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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봉씨 Jan 29. 2021

우동과 파스타

나를 아낀다는 게 생각했던 것 보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프로젝트조중석

Vol6.


조|아침

과일을 넣은 요거트

가장 좋아하는 사과 견과류 요거트 조합. 그다음으로는 귤 넣은 요거트가 맛있다.



지난 주말 아침.

늦게 일어나서 느릿-느릿 부엌으로 가서 물을 한잔 마시고 사과를 꺼내온다.


사과에 베이킹파우더를 탁탁 두 번 사과 위에 뿌리고 그 위로 물을 약간 떨어뜨려서 녹인 다음 사과를 문질문질. 미지근한 물로 사과를 닦는다.

사과를 체망에 올려두고 요거트를 꺼낸다.

요거트는 밥숟가락으로 6번. 아몬드와 호두 한 줌씩 넣는다.


사과는 반을 쪼개서 6등분을 하고 껍질을 깐다.

껍질을 까고 난 사과는 (이제 익숙해졌으므로) 도마 없이 슬라이드 한다.

최대한 모아서(?) 견과류 위에 올린다.


숟가락 푹 꽂아서 테이블로 가져와서 사진 두방 탕탕 

초점 잘 맞춰 찍고 바로 후루룩 먹는다. 순삭 하면 이제 뇌가 활성화된다. 헤헤



 전기 없이 뜨거운 물로 만들 수 있어 만족중.



이제 요거트는 더 이상 사지 않고 요거트 메이커로 만들어 먹고 있다.

900ml 우유에 150ml 유산균 요거트(ex.윌) 한 병을 통에 넣고 저어준 후 뚜껑을 닫아서 네모 통에 넣는다. 네모 통 안에는 구멍 뚫린 원형 받침대가 있는데 안쪽 표시선까지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 준비 끝.


자기 전에 만들어 두고 아침에 일어나서 냉장고로 옮겨둔다.

한통을 얼마 만에 먹는 거지? 다음엔 좀 체크해봐야겠다.

비싸지도 않고 이 요거트메이커도 만족도가 참 좋다. (후회없는 소비력이 +1 증가했습니다.)



나를 아낀다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잠들기 전에 요거트를 만들고, 아침에 일어나 만들어 놓은 요거트를 확인하고, 한 그릇을 만드는 5분 남짓으로도 충분하게 느껴졌다. 물론, 매일 경험을 쌓기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해본 사람이 하는 말은 믿어야지'라고 많이들 하는데, 그렇다면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꼭 이건 내 말 믿어봤으면. 그 포인트가 요거트여도 좋고, 요거트메이커여서 주문하게 되는 계기여도 좋고, 매일 그릇에 덜어 이것저것 넣어 조금 티내서 먹기 시작하는 것이어도 좋겠다.  최근 꾸준히 한 것 중에서 가장 적은 시간을 들이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 되었다.




중|점심

칼칼한 우동

점심은 인스턴트 우동이다. 한 봉지 넣고 후루룩 끓였다. 직접 만든 건 당근 라페뿐인 한상.




점심은 샘표에서 나오는 인스턴트 국수 시리즈. 간편해서 종류별로 쟁여두는 것 중에 하나.

얼큰한 버전인데 뭔가 요리를 할 생각이 잘 안 나는 날, 밥 생각은 없지만 먹어야 하는 날. 바쁜 날. 이런 날 주로 손이 간다. 적고 보니 대부분 다 저런 날이다. 


며칠 공들여 집밥을 해 먹으며 느끼던 작은 감동을
어떤 날은 한 번의 인스턴트 음식이 모두 지워버린다.




석|저녁

로제 파스타

로제파스타 기본 재료와 완성 후 그라다파다노 치즈를 갈아서 올렸다.



완성 메뉴만 찍다가 요리하는 과정도 조금 더 남겨보고 싶었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중간 과정 찍는 걸 잊었다. 그래서 재료 다음 치즈가 나와버렸다.


점심에도 면 요리를 먹었는데, 저녁에도 파스타가 먹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파스타, 샌드위치를 꽤 자주 먹게 된다. 재료가 늘 있어서일까 요리가 쉬워서일까?



부담 없이 진열되었다가 요리에서 반전의 맛을 보여주는 식재료, 버섯.


한 팩에 들어있는 버섯은 가격도 저렴한데 한 끼 요리에 어디든 잘 어울리는 재료인 것 같다.

기본 파스타 재료 넣고, 사놓은 버섯 한팩도 세로로 찢어 함께 넣었다.

버섯은 어떤 요리에 넣으면 고기를 대신해 식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어떤 요리에 넣으면 향을 보태주는 역할도 하고, 또 어떤 요리에 넣으면 부담 없이 양을 늘려주기도 한다.

나에게 버섯은 야채 코너를 지나며 슥- 보고는 부담 없는 가격에 다른 것을 사며 보태서 사는 식재료에 (아직은) 불과한데, 요즘 요리에 들어가 맛을 낼 때는 훨씬 반전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면은 넓은 링귀니 면을 썼다. 잘 저어주지 않으면 몇 가닥은 뭉쳐서 라자냐 같이 된다. (그리고 이날도)

마지막은 모든 요리의 마지막 핫 아이템 그라다파다노 치즈(이걸 꼭 사놔야 할 것 같았다)를 그라인드 해서 추가했다.수북하게 넣고 싶었지만 어마 무시하게 갈려 들어가는 치즈 양에 혼자 놀라서 금방 멈췄다. 하하

역시 실패하고 싶지 않은 날엔 파스타를


파스타는 실패 없이 먹었지만 꾸준한 글쓰기는 실패 같은 전진 중이다.
1월을 시작하며 시작했는데 1월이 끝나간다. 


다 이렇게 사는 거야.라고 누가 툭 치며 말해줬으면.




체크리스트
냉동실에 바게트
방울토마토 한 통
한번 덜어먹고 남은 캔 옥수수

_오늘의 냉장고
부르스게타
콥샐러드

_내일의 조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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