다.
이를테면, 현 시스템은, 중앙은행이 존재하고,
통화 발행의 권한이 국가에 있고,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 주체가 개입해 수습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걸 하나의 인위적으로 설계된
시스템이 아니라, 자연발생적 질서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이 시스템이 선험적이고 또 영속적이라고 여긴다.
금융 질서, 중앙화, 규제, 통제, 신용과 책임의 구조.
이 모든 전제는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이미 끝난 답처럼 여겨진다.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그래서 이 프레임과 맞지 않는 '비트코인'은 이해되기 전에
배제된다. 새롭기 때문에 낯선 게 아니라, 기존 전제를
흔들기 때문에 틀린 것이 된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무지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매우 인간다운 반응이다.
새로운 질서는 논리로 반박되기 전에 본능적으로 거부된다.
인문학과 심리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간을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라기보다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존재로 설명해왔다.
새로운 체계를 받아들이는 일은 단순히 지식을 추가하는 행위가 아니다.
기존의 기준을 뿌리를 뽑아서라도, 그 기준 위에서 살아온 과거의 자신을
일부 부정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해의 출발점에는 항상
불편한 감정이 놓인다.
"그럼 내가 지금까지 믿어온 건 뭐였지?"
이 질문을 스스로 통과하지 않으면 아무리 설명해도,
아무리 숫자를 보여줘도 변하지 않는다.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 전환]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이론이 더 똑똑해서 선택되는 게 아니다.
기존 이론이 더 이상 세상을 설명하지 못할 때,
그제서야 사람들은 전제를 바꾼다.
금융도, 기술도, 사회도 이 구조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이제 비트코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 이건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부정의 단계가 오지 않았구나.
나 역시 그랬다. 처음에는 내가 아는 금융의 언어로
이 시스템을 재단하려 했다. 내 주변 동료들 태반이 그렇다.
그 틀 안에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은
비효율, 비합리, 투기로 정리하게 된다.
난 비트코인이 참 재밌다.
아니 정확히는 비트코인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이렇게나 다르구나하는 그 관찰이 재밌다.
5년을 투자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수익 그 자체보다 이 감각이다.
사람은 틀려서 새로운 걸 거부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밀어낸다는 사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기파괴를 제 손으로 하지 못하는
개인들은 모두 도태된다.
내가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다는 그 생각 자체가 오만이다.
그래서 나는 비트코인을 둘러싼 이 일련의 사회적 현상들을
멀찍이 서서 관찰하게 됐다.
비트코인 투자자라면, 시시콜콜한 차트분석에 에너지쓰지 마라.
국내외 주식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을 살아라.
1.뭣도 모르는 사람들이랑 말 섞지 않는 게 좋다.
2.영어로된 자료를 볼 수 있다면, 무조건 국내 자료보다 해외자료로 공부하는 게 좋다. 국내는 결국, 해외자료 재인용이 태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