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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Aug 06. 2020

싸움의 기술? 조언의 기술도 필요하다!

싸움의 기술? 조언의 기술도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리더가 되면 자주 조언을 구하고, 때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게 된다. 효과적인 조언은 더 나은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언자 입장에서도 해결책을 고민하며 그 자신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조언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 조언을 하고/받는 '기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는다. HBR 2015년 1월 기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조언을 주고받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당신의 듣는 귀는 열려있는가


답답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그 내용이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혹 자신이 걸림돌에 걸린 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흔하게 부딪치는 걸림돌들이라 인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① 이미 해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


도움이 필요한지를 결정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며, 자신의 직관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경우가 잦다. 이렇게 되면 과도한 자기확신을 갖게 된다. 또 이전에 습득한 지식과 가정을 바탕으로 단독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미 갖고 있는 해답을 확인하거나, 칭찬을 듣는 게 진짜 의도한 목적이면서 조언을 청하는 모습도 이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굳게 믿지만 여전히 상사나 동료들의 동의를 얻고 싶을 때 이런 행동을 한다. 또는 자신이 생각해낸 어떤 해결책에 대해 여전히 의심이 남아 있지만, 이를 개선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사실이 염려될 때 그렇게 한다. 단지 보여주기 위해, 또는 더 이상의 일을 떠안지 않으려고 지도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조언자와 사이가 멀어질 위험이 있다.


②부적합한 조언자를 선택하는 오류


의사결정자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조언자에게 의지하면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CEO들을 대상으로 한 어느 연구에 따르면 재무실적이 부진한 회사의 CEO는 실적이 좋은 회사의 CEO에 비해 동종 산업의 유사 직군에 종사하는 임원들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제품-시장이나 지역적 다양성을 줄이는 등 전략적 변화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에 대해 충분히 창의적인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혹은 그런 전문지식을 찾아내려고 넓게 알아보지도 않는다. *피그만 침공과 관련해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도 저지른 실수였다.


케네디 전 대통령과 노동부 장관 아서 골드버그 출처 핀터레스트


당시 케네디는 노동부 장관 아서 골드버그와 상의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가 군사 문제에 관한 배경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드버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게릴라 작전을 수행한 경험을 지녔기 때문에 게릴라가 ‘정규부대를 상대하는 데 결코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대통령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게릴라를 그와 같이 사용할 때마다 우리는 항상 모든 병사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는 그 점을 고려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를 단지 노동부 장관이라는 범주 속에 넣으신 거지요.”


*1961년 4월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미국이 훈련한 1400명의 쿠바 망명자들이 미군의 도움을 받아 쿠바 남부를 공격하다 실패한 사건


③ 문제를 잘못 정의하는 오류


문제 주위에 마음대로 경계를 그어놓고 중요한 데이터를 배제함으로써 문제를 잘못 정의하기도 한다.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지나치게 장황하고 상세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상대가 해결이 필요한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게 된다. 


비효율적인 의사소통 과 더불어 큰 그림을 보는 게 핵심적인 사항을 설명하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조언자가 모르는 핵심적 배경(과거 사건이나 사내정치)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여긴다. 


이는 자신과 조언자의 평가를 왜곡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의사결정 전문가인 맥스 베이저만과 돌리 추는 이런 함정을 ‘제한된 인식’이라고 부른다.



④ 조언의 질을 잘못 판단하는 오류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언을 받아들일 때 좋은 조언과 나쁜 조언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조언자가 자신감 있는 태도로 제공한 조언을 더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자신감을 지녔다고 해서 그 견해가 타당하지는 않다. 이와 반대로 조언이 일반적인 기준에서 벗어났을 때, 또는 자신이 자주 불화를 겪었던 사람들로부터 나올 때 그 조언이 틀리지도 않다. 실험적 연구에 따르면 이 중 어느 경우도 조언의 질과는 상관이 없었다.


⑤ 조언을 무시해버리는 오류


조언을 구해놓고 조언의 내용을 누가 무시하겠냐 싶겠지만 이는 조직 행동에 관한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기중심적 편견'은 조언을 구하는 사람의 시야를 흐리게 한다. 스스로의 전문지식이 부족할 때도 사람들은 타인의 견해보다 자기 자신의 견해를 더 신뢰한다. 


자신의 기존 판단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와 상반되는 피드백을 받을 때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한 실험적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을 때 경쟁심을 느끼는데, 이때 자만심이 부풀려져 전문가들의 말을 묵살한다고 한다.




조언해주고 욕 먹지 않으려면


조언을 할 때도 여러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조언을 해주고도 오히려 상대의 원망을 들을 수도 있다.


① 경계선을 넘어버리는 경향


많은 사람들이 요청받지도 않은 조언을 건네곤 한다. 이런 조언은 '참견'으로 간주된다. 또 조언할 만한 자격이 없는 일에 끼어드는 일도 왕왕 있다. 


단기적으로는 조언자의 자아가 고무되긴 하겠지만 근거 없는 조언을 후하게 남발하는 사람들은 이내 조직 내에서 신용과 영향력을 잃어버린다. 나쁜 조언을 단 한 번만 제공한 경우에도 대체로 조언자의 평판이 급속히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② 문제를 잘못 진단하는 경향


조언자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에드거 샤인Edgar Schein이 지적했듯이 조언자들은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점에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첫째, 이들은 자신이 직면했던 어려움과 조언을 구하는 사람의 문제가 유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일찍 문제를 규정해버릴지 모른다. 


둘째, 이들은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편파적이거나 편향된 설명을 하는 자기중심적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그런 설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부정확한 평가와 잘못된 조언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무능력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조언자들은 자신의 기본적이고 면밀한 질문들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③ 자기중심적으로 지도하는 경향


조언자들은 “내가 당신 입장이라면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이다”라는 형태의 조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접근방식은 반감을 일으키는 데다 효과도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분명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가능한 선택들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항들에 대한 통찰력을 지녀야 공감적 이해와 유용한 권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조언자들은 개인적인 사례와 경험들을 거론하지만 이런 얘기들은 조언을 구하는 사람의 지위, 협상력, 조직 이해력, 상황적 제약과 맞지 않다.


④ 올바르지 못한 방식으로 조언을 전달하는 경향


조언을 전달하는 방식에도 신경써야 하는데, 조언자들은 쉽게 오해될 수 있는 모호한 권고를 하곤 한다. 혹은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할 때 특수한 용어나 기타 접하기 어려운 언어를 사용할지도 모른다. 


또 지나치게 많은 아이디어, 대안, 실행 방안, 관점,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조언을 구하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 수도 있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목록을 검토하고 골라내야 할지에 대한 뚜렷한 안내도 없이 그저 선택사항들을 쭉 나열하는 것만큼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일도 없다.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고 받기 위한 5단계


한 조직의 리더이자 의사결정자로서 조언을 받았으면 남에게 건넬 줄도 알아야 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떻게 그 모든 장애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1단계: 적임자 찾아내기



모든 조언 요청은 저마다 다르다. 그 요청을 둘러싼 고유한 환경, 사람의 성격, 사건 자체의 특성들을 복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시간이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조언자들을 찾아 나서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미리 나만의 ‘위원회’를 마련해두라. 여기에는 판단력과 기밀을 지키는 능력뿐 아니라 다양한 강점, 경험, 관점에 있어서 당신이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을 포함시켜라. 


이들은 모두 당신의 이익을 가장 염두에 두고, 당신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이라도 진심으로 해줄 의향이 분명한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상황 속에서도 당신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적어도 한 명은 찾아내도록 하라. 왜냐하면 그런 조언자는 당신이 직면한 문제들은 물론 당신의 자연스러운 성향과 편견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2단계: 이해를 공유하기


당신이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이 단계에서는 조언자가 당신이 직면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어째서 그 문제가 해결하기 어려우며 당신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도록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조언자는 쓸데없는 부분에서 헤매지 않고, 정보를 바탕으로 편견 없는 충고를 건넬 수 있다. 따라서 상세한 설명과 맥락을 제공하되 선행 사건들, 다양한 해석들, 가능한 결과들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조언자는 핵심 논점에서 벗어나거나 흥미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3단계: 대안 만들어내기


의사결정이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할 때 크게 향상되는 법이다. 따라서 조언을 구하는 사람과 조언자는 서로 협력해 복수의 가능성을 찾아내야 한다.



4단계: 하나의 결정으로 수렴하기



선택사항의 폭을 좁혀 하나의 행동지침을 골라야 할 때가 오면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은 확증 편향, ‘쉬운 길’ 선택하기처럼 잘못된 합리화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미 포기했거나 일시적으로 고려했던 선택 사항들을 다시 검토함으로써, 그리고 조언자에게 의도적인 반대 의견을 내달라고 부탁해보라. 이 단계에서는 주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제2, 제3의 의견을 요청하자. 


두 가지 정도의 의견을 확보한다면 복수의 조언자가 제공하는 이득을 대부분 얻은 거나 다름없다. 상황이 아무리 불안하거나 다급하다고 해도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해결책을 선택하려는 유혹을 물리쳐라.


5단계: 조언을 행동으로 옮기기


당신이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조언에 따라 행동하고 그때그때 조정을 해나가야 한다. 조언은 잠정적이면서 임시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간주되는 편이 가장 좋다. 


조언이란 지도, 행동, 학습, 그리고 추가적인 지도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이어야 한다. 어떤 고정된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당신이 행동할 채비를 갖췄을 즈음에는 이미 상황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조언자가 할 수 있는 일 출처 HBR

사람들은 대개 조언의 내용에 중점을 두지만 ‘조언의 기술’에 가장 능통한 사람들은 어떤 조언을 건네느냐 만큼이나 어떻게 조언하는가에 주의를 기울인다. 조언을 한 번 하면 끝나는 거래로 여긴다면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능숙하게 조언을 주고받는 행위는 단지 지혜를 나눠주고 받아들이는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다. 이는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과정이다. 양측에서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훌륭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차원의 일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5년 1월 호(해당 호수 목차 링크)

필자 데이비드 가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조슈아 마골리스 하버드경영대학원 제임스 다이넌, 엘리자베스 밀러 교수



인터비즈 김정관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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