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축적과 발산 Jul 30. 2022

수익률은 지능 순이 아니잖아요.

금융시장에서 살아남는 수익구조


평균 키가 170cm를 이루는 100명의 사람들 사이에 키가 100cm인 사람과 250cm인 사람이 추가되어도 평균값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함과 동시에 꼬리에 해당하는 변숫값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적다고 할 수 있다.

자연스레 정규분포 곡선은 위와 같은 종모양을 나타낸다.


정규분포 곡선이 종모양을 보이는 예시에는 키를 포함하여 학교 성적, 나이, 신체능력 등이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정규분포 곡선이 예시로 자주 출현하는데 이는 단지 틀린 가정을 전제로 두고 그려졌기에 존재 불가능한 것이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각일 뿐이다.

경제라는 세상이 정규분포 곡선으로 표현되는 이상적인 공간이라면 위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인정되지만 경제와 금융에 있어서 변숫값인 꼬리가 커지는 경우는 물론이고 꼬리가 가운데 몸통의 값을 넘어서는 이벤트들이 종종 출현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역사를 되돌아보기에 앞서, 앞에서 언급된 평균 키 170cm인 사람들을 다시 한번 모셔와 보자.

그리 이 100명 중 한 명이 빌 게이츠라고 가정해보자.

빌 게이츠를 제외한 나머지 99명의 평균 자산은 10억 원이었는데 빌 게이츠의 자산은 50조 원이다.

그러면 정규분포 곡선이 어떻게 그려지겠는가? 꼬리의 크기가 몸통을 넘어서게 된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예시로 든 것이 아니기에 발생할 확률만 낮을 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출처> 파이낸셜타임즈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의 키처럼 변숫값이 극단에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선 위 그림처럼 꼬리의 값이 거의 바닥에 붙어 있는 파란색 선의 형태를 나타내지만 돈에 의해 움직이는 경제와 금융분야에 있어선 초록색 선처럼 꼬리가 통통한 일명 펫테일(fat tail) 모양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다.(양쪽이 뚱뚱할 수도 있고 한쪽만 지나치게 뚱뚱할 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금융위기도 이 펫테일의 좋은 예시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를 보더라도 그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로또복권 스물 한 번 연속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다.

확률 자체는 상당히 희박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확률이 촉발한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경제와 금융이 단순히 정규분포로 표현할 수 있는 원더랜드였다면 금융위기라는 사전적 단어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즉 우리가 이를 무시한 채 잘못된 시스템을 기준으로 매매를 한다면 그 결과는 점점 참혹에 가까워질 것이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은 손실을 싫어한다. 손실의 고통이 수익의 기쁨보다 두 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열 개의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모든 종목에서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데, 이는 대세 상승장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이상 불가능에 가깝다. (전통 경제학 모델도 특수한 조건이라는 예외를 바탕으로 연구된 학문이다.)

하지만 인생이 그리 쉬운가?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개미들 귓방망이를 세차게 후려치는 게 주식시장 아니던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전략으로 투자를 임해야 할까?

바로 펫테일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다.

수익 나는 종목이 있고 손실 나는 종목이 있을 때 수익 나는 종목을 파는 것이 아닌 손실 나는 종목을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행동이다.)

수익이 나고 있는 종목에서 수익을 더 극대화시켜서 꼬리의 크기를 늘려나가야 한다.


열 개의 종목에서 모두 수익을 얻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손실의 마지노선을 정해두고 그 지점에 도달 시 손절하고 이익이 나는 종목을 통해 계좌를 불려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익률 곡선은 물결을 이루며 우상향 하는 그림을 만든다.(아래로 향하는 물결의 폭은 일정하지만 위로 향하는 물결의 폭은 일정하지 않다.)

열 개의 종목 중 일곱 개의 종목에서 각각 -7% 도달 시 손절을 해도 나머지 세 개의 종목에서 각각 17%의 수익이 나오면 본전에 이르게 된다.


물론 세부적인 투자전략이나 투자 종목의 수, 자산배분 방식에 있어서의 차이는 있겠지만 금융 세계에서 자산을 불리기 위한 원리는 단순하다.(물론 단순하지만 우리의 본성과 반대로 해야 하기에 수익으로 확정되기 전까지의 과정은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즉, 손실의 최대 폭은 고정해둔 채 수익의 폭을 열어둔다면 결국 계좌의 잔고는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상승장, 하락장에서의 수익의 편차는 발생하겠지만 이 원리를 깨닫지 못한다면 투자의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큰 부를 이룬 투자자들의 수익구조 또한 결국 동일한 구조를 이룬다.

작가의 이전글 부장님 왜 손절을 안 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