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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범근 Feb 01. 2018

외계어 없이 네오(NEO)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중국판 이더리움'

이 NEO 아닙니다..


NEO란 무엇인가?

NEO는 이더리움처럼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시킬 수 있고, Dapp을 지원하며, 자체 토큰을 발행할 수 있게 해주는 블록체인이다. 


이 내용이 이해가 안되신다면 '이더리움' 편으로


NEO는 2016년 Antshare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2017년 6월 NEO로 이름을 바꿨고,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NEO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다음 2가지 때문이었다.



1.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중국은 자국 시장에서 외국 기업의 진입을 막고. 자국 기업을 육성하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이 방법으로 수많은 대기업을 키워냈다. 검색 엔진은 구글이 아닌 바이두를 키워줬고, 메신저는 왓츠앱이 아닌 위챗(텐센트)을 키워줬으며, 이커머스는 이베이가 아닌 알리바바를 키워줬다. 현재 이 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인구의 중국 시장의 힘을 바탕으로 이미 초거대 IT기업이 되었다. 


현재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ICO를 법적으로 금지한 상태다. 하지만 만약 중국이 태도를 바꿔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면, 순식간에 블록체인 활용의 선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재생에너지 시장 산업을 보면 중국의 특성을 알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은 친환경 에너지와는 전혀 어울리는 나라가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시장이 재생에너지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이 분야를 리드했을 때의 엄청난 이득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때부터 중국은 재생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국의 정치 구조상 한번 방향을 설정하면 온 나라가 일사불란하게 그 방향을 따라간다. 변화도 훨씬 빠르다. 지금 중국은 재생 에너지 분야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다.

현재 태양광 시장 세계 1위인 중국


마찬가지로 앞으로 중국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면, 그 잠재력은 엄청나다. 중국 중앙은행은 5개년 발전 계획에 블록체인을 포함시켰다.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을 연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NEO의 창업 멤버들은 모두 중국인이고,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로 NEO는 중국 내 주요 대기업(마이크로소프트 차이나, 알리바바 등), 정부 기관과 꾸준히 협력을 하면서 중국 내 블록체인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NEO의 지지자들은 중국 시장의 거대한 파도를 탈 블록체인으로 NEO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2. 제도권 도입에 유리

NEO는 제도권에 도입되기 유리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자 신원 도입이라든지, 결정성을 보장하는 알고리즘 등이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정부의 권력이 막강한 중국에서 기업과 정부 기관들에게 친화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장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NEO 앞에 중국판 이더리움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NEO는 이더리움에 비교하기에는 아직 존재감이 모자라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NEO에 제도권 도입과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NEO가 크게 성장할 거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시가 총액도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 (현재 시가총액 7위, 약 9.3조 원)



NEO 이더리움의 차이


1. 적극적인 규제 준수(compliance)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위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NEO의 목표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모든 '실물 자산이 디지털화되어서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은 단순히 화폐뿐만 아니라 주식, 부동산, 차, 내가 가진 옷 등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NEO는 실물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위에 등록하고, 디지털화된 자산을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거래할 수 있게 만든다. NEO는 이것을 ‘smart economy’라고 부른다. 


물론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 '스마트 이코노미'가 가능해지려면, 디지털 자산이 실물 자산의 소유권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를 하고 나서 누군가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을 때 강제할 방법이 없다.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하려면 반드시 현실에서의 강제력, 즉 법적인 효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집을 살 때 부동산을 직접 넘겨주지 않고, 문서만 넘겨받더라도 소유권을 가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는 집문서가 법적으로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상대방이 어길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강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NEO는 이더리움보다 규제 준수에 훨씬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NEO의 참가자들은 전자 신원(Digital Identity)을 발급받는다. 실소유자의 신원과 블록체인 내의 계정이 연결된다. 정부가 익명성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2. 합의 알고리즘


NEO는 가장 흔히 알려져 있는 PoW(Proof-of-work)나 PoS(Proof-of-stake)를 쓰지 않는다. 


PoS 방식에서 약간 변형된 방식의 합의 알고리즘을 쓴다. PoS는 화폐를 많이 베팅한 사람에게 권력을 주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반면 NEO 토큰을 가진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검증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대표자를 뽑을 수 있는 투표권을 받는다. 대표자로 뽑힌 사람들이 블록을 검증하고 생성하는 검증 노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고, 국회의원들이 나라의 일을 결정하는 대의 민주주의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선출된 검증 노드들이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그 블록은 블록체인에 연결된다.


이 방식을 DBFT(Delegated Byzantine Fault Tolerance)라고 한다.


DBFT의 장점은 ‘속도’와 ‘완료성’이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 검증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대표들끼리 합의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블록 생성 과정이 훨씬 단순해지고, 빨라진다. 현재 NEO의 초당 거래 처리량(transaction per second)은 평균 1000 tps이다. 이더리움이 평균 15 tps임을 볼 때 속도에 있어서는 큰 우위를 가진다.


또 포크(fork)가 일어나지 않는다. 포크란 네트워크의 노드들이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블록체인이 여러 개로 갈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PoW나 PoS 방식에서는 일시적으로 진본이 2개 이상일 때가 있다. 


동시에 서로 다른 유효한 블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가장 긴 체인이 진본으로 인정된다. 이런 일시적인 포크는 금방 사라지긴 하지만, 거래가 블록체인에 연결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기 전까지 그 거래가 확정되었다고 100% 말할 수 없다. 


또 아예 의도적으로 네트워크의 일부 참가자들이 하드 포크(hard fork)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면 네트워크는 2개로 분리된다. 

비트코인 캐시와 이더리움 클래식은 하드 포크의 산물이다.


비유하자면, 우리나라는 한 정당에서 의견 합의를 보지 못하면, 새로운 당을 창당해서 갈라져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공산당 독재인 중국에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으며 오직 공산당 하나만 정당으로 인정된다. 마찬가지로 NEO 블록체인에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체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일은 절대 없다. 


블록이 생성되는 즉시 확정되는 것을 ’ 완료 성(finality)’이라고 한다.


완료 성이 중요한 이유는 역시나 제도권에 도입되기 위해서다. 완료 성은 주식 시장, 은행 업무 등 복잡하고 규제가 많은 금융 산업에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답이 (일시적이라 하더라도) 복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시스템에 심각한 오류나 실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 기관의 입장에서는 결정성을 보장하지 않는 이더리움보다 결정성을 가진 NEO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DBFT에서는 권력이 특정 노드들에게 집중된다. 수십 개 정도의 검증 노드들이 전체를 대표하는 권한을 가지면 의사결정은 빨라진다. 하지만 담합을 통해 자신들 마음대로 잘못된 거래를 인증할 가능성도 생긴다. 우리가 현실 정치에서 맨날 보는 일이다. DBFT는 여전히 검증 노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신뢰’를 필요로 한다.



3. NEO GAS


이더(ether)라는 하나의 화폐만 있는 이더리움과 달리, NEO에는 ‘NEO’와 ‘GAS’라는 2가지 화폐가 있다. 


NEO 토큰은 검증 노드를 뽑을 투표권과, 배당(추후 설명)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 NEO가 회사라면 NEO 보유자들은 주주다. (그래서 NEO 토큰은 1개 이하로 쪼개서 쓸 수가 없다.)


GAS는 이더(ether)와 비슷하게 NEO 블록체인에서 자산을 등록하고, 거래를 할 때 지불하는 사용료 역할을 한다. NEO안에서 사용료(fee)는 두 가지로 나뉜다. 디지털 자산을 등록할 때 내는 등록 수수료와 자산(NEO, Gas와 같은 화폐를 포함)을 주고받을 때 내는 거래 수수료가 있다. 


사용자들이 내는 등록 수수료(GAS)는 모든 NEO 보유자들에게 같은 비율로 분배가 된다. (1 NEO를 가지고 있거나, 1000 NEO를 가지고 있거나 상관없이 n분의 1이다.) 거래 수수료는 블록을 생성한 검증 노드에게 돌아간다.


거래 수수료는 검증 노드들이 직접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 NEO 보유자들이 검증 노드에 대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많이 부과하는 검증 노드는 NEO 보유자들이 뽑아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이 자산을 많이 등록할수록 NEO 보유자들이 얻는 수수료가 많아지는데, 거래 수수료가 낮아야 더 많은 사용자들이 NEO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보상 구조 때문에, 검증 노드들은 거래 수수료를 최소한도로 유지하게 되고, NEO 사용자와 보유자들은 모두 이득을 보게 된다. 


이더리움의 경우에는 채굴자(PoS 방식의 경우 검증 노드)가 수수료가 높은 거래만 골라 인증해줄 수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많아질 경우 요구되는 수수료도 높아진다. NEO는 두 가지 토큰의 역할을 분리하고 인센티브 구조를 영리하게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4.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 지원


고유의 언어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작성해야 하는 이더리움과 달리, NEO는 Java와 VB.NET 같은 범용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한다. Dapp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보다 프로그래밍이 훨씬 편리하고, 기존의 개발 도구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순위를 보면 Java가 1위, VB.NET이 7위이다. 앞으로 NEO는 python(4위)과 Go(17위)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블록체인은 굉장히 최근 생겨난 기술 트렌드이기 때문에, 블록체인의 개발 수요에 비해서 블록체인 개발에 숙련된 인력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NEO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언어를 지원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초반에 개발자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무언가를 만들 때 언어의 장벽이 없기 때문이다. NEO의 네트워크 효과를 높여줄 좋은 유인이 된다.


실제로 NEO의 개발 커뮤니티는 나름 활발하다. City of Zion이라고 불리는 공식 개발자 커뮤니티가 있다. City of Zion은 NEO의 지원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 Dapp을 개발한다. NEO 전용 지갑과 NEO 개발 가이드를 작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NEO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Dapp 개발 대회를 열기도 했다.



NEO 단점


1.  분산된 권력 구조

속도를 올리면 항상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제가 권력의 집중이다. NEO는 의도적으로 속도와 규제 준수 부분을 강화한 반면 권력은 덜 분산된 구조를 만들었다. 현재 검증 노드의 대부분은 중국에 위치한 NEO 위원회(council)에서 운영하고 있다. 


NEO의 방향은 처음에는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으로 시작하지만, 네트워크에 사람이 많아지고 생태계가 성숙되면서 차츰 권력을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2018년 1분기에 자체 운영 노드를 3분의 2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로써는 NEO에 대한 통제권을 NEO의 개발팀이 가지고 있다. 앞으로 권력을 성공적으로 분산시키더라도 여전히 이더리움보다는 권력 집중도가 높다.


2. 이더리움에 비해 부족한 커뮤니티와 브랜드 인지도

2018년 1월 기준으로 NEO의 생태계(Dapp, 커뮤니티 활동, ICO, 인지도, 시가총액)를 봤을 때는 아직 이더리움에 비해 많이 모자라다. 게다가 NEO의 전자 신원, 개발 언어 지원 등은 앞으로 이더리움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기는 하다. 현재로써는 이더리움과 같은 영역에서 경쟁했을 때 이더리움의 아성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Dapp 플랫폼은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단정할 수는 없다. NEO가 정말로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판 이더리움'이 되어 스마트 이코노미를 실현시킬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참고자료

What is NEO smart economy? 

Is NEO the One?

NEO versus Ethereum: Why NEO might be 2018’s strongest cryptocurrency




요약

1. NEO는 이더리움과 비슷한 기능을 가진 블록체인이며 중국 기반으로 활동한다.

2.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규제 준수 및 제도권 도입에 적극적이다.

3. 이더리움보다 빠르고, 포크가 일어나지 않는다.

4. 대신 권력 분산을 희생하고 선출된 대표자들에게 권력을 준다.

4. NEO와 GAS라는 2가지 화폐를 쓴다.

5. 범용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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