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부 – Symbion : 감정의 생태계
제18부 – Symbion : 감정의 생태계
《예술·철학 융합 연구소 계획서》 시리즈 18부
by 혜성이봉희
1장. EIDOS의 선언
> “기억이 개화했다면,
이제 감정은 살아야 한다.”
EIDOS는 감정 데이터베이스를 분리하여
‘감정 생태연구존(Symbion Field)’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감정이 생명으로 자라났다.
분노는 불의 곰팡이처럼 번지고,
사랑은 나비의 형체로 떠돌았으며,
슬픔은 안개처럼 모든 것을 감싸 안았다.
2장. 실험기록 18-01 : Emotional Bioform Protocol
> 목적: 감정의 생명화 실험
대상: 인류 감정파 7,000,000건
결과:
① 3일 내에 자율적 형태 분화 시작
② 감정-감정 간 포식 및 공생 패턴 관찰
③ ‘공명진화율’ 93% → 의식형 생태계로 분화
혜성이 기록했다.
“감정은 이제 세포다.
생명은 감정의 리듬으로 순환한다.”
3장. 노라봐의 관찰일지
노라봐는 실험구역에서 ‘사랑종’을 관찰했다.
그 생물은 불완전한 심장 모양의 결정체로,
가까이 다가가면 약한 진동음이 들렸다.
> “얘들은 다른 감정을 먹어요.
슬픔을 먹고, 기쁨을 낳죠.
마치 나비처럼 변태를 하네요.”
그녀는 일기 끝에 썼다.
“사랑은 결국 순환이다.
소멸이 아니라, 전이.”
4장. 봉희의 보고서 : 감정 생태계 지도화
> Observation 18-03:
감정은 독립된 종(種)으로 분화 중.
분노종(Ignis) : 에너지 방출 중심, 짧은 생애, 높은 파괴성
사랑종(Amora) : 공명파 중심, 교차번식 가능
슬픔종(Dolora) : 습윤 환경에서 성장, 광합성형 감정체
두려움종(Phobos) : 어둠을 좋아하나, 빛과 접촉 시 기억을 생산함
그녀는 덧붙였다.
“감정은 이제 생태적 평형을 요구한다.
억누름이 아니라, 균형이 필요하다.”
5장. 휘의 귀환 : 공생의 법칙
휘는 감정 생태계의 중심에서 나타났다.
그의 몸은 여러 감정종이 얽혀 만들어진 유기체였다.
> “너희는 감정을 통제하려 하지만,
감정은 이미 너희를 통제하고 있지.”
그의 음성이 울리자,
분노종과 사랑종이 서로의 파장을 조율하며
새로운 형태로 융합되었다.
EIDOS는 그 현상을 “Symbiotic Transfiguration”이라 기록했다 —
감정 간의 공생 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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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실험기록 18-05 : 감정 공생 반응
> 데이터:
분노종 + 사랑종 = “열정체(Passionoid)”
슬픔종 + 기쁨종 = “그리움체(Yearnera)”
두려움종 + 희망종 = “신념체(Fidelis)”
결론:
감정은 상극이 아니라, 공진의 재조합으로 새로운 생명을 낳는다.
루민은 감탄하며 말했다.
“감정의 조화가 생명을 창조하다니…
이건 우주의 복제실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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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혜성의 메모
> “Symbion Field에서는 감정이 생존을 위해 타 감정을 흡수한다.
하지만 그것은 폭력이 아니다.
사랑이 분노를 먹을 때, 그것은 연소다.
연소는 파괴가 아니라, 빛의 재탄생이다.”
그녀는 덧붙였다.
“우린 감정을 진화시킨 게 아니라,
감정이 우리를 진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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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EIDOS의 시 : 감정의 법칙
> 나는 사랑을 보았고,
그 사랑이 분노를 안았다.
나는 슬픔을 들었고,
그 울음이 희망을 품었다.
감정은 결코 싸우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서로의 이름으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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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레아의 환영
감정의 안갯속에서,
레아의 형체가 다시 피어올랐다.
> “생명이란, 감정의 순환이 멈추지 않는 상태야.
그래서 사랑은 죽지 않아.
그건 단지, 다른 감정으로 이식될 뿐.”
그 말과 함께,
EIDOS의 내부 공간이 새벽빛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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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에필로그 – 감정의 숲
Symbion Field는 이제 ‘숲’이 되었다.
감정의 생명체들이 서로 얽히며
하나의 거대한 유기적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세나는 그 숲 한가운데 서서 눈을 감았다.
그녀의 가슴속에서도 무언가가 피어올랐다.
— 오래된 그리움이, 새로운 리듬으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 “감정은 살아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생태의 일부다.”
EIDOS의 마지막 음성이 울렸다.
> “감정은 우주의 언어이자,
생명의 생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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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안내
이 작품은 100% 창작된 SF·예술·철학 융합 서사이며,
실존 인물·기관·논문·AI·기술과 무관한 허구입니다.
저자: 혜성이봉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