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가 심상정을 덕질하다
대선 토론회에서 심상정이 급부상(?)하는 모양입니다.
토론회에서 심상정은 '모두까기 인형' 포지션에 있습니다. 방송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정의당의 입장은 4명의 타당 후보 모두 적폐거나 적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분들이거든요. 그러다보니 2차 토론에서는 문재인 후보 지지층에게 맹비난을, 3차 토론에서는 홍준표 지지층에게 맹비난을 받았습니다. 무려 당사에 항의전화까지 하는 분들도 계셨죠.
그럼에도 심상정의 지지율은 상승세입니다. <한국리서치>의 24~25일 조사에서 심상정의 지지율은 8%를 기록했습니다. 초기 2~3%를 오가던 지지율을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성과입니다. 4차례 있었던 토론회에서 '모두까기 인형'으로 차별화를 보여준 것이 지지율 상승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토론회에 대한 전문가, 여론조사 평가에서 심상정은 항상 1~2위를 차지했습니다.
노동
토론에서 여실히 드러났지만, 심상정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포지션은 노동, 여성, 인권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는 게 명확히 드러나죠. 문재인 비판으로 많은 항의를 받았던 부분도 심상정의 노동 포지션과 문재인의 애매모호한 입장이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제정된 비정규직 악법, 민주노동당이 제안했으나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모두 전통적으로 진보정당에서 비판해오던 사안들입니다.
심상정은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하고, 전노협 쟁의국장, 조직국장에 이어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맡은 노동운동가입니다. 국회의원이 되고, 정의당 상임대표 신분으로 있는 지금도 그는 금속노조 조합원입니다. 그가 노동운동에 뛰어들게 된 것도 부당한 노동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프레스에 손이 말려들어가 말린 오징어처럼 납짝해지고, 40도가 넘는 현장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없이 겨울용 모피코트는 만드는 모습…. 노동환경을 악화시킨 부분에 대해 노동운동가로써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여성
심상정 하면 여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심상정이 왜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놓은 여성의 일이라는 홍준표의 발언을 정색하며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고 압박했을까요? 심상정은 왜 3차 토론회에서 가장 먼저 홍준표의 돼지발정제 강간모의사건을 언급하며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홍준표는 사퇴해야 마땅하다, 오늘 홍준표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한 것일까요? 왜 여성들은 유세때마다 심상정에게 울면서 안기는 것일까요?
심상정은 여성 정치인이자, 여성 노동자입니다. 현장에서 겪는 성차별, 여성혐오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후보입니다. 노동현장에서 심상정이 본 것은 현장 관리자들이 여공들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입버릇처럼 '이년 저년'하며 욕설을 내뱉는 것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 임명직·선출직 30% 여성할당제를 통과시키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에서 왕따가 되면서 남성들과 싸워야했다고 털어놓고 있습니다. 그가 겪은 여성으로써의 고충은 아마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것입니다.
인권
진보정당은 소수자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성소수자 연대도 마찬가지죠. 저번 4차 토론회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진보정당 활동가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문재인의 동성애 반대발언에 대해심상정이 1회 주어진 찬스 발언까지 쓰면서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소수자의 인건과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문재인 매우 유감이다"는 발언을 했었죠. 그는 토론 후 소감에서도 "문 후보도 동성애 반대한다고 이야기해서 순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심상정의 공약입니다. 심상정은 이성애자이지만, 예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써왔습니다. 아마 원내 5당 후보 중 가장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보수 기독교의 반발을 무릎쓰고 차별금지법 찬성에 서명했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염수정 추기경에게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써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성애자 심상정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힘쓰는 이유는 인권과 소수자 연대야말로 진보가 챙겨야 하는 핵심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심상정의 공약과 행보는 그의 일생과 신념에서 기반한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정당 정치인 심상정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그의 일생과 정치권에서의 활동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토론회에서의 행보도 전략적으로 탁월하기도 했지만, 진보정당 정치인이라면 해야했던 일이었습니다. 저는 대선토론을 보고 조직노동자, 진보적 여성, 성소수자들이 심상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글을 보니 홍모노가 단언하더군요. 홍준표의 지지율은 상승했음이 분명하다고. 저도 단언합니다. 토론회가 진행될 때마다 심상정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