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마약류관리법 위반 시, 어떻게 대응할까?

국경을 넘는 순간, 다른 이름이 된다

by 백수웅변호사

외국인이 국내에서 마약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문화도 언어도 아니다. 대한민국 마약류관리법이라는 단단한 구조다.


자국에서 가볍게 여겨졌던 약물이 이곳에서는 중범죄가 된다. 나는 사건을 맡을 때마다, 먼저 그 구조부터 설명한다. 감정이 아니라 조문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법은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구분한다. 이 분류는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처벌의 출발점이다. 아편, 모르핀, 헤로인, 펜타닐, 코카인과 같은 물질은 ‘마약’으로 분류되며 강한 신체적 의존성과 치명적 위험성 때문에 엄격하게 처벌된다. 제조나 수출입, 원료 식물 재배는 중형이 예정되어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다시 가목부터 라목까지 세분된다. 가목에는 LSD, MDMA, 일부 합성대마와 같이 위해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물질이 포함된다. 이 경우 적용되는 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1년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고 벌금형이 없다. 초범이라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실형 가능성이 열려 있는 영역이다.


집행유예는 징역 3년 이하가 선고되어야 가능한데, 시작점 자체가 높기 때문에 방어 전략이 정교하지 않으면 결과는 무겁다.


나목에는 메트암페타민, 즉 필로폰과 코카인 등이 속한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루는 범주다. 단순 투약이나 소지의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고액의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공동구매, 전달, 소개와 같은 행위가 인정되면 ‘알선’으로 평가되어 형량이 급격히 상승한다. 텔레그램 대화 한 줄이 단순 사용자와 유통 가담자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대마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이 예정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반복 사용, 판매 관여, 합성 대마의 경우에는 향정 가목 수준으로 판단되어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합성 대마는 성분에 따라 중형 구간으로 곧바로 진입한다.


수사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증거다. 마약 사건은 과학적 증거로 입증된다. 소변 검사는 최근 투약 여부를, 모발 검사는 장기간 사용 이력을 보여준다. 모발 1센티미터는 약 한 달의 시간을 의미한다. “한 번뿐이었다”는 진술은 모발 감정 결과와 충돌하면 설득력을 잃는다.


휴대전화 포렌식도 핵심이다. 공급책 연락처 삭제, 메신저 기록 은닉 정황은 증거인멸 우려로 평가되어 구속 사유가 된다. 외국인의 경우 주거 불안정이나 출국 가능성이 더해지면 구속 수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형사처벌이 끝이 아니다. 외국인의 경우 형이 확정되면 출입국 당국의 별도 심사가 이어진다. 집행유예를 받았더라도 출국명령이나 강제퇴거가 내려질 수 있다. 실형을 선고받으면 형 집행 후 강제퇴거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형사재판과 출입국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지만, 사실상 하나의 연속된 과정이다.


초범이라면 집행유예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다. 답은 단순하지 않다. 약물의 종류가 무엇인지, 투약 횟수는 몇 회인지, 유통에 관여했는지, 반성 및 치료 의지가 객관적으로 입증되는지가 모두 고려된다.


특히 가목 향정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반면 나목이나 대마의 단순 투약 초범은 치료 등록, 가족의 감독 약속, 안정된 직업 유지 등이 갖춰질 경우 집행유예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나는 초기 조사 단계에서 방향을 정한다. 부인 전략이 가능한지, 자백을 전제로 양형 방어에 집중해야 하는지 판단한다. 무리한 부인은 오히려 불리하다. 대신 치료기관 등록, 중독 상담, 재범 방지 계획을 준비한다.


법원은 반성의 언어보다 재발 방지의 구조를 본다. 가족이 법정에 나와 감독을 약속하고, 직장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자료가 제출되면 사회 내 처우 가능성은 구체성을 갖는다.


마약 사건은 감정으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다. 조문과 증거, 그리고 양형 요소가 정밀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같은 투약 사건이라도 어떤 조항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집행유예와 실형이 갈린다. 그리고 외국인에게는 그 판결이 체류 자격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대응의 핵심은 속도와 방향이다. 수사 초기의 진술, 적용 법조의 다툼, 치료와 재활의 증빙, 그리고 출입국 절차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마약류관리법은 엄격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법은 구체적 사정을 본다. 그 틈을 설계하는 것이 변론의 역할이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외국인 마약류관리법 위반, 강제출국과 형사처벌


마약류 분류와 처벌규정, 그리고 집행유예가 가.. : 네이버블로그



매거진의 이전글외국인 형사사건- 점유이탈물횡령죄, 절도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