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을 줍다

요즘 솔이는 루돌프에 푹 빠져있다.
그러는 바람에 앵그리와 크레멍도 잊고 있다.
매일 같이 캐롤 동영상을 본 탓일게다.
입만 열면 사슴(루돌프)을 사달라고 주문한다.
그제 등원길.
어린이집에 들어가는데 솔이 손에 사슴이 들려있지 않다.
가슴이 덜컹 한다.
그날 따라 솔이가 집에서 나오며 사슴을 호주머니에 넣어 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호주머니가 작아 사슴의 얼굴이 호주머니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어디선가 빠진 게 분명하다.
나는 솔이가 혹시나 어린이집에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했다.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이 없으면 안절부절못하는 솔이.
하지만 순간적으로 애착물을 잊어버렸는지 솔이는 무사히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마음을 졸이면서.
다행히 사슴은 집 주차장에 떨어져 있었다.
아, 그때의 안도감이란.
나는 솔이의 무너지는 가슴과 깊은 슬픔은 도로 주운 것이다.
모처럼 좋은 아빠가 되었다는 기쁨에 마음이 우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