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지 마

by 구정훈

수척해진 내 얼굴을

애써 외면하고

괜찮은 척 웃음 짓다가

진짜 나를 잃어버렸지


지우고 싶던 장면들

돌아보고 싶지 않던 밤

그 모든 내가

아직 여기 숨 쉬고 있어


도망치지 않는 법을

이제서야 배웠어

상처가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


미워하던 나를

두 손으로 붙잡고

최악이던 나를

이제 안아줘야 해


피하지 말아

눈을 돌리지 말아

거울에 비친

네 모습을 바라봐

최고의 네가

나에게로 올 수 있도록


나를 믿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아

지금의 나를

외면하지 말아

숨죽이던 빛도

다시 말을 걸어올 거야


내가 나를

끝내 놓지 않는다면

최고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야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