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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연 May 30. 2024

스마트폰 들고 홍콩으로 떠나는 사진산책

동·서양,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홍콩...그 감성에 빠지다

*모든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었어요^^

여행은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여행도 여행 자체는 참 즐거운 일이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일단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언제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 있으니 바로 동남아시아(동남아)다. 거리적인 부담도 크지 않고 특히 물가가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 하나는 다소 어설픈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영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이 또한 심적인 부담이 적은 것도 이점이다. 왜냐, 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데 상대방도 잘 못한다면 기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남아라고 해서 다 같은 동남아는 또 아니다. 동남아 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싱가폴의 경우 실질적인 영어권 국가로 볼 수 있으며, 물가 또한 서울보다도 높은 편이다. 물가가 높은 동남아 국가나 도시를 꼽자면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홍콩이다.
홍콩의 경우 대표적인 관광도시이기 때문에 관광지역의 경우 물가가 꽤나 비싸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역이 아닌 곳에서의 로컬스러운 생활을 즐긴다면 큰 무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수많은 동남아지역들 중에서도 홍콩은 참 특별한 도시임이 분명하다. 아마도 한 번 이상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 홍콩을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의 입장에선 홍콩이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홍콩은 어떤 도시인지 말이다.


스타의거리에서 바라본 홍콩의 마천루
스타의겨리에서 바라본 풍경과 맞은편 빅토리아피크에서 바라본 풍경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빅토리아피크에셔 바라본 모습은 다음 두 번째 이야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홍콩으로 사진산책을 떠나기 전 잠깐 홍콩에 대하여...

홍콩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의 느낌이 공존하면서 1년 365일 역동성을 잃지 않는 매력의 도시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아 일찍부터 개방되어 동서양이 만나는 관문으로서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홍콩의 역할은 현재에도 유효한데 많은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및 아시아 거점 도시로 전 세계에서 사람들과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만큼 영국식 서양문화가 사회 전반에 걸쳐 깊게 박혀있는 데다가 영어가 공용어이며 국제도시답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홍콩의 이러한 금융허브, 국제도시 면모는 싱가포르와 여러모로 비슷한 점들이 많다.

홍콩의 빈부격차는 사실 큰 문제다. 특히 홍콩의 닭장아파트는 그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홍콩 전체의 면적은 서울의 1.82배며, 울산보다 약간 넓긴 하지만 대부분 땅이 개발이 어려운 산지여서 대다수 인구가 홍콩섬과 구룡반도 일대에 밀집되어 있다. 실제로, 이 두 지역을 가보면 한국의 서울보다 훨씬 더 조밀하며 아파트 집의 가격도 상상을 초월한다. 홍콩은 싱가포르처럼 섬으로만 이루어졌을 거라는 착각을 하기도 하나 홍콩섬과 란타우섬 등 섬에 속해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지리적으로는 중국 대륙과 완전히 붙어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홍콩 섬이 섬인지라 대륙이라는 인식은 희박하다.


또한 생산공장이 없다 보니 시민들의 의식주와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홍콩의 지리적, 사회적 여건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람 살 곳도 모자랄 판에 공장을 짓는 건 언감생심이다. 홍콩의 면적은 제주도만 하지만 인구는 12배 정도 많은 750만 명가량 된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인구가 홍콩 전역에 고루 흩어져서 살면 그나마 좀 낫지만 홍콩 면적의 3분의 2 이상이 습지와 산이어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홍콩 인구 대부분은 구도심인 침사추이와 홍콩섬, 신계 등에 모여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홍콩에 수입되는 공산품은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홍콩 전 지역이 면세구역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이며, 홍콩이 쇼핑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알코올 30% 이상 술, 메틸알코올, 탄화수소, 담배 등 4개 품목은 소비세 형식의 세금이 부과된다. 홍콩에서 가장 큰 세금이 부과되는 상품은 바로 자동차다. 등록세 명목으로 고율의 세금이 붙는다. 뿐만 아니라 홍콩은 주차비용도 매우 비싸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홍콩에서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중산층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예전 홍콩의 그 화려했던 네온사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홍콩의 밤 풍경은 낯설수도 있다.

요즘 홍콩은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 다름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홍콩의 밤 풍경이다. 홍콩을 상징하는 화려한 네온사인이 대거 사라진 것이다. 도시미관을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연상되는 것을 없애려는 홍콩 정부의 정치적 뜻이 담겨 있다고도 말한다.


홍콩 반환을 앞두고 1982부터 2년여에 걸쳐 열린 영국과 중국의 협상에서 양국은 일국양제 원칙에 합의했다. 즉, 홍콩이 반환돼 중국의 일부가 되더라도 정치적으로 공산정권이 아니라 민주체제,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를 50년 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1997년 홍콩의 중국반환과 더불어 슬금슬금 시작된 중국의 자치권강화로 2014년 우산혁명 발발과 같은 홍콩시민의 반발에도 중국이라는 큰 물결에 홍콩은 사실상 목까지 잠식된 상태로 봐도 무방하다.


나아가 반정부 행위 처벌을 강화한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지난달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이제 우리가 알던 홍콩은 외형만 남을 가능성이 높게 됐다. 이에 각국 정부는 일반 여행객들이나 비즈니스 모두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반간첩법’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제 시행이 된다면 홍콩 자체가 중국 본토 수준으로 변화는 건 시간문제다. 이제 일부 기업이 홍콩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홍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잠시 정치 쪽으로 흘렀다. 그럼 이제 다시 즐겁게 먹고, 보고, 즐기는 홍콩여행 속으로 들어가 보자.      


홍콩 누아르의 감성을 여행하다

‘영웅본색’ ‘천장지구’ ‘지존무상’ ‘첩혈쌍웅’ ‘중경삼림’ ‘천녀유혼’ 등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게 만드는 홍콩영화의 제목들이다. 물론 현재 나이 서른 중반 밑으로는 알 수 없는 낯선 제목들인 수 있다. 하지만 나이 마흔 이상의 남성들에겐 그 제목 하나만으로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 누아르물의 그 짙은 감성을 다시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그만큼 그때는 그렇게 강력했다. 다른 나라들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한 건 홍콩 영화들이 한국 영화계를 완전히 장악한 것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 대만, 홍콩...서로 비슷해보이면서도 다른 홍콩만의 감성이란 게 있다.
사진만으로 충분히 표현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홍콩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년 남성들에게 있어 홍콩 여행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홍콩이란 도시가 중년 남성들에게만 매력적인 건 아니다. 그 유명한 홍콩의 누아르 물에 대해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세대라 할지라도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홍콩이다. 그들은 홍콩이란 도시를 여행하면서 영화 ‘중경삼림’의 촬영지였던 건물을 알게 되고 검색하게 된다. 당시 영화들의 촬영장소로 쓰였던 곳을 찾아 둘러보기도 한다. 그리고 홍콩은 미식가들의 도시답게 수많은 먹거리들이 넘쳐난다.


신시가지인 센트럴과 다르게 홍콩의 옛 감성이 그대로 간직된 침사추이의 옛 건물들

여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아니던가. 여행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다 갖췄으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홍콩은 도시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여행하는 데 큰 어려움도 없다. 또한 대중교통시설이 워낙 잘 갖춰져 있어 굳이 비싼 돈 내고 택시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여행이 가능한 도시다. 홍콩을 여행하는데 있어 크게 구시가지인 ‘침사추이’와 신시가지인 ‘센트럴’ 두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침사추이는 여행자들에게 홍콩의 옛 감성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풍경들을 선사한다. 물론 현대적인 감성의 건축물들과 거리들도 있지만 거리 곳곳에서 옛 감성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풍부한 관광자원에 눈이 즐거운 도시

침사추이에서 단연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바로 미국 할리우드 ‘명예의 길’을 본뜬 스타의 거리다. 빅토리아 만을 사이에 두고 홍콩섬을 바라볼 수 있는 해안선을 따라 잘 조성된 산책로이며, 매일 밤 해안선 주변의 고층 빌딩들이 뿜어내는 형형색색의 조명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한다. 특히 주말 밤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또한 매일 밤 8시부터 약 10분간 진행되는 ‘심포니 오브 나이트’는 해안선 주변의 스카이라인에서 레이저쇼가 펼쳐지기도 한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 스타의거리로 모여든 사람들

이 화려한 빛의 쇼는 2004년부터 시작됐으니 올해로 20년이나 됐다. 별들이 소곤대기만 해도 아름다웠다는 홍콩의 밤거리는 ‘홍콩 아가씨’ 노래가 나왔던 1940년대 후반부터 그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빅토리아만을 마주 보고 있는 수많은 고층 빌딩들이 내뿜는 조명에 더해 매일 밤 8시부터 펼쳐지는 레이저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s)’까지 가미된 현재 홍콩 야경의 그 화려함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이곳 산책로에는 장만옥, 성룡 등 유명 영화배우들의 핸드프린트와 동상이 있으며, 영화와 관련된 각종 기념품도 판매한다.




주변에는 페닌슐라 호텔, 워커힐 호텔, 옛 카오룽 기차역 시계탑, 스타페리 선착장 및 홍코 문화센터가 있다. 홍콩 여행에서 쇼핑을 원한다면 ‘침사추이 센트레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타의거리에서 접근성도 좋아 연계해서 방문하면 좋다. 특히 이곳은 명품 아울렛으로서 2층에 매장들이 집중되어 있다. 아직 이곳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 방문해도 전혀 북적거림이 없어 쇼핑하기 제격이다. 번잡한 도심에서의 관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여유 있게 그 지역의 공원을 산책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물론 대다수의 여행객들이 3박 4일 정도의 일정을  잡고 여행을 온다. 짧게는 2박 3일의 도깨비 식 여행객들도 있다.

구룡공원 입구
도심 한복판에 넓직하게 자리 잡은 구룡공원은 홍콩 사람들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백미는 바로 '홍학' 이다. 구룡공원에서의 가벼운 산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이렇게 다소 빠듯한 일정에서 한가로이 공원 산책을 즐기려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드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추천하고 싶은 공원이 하나 있다. 침사추이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구룡공원은 그 규모가 상당하다. 공원 규모에 비해 관리가 매우 잘 되는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쾌적하고 깨끗하다. 공원 중앙에는 맥도날드도 있다. 이곳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홍학 무리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원 부지가 넓어 공원으로 진입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지만 어디서 진입하더라도 홍학들이 있는 곳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걷다 보면 자연스레 큰 분수대가 나오고 분수대 바로 주변에 홍학들을 볼 수 있다.

현지인들이야 자주 볼 수 있어 별 감흥이 없겠지만, 관광객들에겐 큰 볼거리임이 분명하다. 또한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쾌적한 환경에서 맘껏 구경할 수 있다.


다음은 홍콩 쇼핑에서 물건을 사지 않아도 무조건 방문은 한다는 하버시티다. 홍콩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서 그 길이만 무려 1km다. 기네스북에 등재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의 어머어마한 규모다. 하버시티 내에 3개의 호텔이 있으며, 1층에는 칸톤로드를 따라 명품샵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건물 중간중간에 하버시티로 들어갈 수 있는 문들이 있다.  

   

냠냠시티 홍콩에서 즐기는 미식여행

쇼핑도 하고, 다양한 관광명소들을 방문했다면 허기가 질만도 하다. 홍콩은 미식의 도시답게 주변에 먹거리들도 천지에 널렸다. 역시 여행에서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은 크나큰 재미다, 침사추이에는 다양한 미슐랭 맛집들이 있으며, 현지에서 유명한 식당들도 즐비하기 때문에 음식 선택의 폭이 매우 넓은 편이다. 이렇게 유명 식당들이 넘쳐나지만 개인 기호에 따라 만족도가 제각각일 수 있다. 그래서 일단 실패확률이 가장 낮은 미슐랭 식당들 위주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 지난 수년동안 미슐랭 식당으로 선정된 층힝키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른 아침이 아니라면 언제 가더라도 긴 웨이팅이 기다리고 있다. 구룡공원 메인 입구 옆 골목에 있어 찾기도 쉽다.

지옥의 웨이팅을 피할 수 없지만 평일에는 그래도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꼭 먹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만두 밑 부분의 바삭한 식감이 입맛을 더욱 북돋아준다.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먹을 때 용암처럼 뜨거운 육즙이 사정없이 튀어나온다는 것. 옷에 육즙이 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특히 주말이라면 혹독한 기다림을 각오해야만 한다. 필자 역시 평일에 방문하고 생각보다 대기 줄이 길지 않아 의아했는데, 며칠이 지난 후 다시 생각이 나서 주말에 또다시 방문했더니 평일의 4~5배에 달하는 긴 줄에 적지 않게 당황하기도 했다. 이곳은 홍콩식 만두를 파는 곳으로써 두툼하고 둥그런 만두 밑 부분이 바삭하고, 만두 안에 육즙이 가득 찬 게 특징이다. 식감과 맛 모두 훌륭하다. 하지만 반드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만두를 한 입 베어 물면 만두 안의 육즙이 튀어나오는데 옷에 묻기 십상이다. 또한 매우 뜨겁기도 해서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다음으로 홍콩의 상징적인 음식 중 하나인 차찬탱으로 유명한 란퐁유엔이다. 차찬탱은 홍콩 사람들이 즐겨 먹는 토스트로서 버터를 듬뿍 발라 팬에 구운 후 토스트 위에 치즈를 얹어 밀크티와 함께 먹는 디저트로써 한국인들도 사랑하는 대표적인 홍콩음식이다.


센트럴에 이어 침사추이에도 생겼다. 달달촉촉함의 끝판왕이라고나 할까...

 홍콩에 소호점과 침사추이점 두 곳이 있으며, 침사추이점은 영화 ‘중경삼림’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청킹멘션 지하 푸드코트에 입점해 있다. 많은 사라들이 이곳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헛걸음질을 많이 하는데, 청킹멘션 1층으로 들어가면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길이 없다. 청킹멘션 1층 입구 옆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야만 한다. 역사가 무려 70년이 넘은 홍콩의 대표적인 디저트 맛집으로서 홍콩 여행에서 꼭 한 번 방문해 보기를 바란다.


두 번째로 차찬탱 맛집은 ’RED TEA‘다. 식당 내부가 넓고 바깥 간판이 붉은색으로 되어 있어 찾기도 수월하다. 상당수의 홍콩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하기도 한다. 메뉴도 다양하지만 거두절미하고 아침 한 끼를 해결하기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오전 메뉴는 모닝세트 A와 B 두 가지가 있으며 촉촉한 프렌치토스트에 꿀을 부어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 홍콩 사람들의 대표 음료인 밀크티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조합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세트를 시키면 함께 나오는 우육면 또한 훌륭하다. 이 조합으로 세트 하나당 한국 돈으로 6천 원. 홍콩 도심 한복판에서 최고의 가성비라 할 수 있다.

레드티의 경우 평일엔 웨이팅이 길지만 오히려 주말에는 한산하다.

필자 역시 일부러 호텔 조식을 빼고 매일 아침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몇 가지 팁은 식당 앞에 두 곳의 줄이 있다. 한 곳은 유리창 안에 보이는 각종 베이커리들을 사려는 줄이고, 또 하나의 줄은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의 줄이다. 본인의 목적에 맞지 않는 줄에 서다가는 시간낭비만 할 뿐이다. 또 하나의 팁은 포장의 경우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가 타운터에서 주문하면 된다. 멋모르고 하염없이 긴 대기 줄에 섞여 시간을 낭비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홍콩 야시장 논스톱으로 즐기기

관광 후 귀국길은 두 손 두둑이

이제 여행의 백미라 불리는 야시장으로 한 번 가보자. 홍콩의 야시장은 침사추이 쪽에 몰려 있다. 관광객들이 가는 곳은 일반적으로 골드피시 마켓, 파윤 스트리트 마켓, 운동화 거리, 레이디스 마켓,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정도다. 하지만 굳이 다 구경할 필요는 없다. 모든 곳을 하나의 동선으로 지나치면서 들르고 싶다면 필자의 동선과 같이 이동하면 최적이다.


우선 MTR을 타고 프린세스에드워드 역에서 내린다. 구글 맵에 골프피시마켓을 검색한 후 이동하면서 파윤 스트리트 마켓까지 구경한다. 그다음 운동화 거리를 둘러본 후 레이디스 마켓을 구경한다. 이곳은 구경거리가 꽤나 많은 곳이다. 일을 것은 다 있고 없을 것(?)까지 있다는 레이디스 마켓이다. 구경하던 도중 가끔 상인들이 분주해지고 물건들은 숨기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유는 직접 가서 경험해 보길 바란다.

종종 짝퉁 명품 단속을 나오기도 하며, 단속이 나오면 상인들이 서로 수신호를 통해 주변에 알리며 정말 빛의 속도로 물건들을 감춘다.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 그랬다. ㅎㅎ
수백여미터에 달하는 레이디스마켓 야시장 양쪽에는 홍콩서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으며, 매우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레이디스마켓에서 즐거운 쇼핑을 한 후 마지막 장소는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이다. 이곳에 도착할 타이밍을 해가 떨어질 시간대로 잡는 것이 최상이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면 수많은 노점상들이 영업 준비에 들어간다. 하늘 위로 수많은 전구에 붉은 빛깔이 주변을 환히 밝히고 야시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다.

홍콩의 대표적인 야시장인 펨플스트리트야시장의 입구
텝플스트릿야시장 초입에 위치한 식당. 스파이스크랩으로도 유명한 이곳에서의 만찬은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가장 사람이 많고 큰 식당을 본다면 그곳이 이곳이다. ㅎㅎ


SNS에서 이곳의 스파이시크랩에 대한 사진과 글들이 참 많이 올라온다. 그만큼 맛이 있다는 뜻이다. 야시장은 직선으로 대략 2500m 정도 되는데 야시장의 양쪽 끝 초입 부근에 식당들이 있고 노상 포차 느낌의 음식점도 있다. 지나치다 보면 사람들이 가득 차 있는 곳이 한 군데 있으니 찾기도 매우 쉽다. 푸짐한 해산물 요리를 6가지 주문했더니 7만 원이 나왔다. 물가 비싼 홍콩이라지만 역시 이 맛에 야시장을 찾는 듯하다.


첫 번째 장소였던 골프피시 마켓이 있는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운동화거리가 있는 몽콕 역을 지나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이 있는 조던 역까지 두 개의 지하철역을 걸어오는데 다 구경하면서 와도 3시간이 넘지 않는다. 또한 조던역에서 침사추이 역까지는 불과 한 정거장이기 때문에 체력이 된다면 주변 풍경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서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열심히 관광하고 쇼핑도 하고 즐겼다면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 이 있다. 가족 또는 친구, 직장동료에게 줄 선물이다. 홍콩에서 이러한 선물을 사려한다면 열에 아홉이 들르는 곳이 바로 제니쿠키 또는 기화병가다. 기화병가에서 가장 무난하면서도 인기 있는 것은 코코넛 롤이나 판다쿠키, 에그롤이 대표적이다. 다른 여러 메뉴들도 있지만 실패 확률이 가장 낮은 대표적인 메뉴들이라 실망할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하루종일 대기줄이 엄청났던 제니쿠키. 한국인들의 필수적인 방문코스. 왜 그런지는 먹어보면 안다. 맛있다.

다음으로 기화병가보다 더 인기가 높은 제니쿠키다. 메뉴가 여러 가지 있는 것도 아니며 굳이 고른다면 양이 많고 적고의 선택뿐이다. 매장에 언제 방문하든 긴 대기 줄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홍콩에서 한국인들에게 선물용으로 원픽으로 꼽히는 이유가 충분히 있어 보이는 훌륭한 맛이다. 한두 개 사서 한국에서 ‘더 살걸’ 하고 후회하지 말고 여유 있게 사 오기를 바란다. 침사추이의 다양한 매력을 다 표현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간략하게 압축해 보았다.  

이번 여행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게 하나 있었다. 홍콩은 침사추이던, 센트럴이던 어딜가나 골목곡목에 사람들로 넘쳐난다. 빔에는 뭐 말할 필요도 없다. 담배도 무지비할 정도로 많이들 피운다. 그런데 도로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기가 힘들다. 도로가 매우 깨끗하다. 이유는 바로 곳곳에 놓인 주황색 쓰레기통 이었다. 그 쓰레기통엔 담배꽁초를 버리는 곳도 함께 있었다. 솔직히 서울 도심의 길거리보다 깨끗해 보였다.

또한 환경미화원들이 물차를 타고 다니며, 이른아침 골목골목까지 누비며 물청소도 한다.  그분들 덕분에 도로가 참 깨끗하고 쾌적하다. ^^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센트럴 지역으로의 사진산책을 떠나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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