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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자뷰티 Oct 31. 2023

4.퇴근 후는 불가능해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후에 뭐하세요?"

내가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 중 하나다.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퇴근 후에 어떻게 살아갈까?!

나? 나는 민망하지만 거의 퇴근 후 시간이 없다고 봐도 할 말이 없다.

나처럼 예민한 사람은 회사에서 대화하고 일만 했음에도 체력소모가 커서 

퇴근하고 옷 갈아입고 자리에 앉으면 금세 잠이 그렇게 쏟아질 수가 없다.


'씻어야하는데' 이 말을 여러번 반복하다가 잠깐 침대에 10분만 눈을 부치자고 말했는데

나도 모르게 정신을 차려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을 발견한다.

'아...10분만 자려고 했는데'하며 정신을 차려 얼른 씻고 다시 잠자리에 들면 그렇게 아침이 되고

출근을 하는 슬픈 일상이 반복된다.


그래서 이런 삶을 끊기 위해 스스로 머리를 계속 돌렸다.

그렇게 고민고민하다가 결정한 방법이 <아침시간 활용>이었다.


예민한 성향상 하루동안 밖에서 있었던 일이 집까지 와서 피로감에 시달리기에 퇴근 후 체력을 회복시키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했다. 퇴근 후 무엇을 한다는 것은 퇴근 후 다시 출근을 하는 일과 거의 흡사했다.이럴바에는 새나라의 어린이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삶"을 선택해 가장 정신이 맑은 아침에 내 시간을 가져보기로 결정했다.


  


1.아침형 인간은 확실히 아니다.


"에이 그런건 너같은 아침형 인간만 가능하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저녁 시간 활용을 못해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하니 주변에서 처음 경험한 반응이었다.


잉? 그건 사실 전혀 아니다.

나란 인간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학창시절에도 밤에 공부해야 더 공부가 잘되는 학생이었다.

주말을 통채로 놀다가 일요일 저녁 10시부터 자리에 앉아 과제를 하던 그런 아이였다.

그만큼 저녁은 내게 고요하고 안정적이고 평온함을 주는 시간이었다.


대학시절까지도 이게 가능했지만 호모사피엔스의 본능인지는 몰라도 직장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이 본능이 발현하기 시작했다. 밤을 샌다고? 불가능하다. 과거 친구들과 밤새 놀면서 인생을 즐겼던(?) 삶은 이제 불가능하다.


실제로 고등학교 친구들과 동창회에서 만나 밤을 새서 놀아보자고 다들 야심차게 말했지만 12시만 되니 모두 눈이 감기는 마법을 겪고는 누가 말하지 않았지만 다들 서둘러 택시를 급급하게 잡고 돌아갔던 슬픈 일화도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회사를 다녀서 그런지, 회사를 다니면서 나이도 동시에 들어서 그런지 이제는 저녁에 눈을 말똘말똥 떠있기는 힘들다. 게다가 알다시피 저녁은 이상하게 감수성이 빵빵하고 별의 별 잡생각이 드는 아이러니한 시간이다. 회사에서의 일을 곱씹거나 갑자기 뜬금포로 '나 잘 살고 있나?' 이런 이상한 생각까지 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런 생각을 안하는 날이면 침대에 바로 쓰러져 자다가 뒤늦게 일어나 씻고 자기 급급하다.


그러다보니 직장 이후의 내 삶이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회사에서의 시간은 온전한 나의 시간이 아니고, 퇴근 후의 나는 피곤에 쩔어 있어 이미 온전한 나가 아니었다.


내가 저녁형 인간이었고 자시고는 모르겠고 그저 내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마음으로 <아침시간 활용>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저녁형 인간으로서의 기존의 퇴근 후 일상>

1.퇴근 후 집에 들어와 옷을 갈아 입는다.

2.소파에서 웃으며 잠깐 티비를 본다.

3.'어 피곤하네? 잠깐만 눈 좀 붙일까' ...그리고 2시간 넘게 잠에 든다.

4.새벽 이상한 시간에 일어나 후딱 씻고 다시 잠에 든다. 일어나지 못한 스스로를 원망한다.

5.다시 자고 일어나면 '일어나 회사가야지' 



2.좌충우돌 아침형 인간 시도 


홀로 이런저런 도전을 많이했다.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 별의 별 방법을 다 썼다.

한 예로 챌린저스앱을 종종 활용했다.

돈을 걸고 새벽 인증샷을 찍은 후, 목표를 달성하면 돈을 받고 달성하지 못하면 돈을 잃는 방식이다.


처음에야 곧 잘 했지만 실패하게 되면 '어쩔 수 없지. 몇 천원 날리자'며 침대에서 조금 더 잠에 청하는 일상을

선택했다. 하루 2천원을 아끼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해 저렴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대기표를 뽑으며 기다리면서 이런 돈은 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걸 보니 아이러니하다.


새벽모임에도 들어갔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오픈채팅방에서 새벽 인증을 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처음에야 열심히 하지 나중에는 그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묻어가기 일쑤였다.

그러다 몇 번 실패하다가 계속 실패했다. 사람도 적은데 티도 안 나니 그렇게 은근슬쩍 묻혀갔다. 물론 핑계같지만 쉽지 않았다. (실제로 핑계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두구두구)

다 모르겠고 일단 일찍 자자였다.


나처럼 최소 7~8시간은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하는 사람의 경우, 일단 일찍 자는 것만이 장땡이다.

문제는 일찍 자는 일어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평소 12시 넘게 자던 사람이 10~11시 사이에 자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가?

한번 오늘 해보자. 이불 속에 들어가 잠이 안 와 눈이 말똥말똥한 일도 생각 이상으로 괴롭다.

그래도 우리는 어른이지 않은가? 전략을 짰다.


<아침형 인간 시도 전략>

1.밤 11시 전 수면 (2주 시도)

2.익숙해지면 밤 10시 30분~11시 수면 (3주 시도)

3.익숙해지면 밤 10시~10시 30분 수면 (한달 시도)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이걸 한 두세달 넘게 연습하니 이제는 밤 10시~10시 30분이면 바로 잠이 온다.

어떤 날은 저녁 9시 30분에도 잠이 오는 마법이 발생한다. 

그렇게 자면 새벽 5시 30분에서 6시 사이 기상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지금은 새벽 6시~6시 20분 사이에 기상해 책도 읽고 브런치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있다.

목표는 이렇게 시간을 조금씩 앞당겨 진짜 새벽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된 장점을 나열하자면 가장 큰 장점은 괜시리 아침형 인간이 되서 있어보이는 사람이 된 것과

열심히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하나 더 하게 된 것, 실제로 생산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 점이다.


단점은 재미있는 드라마와 재미있는 기사는 다음날 새벽에 봐야한다는 점 정도?!


<아침형 인간의 장단점>


1.장점

-있어보인다.

-머리가 개운해서 그런지 생산성은 확실하다

-이러다 독서왕이 될 것 같아

-아침에 모든 일을 다 끝내놓으니 저녁에는 마음이 후련하다

-피부가 좋아진다. 


2.단점

-재미있는 기사와 드라마는 내일 재방으로 봐야지 (아쉬워)

-불금에 일찍 자는 자신을 보면 약간 아싸같다. 



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나의 발악은 계속된다.

진짜 새벽형 인간이 되는 그날을 꿈꿔본다! (있어보이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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