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김포공항으로 향한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것이 아니다. 반대로 가는것이다. 반대로 가는길엔 몇몇 중고생들뿐이다.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꼽고 주머니에 있는 것들을 정리하며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한다. 김포공항역에 도착하면 최대한 여유로운 음악을 들으며 종종걸음으로 환승개찰구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추월을 허용한다. 아직은 힘을 아껴놓아야 한다. 에스컬레이터에 들어서면 이미 경기장에 가득들어찬 선수들의 분위기에 압도되지 않도록 다시한번 선곡과 볼륨을 조정한다. 라인에 선다. 라인의 길고 짧음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짧은것이 좋아보이지만 그렇지만도 않다는걸 몇번만에 알게되었다. 어디에서든 나보다 앞선 사람들이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달려있는것이다. 그러므로 어디에 서든 큰 차이가 없다. 시작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벨이울리자 사람들의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한다. 빨간녀석이 다가오고있다. 모두를 전쟁터에 데려다줄 그 녀석이다. 순식간에 문이 열리고 플랫폼은 짧게 아수라장이 된다. 이번기회는 보내자고 이미마음먹은 사람들은 이틈을 타 다음기회를 위한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나도 그중 하나다. 좋은 자리에 섰다는 안도감은 잠시이다. 곧바로 벨이 울리고 공정하게 경기하라는 경고안내문이 울려퍼진다. 잠시 이어폰을 뽑아 주머니에 구겨넣는다. 하루에 단한번 쓸수있는 긴장감을 발목쪽으로 모아본다. 크게 의미는 없지만 어떤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될지 잠시 이미지트레이닝도 해본다. 치익 문이열리고 경기가 시작된다. 우다다다다다.치열한 발발굽소리만 경기장을 채운다.헉.으헉.아. 승부는 짧게 끝난다. 1초내에 끝나는것처럼 느껴진다. 승자들은 기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가방을 고쳐매며 속으로 웃는다. 전쟁시작이 한시간 연장된것이다. 눈을 감아버린다. 잠을 자겠다는건 아니지만 조용해지고 싶어서이다. 어쩌면 오늘 하루중에 맛볼 수있는 유일한 승자의여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