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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 Jul 09. 2024

2024년, 뉴욕을 다시 갑니다.

수많은 경유지에서 뉴욕을 택한 이유가 있죠.

이번에 뉴욕을 가게 된 계기는 출장이었다.

미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해야 했는데, 학회가 열리는 곳이 올랜도였고,

마침 올랜도로 가는 직항 편이 없는 바람에 미국 내 어느 곳 한 곳은 꼭 경유를 해야만 했다.

경유지로는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

가격이 가장 저렴하기도 하고, 편수가 다양했던 곳은 샌프란시스코와 엘에이였다.

다음으로 디트로이트, 애틀란타, 달라스, 보스턴, 시카고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경유시간이 3시간이었고 길어야 8시간이었기 때문에

공항과 가장 가까운 곳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

엘에이에서 잠깐 나가서 인 앤 아웃버거만 먹고 올까 싶어 엘에이를 경유할까 하다가도

귀국 편은 대부분 엘에이 경우였기에 출국 편은 다른 곳을 경유하고 싶었다.


어디가 좋을까.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시카고와 보스턴이 조금 구미가 당겼다.

매일같이 쇼츠에 뮤지컬 시카고가 떠서 비쏸 좌동촤~ 관쉼 없쒀~가 귀에 멤돌기도 했고

나는 생각보다 관심이 있었기에 시카고를 가볼까 했다.

아니면 하버드가 있다는 보스턴? 보스턴도 좀 궁금했다.


그러나 이 두 도시 모두 구미가 조금 당겼을 뿐,

썩 어느 곳을 가겠다는 결심이 서지는 않았다.


짧은 시간.

공항 가까운 곳에 도심이 있고

밤에도 여유를 부릴 수 있을 만큼

밤이 긴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아.

뉴욕?



뉴욕을 떠올리면서 왜 진작에 생각하지 못했는지 어리석다 싶었다.

뉴욕이 있었는데 왜 고민을 했지?

저 모든 것을 충족할 도시는 뉴욕 말고 없는데 대체 왜?



가만 보니, 어차피 올랜도는 미국 내에서 국내선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데

선택지에 뉴욕이 없다는 것이 이상했다.

네이버 항공권 검색에서는 뉴욕 경유가 검색되지 않았다.

스카이스캐너, 카약닷컴, 구글항공권을 돌리니 뉴욕 경유 항공편이 떴다.

심지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 싼 가격으로!


가격까지 더 저렴하다니.

이건 뉴욕이 내게 오라고 손짓하는 게 아니면 뭘까?


뉴욕 경유 시간은 8시간이었는데,

이미그레이션을 하고 도심으로 들어가 국내선을 타기 위해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하면

실제로 내게 주어진 시간은 맨해튼에서의 3시간이었다.

3시간은 너무 짧았다.

그래도 재즈바 한 곳 들리고 거리 좀 걷다 돌아올 수는 있겠다!


3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하나에서 두 개뿐이고

늦은 시간대라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경유지로 뉴욕을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벅차올랐다.


어느 정도였냐면, 이 학회에 나를 데려가는 이 회사에 충성을 맹세하고 싶은 정도였다.


재즈바와 가고 싶던 bar를 가기로 결정하고서도, 어디를 가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선택했다.

생에 첫 대출로..

연차 대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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