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동

모두 비상이었다

by 이대영

가이아가 길을 잃을뻔하자 관제사들이 있는 프런트룸뿐만 아니라, 뒤에서 지원하는 백 룸 직원들까지 모두 비상이었다. 단순히 항로 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것 같았지만, 항로 문제로 또 어떤 다른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예측 가능한 모든 경우를 가정해서 점검을 시작했다. 스크린에는 가이아가 있는 위치에 ‘Emergency(비상)’이라고 표시되었던 것이 ‘Urgency(긴급)’으로 표시되었다가 다시 ‘Flying(운항)’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봐! 찰스.”

토미리가 찰스를 불렀다.

“뭐 좀 찾았는가?”

“아뇨, 프로그램을 샅샅이 살폈는데도 찾지 못하겠습니다.”

“그럼 이대로 가만히 있으란 말인가?”

“그건 아니지만…….”

찰스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든 찾아보게.”

“예…….”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모르니 난감할 지경이었다. 우주에 관한 것이라면 최고라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까지 보유하고 있는 NASA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는 게 머리를 아프게 했다.

더 큰 문제는 우주인들의 생명과 관련된 일이었다.

‘무슨 일이지......?’

의자를 뒤로 젖히니 창문 밖으로 파란 하늘에 흰 뭉게구름이 보였다.

‘저기서 휴스턴만 보고 있을 텐데…….’

그때였다, 정적을 깨는 전화벨이 울렸다.

헨리 국장이었다. 그도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토미리! 항로가 이상하다면서?”

“응, 지금 찾고 있네.”

“원인은 모르고?”

“원인을 알면 다행이게.”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백악관에서는 뭐라고 하는가?”

“백악관에서는 아직 아무 말이 없네. 연방 의회에서 말이 있기는 하지만.”

“연방 의회에서?”

“응. 너무 신경 쓰지 말게, 그 사람들 원래 그렇잖아.”

“아무튼.”

“그래, 잘 해결하길 바라네.”


관제사들은 늘 분주했다. 휴스턴에서는 지구로 오고 가는 유인 우주선과 무인 우주선을 관제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거기다 우주정거장 관제까지 더해서 마치 비행기 공항의 관제탑처럼 느껴졌다.

관제탑 생각을 하니 관제탑에 있을 때 이야기가 생각났다.

간혹 관제사들 이야기를 듣지 않고 마음대로 하려는 조종사나 비행기가 있는데, 비행기가 많이 몰리는 공항에서는 착륙하거나 이륙하는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새치기하는 비행기들이 꼭 생겼다. 그럴 때면 이륙이든 착륙이든 맨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하고는 골탕을 먹였다. 물론 순서대로 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

그때 뭔가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설마 그럴 리가…….”

토미리는 찰스를 불렀다.

“그러니까 지금 항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모두 움직이고 있는 것이란 말이야. 우주선도 그렇고, 탐사선도 그렇고.”

찰스의 입에서 "아!" 하는 소리가 나왔다.

찰스는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화면에는 우주선과 위성들, 우주정거장으로 꽉 차 있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정말로 정지 궤도에 있는 우주정거장과 위성들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정말 움직이고 있는 것들만 문제란 말인가?

“그렇다고 움직이는 것을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프로그램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해.”

그러나 찰스는 토미리 말을 들으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듯했다.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고가 무슨 차이란 말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번 확인해 주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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