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영상)
솔이가 폐렴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루에 네번씩 먹여야 하는 항생제 때문에
제 엄마가 고생이다.
약만 들이대면 공포에 젖어 울어대는 솔이.
엊그제는 제 엄마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솔이가 좋아하는 초코 아이스크림에
약을 몰래 섞여 먹인 것이다.
하지만
한 번은 성공했는데 두번째는 들키고 말았다.
혀를 내밀고 아이스크림을 밀어내는 솔이.
그날,
솔이의 울음은 다른 때보다 훨씬 길었다.
태어나서 그날처럼 오래 울은 날은 없었던 것 같다.
내 가슴팍을 때리는 솔이의 작은 주먹.
믿었던 아빠에게서 배신당한 기분이었을까.
상대의 고통을 덜기 위해 위장하는 일
그것이 늘 문제일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자칫 불신을 키워간다는 사실 또한 외면할 수 없는 듯 하다.
인간이 이렇게 일어서는구나. 이리저리 기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