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섬아이앤씨 May 31. 2023

한결같았을 뿐인데
사람들은 힙하다고 한다.

지역 기반 마케팅 - 로코노미, 로컬힙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정감 있는 말투, 도시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한 자연적인 풍경, 어딘지 모르게 여유로움까지 느껴지는 동네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어느 외진 골목들이 한가득 모여있는 동네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특정 지역만의 특징과 감성이 드러나는 곳을 한 번 살펴보려고 한다. 이 곳에서 일명 '로코노미' 마케팅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로컬문화가 이렇게 힙했나?


로코노미, 로컬힙이라 일컫는 이 단어는 특정 지역만의 감성과 특징을 살린 축제, 식품, 제품 등의 로컬 문화를 뜻한다. 그 지역만의 가치가 담긴 제품을 발견 후 소비하는 것 자체를 트렌디하다고 생각하는 현상이 마케팅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요즘 말만 나오면 MZ세대를 겨냥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 때문에, 무조건 최신 것이어야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MZ세대의 취향은 상상을 뛰어넘곤 한다. 


ⓒ 지역 수제맥주, CU


오히려 흔한 것을 멀리하다보니, 쉽게 접하기 힘든 지역 가치가 담긴 제품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것을 힙하다고 생각해 더욱 소비하며 자신의 소비 가치관을 드러내곤 한다. 각종 SNS와 유튜브에서 워낙 다양하게 로컬문화가 홍보되고 있기도 하고, 이러한 채널을 쉽게 접하는 것이 MZ세대가 대부분이기에 그들의 빠른 행동력이 곧 트렌드가 되지 않았나 싶다.



로코노미, 코로나19가 가져온 또 하나의 트렌드


지역(local) + 경제(economy)를 합성하여 탄생한 단어 로코노미가 유행하게 된데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있다. 지금이야 엔데믹으로 접어든 후 다시 해외여행도 활성화되고 있지만, 불과 1~2년 전만 해도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도 때로는 먼 곳으로 훌훌 떠나는 휴식이 필요하니 어디로든 떠나고픈 사람들은 국내여행을 시작했다. 이참에 국내에도 좋은 곳이 많다는 것을 경험해보면서, 해당 지역들은 그 지역의 가치를 더욱 올릴 수 있는 요소들을 발전시켰다. 

비즈니스로도 연결시켜서 지역 내 소비가 활성화되도록 지역화폐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상품으로 뻗어나간 길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귀한 이름이 곧 가치로 드러나도록


지역 이름만 들어도 우리는 어렴풋이 그 지역만의 느낌을 상상할 수 있다. 아마 대표적으로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는 곳이 '제주'가 아닐까 싶다. 이미 브랜딩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지역 특색을 고퀄리티 감성으로 드러내며 꾸준히 관광객을 유입시키고 있는 곳이다.


ⓒ 한라문경스위티, 스타벅스코리아


음식으로 지역 특징을 드러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자연경관 그 자체를 매력 요소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언젠가부터 SNS에서 유명한 카페들 중에서도 옛 주택을 개조하여 따뜻한 감성을 자아내고, 일부러 자개장과 같은 옛 가구를 활용하여 할머니집에 온 듯한 컨셉을 보이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카페에 조금은 독특한 컨셉을 불어넣음으로써 MZ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보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나 음료까지 판매한다면, 공간력과 로컬힙(로코노미) 모두 충족시키는 마케팅이 된다.


ⓒ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경북일보


이렇게 로컬적인 요소는 얼마든지 가공하기 위한 재료도 되지만, 정말 시골의 모습이나 녹음이 우거진 자연 그 자체도 힐링을 목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로컬의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 시골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부쩍 늘어났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주인공이 빠듯하게 보냈던 도시 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한적한 고향 집으로 돌아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당시 이 영화로 인해 실제 촬영지인 경상북도 군위군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매일같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단잠같은 휴식을 제공받는 곳이 되기에 더 인기를 끌었지 않을까 한다.





MZ세대에서 긍정의 표시로 떠오르는 '힙하다'라는 말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도 불을 지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핫한 곳을 찾아나서는 발걸음이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숨은 곳곳을 찾아가고 있으니 어쩌면 방구석 여행자에게도 편안하게 트렌드를 익힐 수 있다는 이점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새로운 문화요소가 생겨나고, 이 문화요소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만의 소비 가치관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그렇게 지역이 점점 살아난다.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이러한 트렌드는 기업들도 마케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로컬의 힘이 오래토록 살 수 있기를 바라본다. 결국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가상세계, 진짜 콘텐츠의 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