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하루 중 집중이 무너지는 시간대는 언제인가요?

십나오

by 또 다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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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시간

하루 중 가장 집중이 무너지는 시간은 식사 후, 약을 복용한 직후다. 항암 4일째. 몸은 아직도 전쟁 중이다.

식사를 마치고 약을 삼키면 어김없이 피로가 몰려온다. 머리는 멍해지고 눈꺼풀은 천근만근 무거워진다. 누워야겠다는 생각이 스며든다. '지금은 쉬어야 할 시간'이라고, 몸이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러나 곧 마음이 반박한다. ‘지금 자버리면 밤잠을 설칠 텐데.’

다시 고개를 들어본다.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까, 천천히, 정말 천천히 제대처럼 발을 움직여본다. 걷는다고 말하긴 어려운 움직임. 하지만 내겐 분명 ‘의지’였다.

이 시간이 회복의 순간인지, 포기의 순간인지 매번 헷갈린다.

몸은 쉬라고 말하고, 마음은 일정을 실행하라고 한다. 나 자신은 그 중간, 늘 기로에 서 있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은 하루지만, 그렇게 기로에서 무너지지 않고 ‘잠깐 멈춘 채’ 숨 고르기를 한 것만으로도 나는 잘 버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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