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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Feb 24. 2024

여유를 갈망하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 보았다     

고은, 「순간의 꽃」 -


  시간을 달린다. 왜 이리 쫓기는지? 일은 해도 해도, 계속해서 밀려온다. 학교 일을 정신없이 처리하면, 또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게 잘 될까? 저게 잘 될까?’ 뭐가 잘 될지도 몰라 초점 없이 일을 벌였다. 잘 되지도 않는 유튜브 영상은 왜 만든다고 시간을 쓰는지? 향방 없는 영어 공부와, 끄적이던 원고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아, 좀 쉬고 싶다.’     

  쉬고 있어도, 마음이 달린다. ‘왜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니?’, ‘또 잤어? 정신 차리고 일해.’, ‘늦었다, 늦었어!’ 끊임없는 내면의 채찍질에 버틸 힘을 잃는다.      

  ‘아, 내가 잘 가고 있을까?’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데, 속도도 방향도 엉망인 나는 오늘도 주저앉아 어찌할 줄 모른다. 새가슴이 파닥파닥 뛰어댄다.     

  새로운 학교 일이 기다리고 있고, 좀 쉬어가면 좋을 텐데, 

숨 고를 시간 없이 달린다. 

여유야, 넌 어디에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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