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부자48-②공부의 위로(필사)

1일 1독 같이 하실래요?

by 다움코치

<1일 1독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매일 1권을 읽었을 때 나의 변화를 알고 싶어 시작한 프로젝트!

2022.2.9부터 시작!!


공부의 위로

-글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1. 읽은 날짜 : 2022.4.15(금) *48권째

2. 작가/출판사/분야 : 곽아람/민음사/문학(by한국십진분류표)

3. 내가 뽑은 키워드(3가지) : 인생의 한 챕터, 감정 튜닝, 상처 입은 치유자

4. 내가 뽑은 문장

- 현명한 이는 어떤 것도 마지못해 하거나 분노한 채로 하지 않는다

- 당신이 그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건, 당신 인생에서 그 성격이 가진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에요.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당신의 성취는 당신을 힘들게 하는 그 성격 덕이라는 걸


<필사>

공부가 업이 아닌 나의 '숨마 쿰 라우데'(최우등 졸업)는 쓸모없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작업의 결과물이기도 하다(서문)


르네상스 건축가이자 이론가인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1404-1472)는 <회화론>에서 그림을 프레임을 가진 일종의 '창문'으로 보았다. 그림은 창 밖으로 보이는 것의 재현이라는 의미에서 원근법 등을 설명했다(23페이지)


인생의 한 챕터를 마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갈 때마다 생각한다. '이건 획기적인 일이잖아' 새로운 세계와 묵은 세계 사이에 굵고 확실한 선을 긋고, 후회 없이 나아가리라 마음먹는다(24페이지)


한때의 고고학도는 안다. 기억과 마음에도 층위가 있다는 것을. 나는 종종 '내 안의 깊은 계단'을 걸어 내려간다. 층위마다 켜켜이 쌓인 묵은 이야기들을 헤집어 꺼내 헹군다. 깨어진 토기 조각을 이어 붙이듯, 복원한다(37페이지)


사람을 사귈 때면 항상 마음속 지층을 가늠해 본다. 이 사람은 어느 층위까지 내게 보여줄 것이며, 나는 내 안의 어떤 층위까지 그를 허용하고 인도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층위마다 차곡차곡 고인 슬픔과 눈물과 어두움과 절망과 상처와 고통, 기쁨과 웃음과 약간의 빛의 흔적... 나는 손을 내밀며 상대에게 묻는다. 더 깊은 곳까지 함께 내려가 주겠냐고, 그 어떤 끔찍한 것을 보게 되더라도 도망치지 않을 수 있겠냐고(37페이지)


만일 고시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강요가 없어서 학부 시절에 굳이 '민법총칙'을 듣지 않아도 되었더라면? 좀 더 수월하게, 고뇌 없이 학교를 다녔을 것이다. 학점 평점도 더 잘 받았겠지. 그러나 인문대라는 좁은 세상에서 내가 제일 똑똑하다 생각하는 우물 안 개구리로 대학을 마쳤을 것이다.(209페이지)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라는 문장은 수업을 들은 많은 이들에게 삶의 모토가 되었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 말이 될 것이라고 선생님은 일러주었다(괴테 연구자인 선생님은 2011년 동양인 최초로 유서 깊은 바이마르 괴테 학회에서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을 받았다). <파우스트>는 세상의 모든 걸 알고 싶다는 인식욕에 사로잡혀 악마 메시프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 박사의 이야기다..."분투하는 인간은 길을 잃는다"라고도 해석될 수 있는 이 문장은 흔히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번역되는데, 내게는 독일어를 하나도 모르면서도 원문을 외워 적을 정도로 아끼는 문장이 되었다... 사회인이 된 이후에도, 어려움이 닥치고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 것만 같은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이 문장에 기대어 '노력하고 있으니 방황하는 거겠지' 생각하곤 했다(217페이지)


나를 울게 두어라! 밤에 에워싸여
끝없는 사막에서,
낙타들이 쉬고, 몰이꾼도 쉬는데,
돈 셈하며 고요히 아르메니아인 개어 있다
그러나 나, 그 곁에서, 먼먼 길을 헤아리네
...
나를 울게 두어라! 우는 건 수치가 아니다.
우는 남자들은 선한 사람.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전영애 옮김, <서, 동 시집>에서
(228페이지


'독일 명작의 이해' 마지막 수업을 겸하기도 했던 그날 행사에서 스피치를 맡은 수강생이 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난다. 그는 방송국 예능 PD로 일하고 있는데, 수업을 들으며 제출한 과제에 대해 선생님이 항상 "재미있다"해주셨기 대문에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야'라는 착각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착각 덕에 방송국에 들어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다며, 여러분도 이 수업을 통해 '위대한 착각'에 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29페이지)


인간은 자주 착각하고, 착각을 진실로 믿어 가끔씩 위대한 힘을 발휘하고, 착각에서 깨어나 슬퍼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착각한다. 착각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 흔들릴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인간의 취약성을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인문학의 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229페이지)


인생의 지표가 되는 수업이 있다. '독일 명작의 이해'가 그랬다. 그 수업을 생각하면 그림 한 점이 떠오른다. 오스트리아 화가 프란츠 아이블의 1850년 작품 <책 읽는 소녀>다. 소녀가 읽고 있는 책 속으로 나도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그토록 몰입해 있지만, 그는 그 책이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길을 보여줄지 알지 못한다(231페이지)


프란츠 아이블, <책 읽는 소녀>/출처:공부의 위로232p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음식에 큰돈 쓰는 걸 아까워하지만, 그릇 욕심은 있다. 역시나 그릇을 좋아하는 한 친구는 이를 '그릇된 그릇질'이라 명명하였는데,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는 일이 과연 그릇되었는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 여하튼 나의 '그릇된 그릇질'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그릇을 단지 식기로만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270페이지)


이제는 식기는 최대한 좋은 걸 쓰려고 한다. 그건 스스로를 대접하는 마음 같은 것. 여행작가 김남희 에세이 <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혼자 먹더라도 예쁜 그릇을 꺼내 제대로 차려 먹는 것이 최소한의 디그니티(dignity)를 지켜준다는 그 이야기에, 아마도 혼자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279페이지)


내 감정은 자주 튜닝이 필요하다. 조율이 덜 된 현악기 같다. 때때로 곤두박질친다. 아래로, 아래로, 더 아래로. 끝이 어딘지도 모르는 구덩이 속으로 추락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으면 마음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가 있다. 위로 솟구칠 때도 물론 있다... 음정이 편안한 악기처럼, 언제나 일정한 감정의 파고(파고)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부럽다(283페이지)


"당신이 그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건, 당신 인생에서 그 성격이 가진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에요.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당신의 성취는 당신을 힘들게 하는 그 성격 덕이라는 걸"(291페이지)


"네가 c 교수님의 '심리학 개론' 수업을 들으라고 했잖아. 시험 족보까지 주면서 꼭 들으라고. 그렇게 재미있고 실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교양 수업은 처음이었거든"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칼 융의 개념을 나는 좋아한다. 상처 입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오래전 그 수업시간의 프린트물 한 귀퉁이에, 나는 파란색 펜으로 선생님이 들려준 말을 메모해 놓았다

'일기를 쓰면 행복감이 증진됨-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지지받는 경험을 할 수 있으므로'

(295페이지)


오래전 라틴어 수업 시간에 배운 문장 하나를 옮겨 적어본다

"현명한 이는 어떤 것도 마지못해 하거나 분노한 채로 하지 않는다"

(308페이지)


아무리 낡고 지루하다 해도,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인문학의 기본은 긴 텍스트를 읽어내는 훈련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책상머리에 묵직하게 앉아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부의 기본은 언제나 아날로그다(324페이지)


책을 장악한다는 것은 날뛰는 야수의 목덜미를 낚아채어 도망가지 못하도록 틀어쥐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이라는 공간이 나를, 책이라는 맹수를 길들일 수 있도록 정교하게 훈련시켰다(325페이지)



※이 책에 소개된 책

괴테 <파우스트>

마티 올슨 래니, 마이클 래니 <사랑과 성격 사이>

수저 케인 <콰이어트>

앤드루 솔로몬 <한낮의 우울>

장 폴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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