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상담사, 뭐 하는 직업인가요? 저도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연애상담사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이전에는 유료가 아닌 무료로 연애상담을 해주며 다양한 내담자들을 만나고 이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사람들의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고민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연애칼럼을 쓰며 상담사로서 나만의 노하우를 만드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약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브런치에서 연애칼럼 작가로 쓰는 첫 번째 연재 시리즈, [나는 연애상담사입니다.]에서는 연애상담사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글을 연재할 계획이다. 연애 칼럼이 아닌 [나는 연애상담사입니다.]를 먼저 연재하는 이유는 연애 노하우를 알려주는 정보들은 많지만, 정작 연애 상담사가 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가이드가 되는 정보는 불충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게다가, 연애상담사는 워크넷 직업사전에도 등록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연애상담사에 대한 인지도나 인식은 직업으로서 크게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또한 연애상담사는 '연애 많이 해 본 사람들이 하는 직업'이라던지, 그저 'N잡하기 좋은 일' 정도로 생각하고 쉽게 도전했다가 빠르게 접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쉽게 생각하고 급하게 시작하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진심으로 연애상담을 통해 다른 사람의 연애를 돕고 싶은 비전이 있는가? 비전은 있는데 시작이 막막하다면, 연애 산업의 생태계와 개인 브랜딩, 홍보, 상담 기법, 취업 방법 등에 대해 앞으로 [나는 연애상담사입니다.]에서 연재할 예정이니 읽고 차근차근 따라 하면 된다. 이제 본론으로 가서 연애상담사는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자.
내가 연애상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연애칼럼과 무료 상담을 하고 있다고 주변 친구들에게 말하면 주위의 시선은 "이런 분야가 있어?"라는 신기한 시선, 그리고 "연애 좀 하면 누구나 하는 거잖아"라며 가벼운 시선, 마지막으로 "그거 돈 되면 나도 연애상담 해볼까?"라며 N잡의 시선 이렇게 3가지로 나뉘었다. 물론, 이런 시선들이 100% 틀린 것은 아니다. 연애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연애상담사는 '연애 코치'라는 직업명으로 한국 직업사전에 등록된 정식 직업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단순히 연애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이성교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대상'으로 그들이 연애를 잘할 수 있도록 상황에 맞게 분석하고 도와주는 것과 사람들이 연애에 있어 어려움이 있는 포인트나 연애 트렌드를 캐치해서 콘텐츠나 강의를 만들어 사람들의 연애를 돕는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추가로 <한국 직업 사전>에 따르면 연애코치는 아래와 같은 업무를 수행한다고 적혀있다.
남자와 여자의 심리, 생물학적 특성, 이성교제 사례, 결혼에 대한 가치관, 사회적 변화 요인,
결혼 관련 통계 등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성교제에 어려움을 겪는 상담고객을 대상으로 문제점, 희망사항 등을 파악한다.
적절한 데이트 장소, 코스, 마음가짐, 매너, 의사소통 방법, 행동과 말투 등을 구체적으로 조언한다.
교제를 진행하는 과정에 관여하여 성혼에 이르도록 협력한다.
연애상담사는 '연애상담'외에도 위와 같은 업무들을 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업무 범위의 경우 상담사 재량에 따라 다르지만, 프리랜서가 아닌 기업 소속 상담사의 경우 대게 위의 4가지 업무를 한다고 보면 된다.
(기업에 관한 부분은 추후 다룰 예정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오해도 있고, 또 상담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보는 내담자들도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무조건 연애 경험과 상담의 만족이 비례하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담자의 입장에서는 내 연애고민에 적절한 '해결책' 혹은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지 연애 카사노바를 찾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애 경험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정확히 사랑에 대한 고뇌를 많이 한 경험.
다양한 연애 경험은 상담사로 활동하는 데 있어 플러스면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니다. 특히 연애라는 주제가 작은 범주처럼 보이고 뻔하고 한정된 주제만 있을 것 같지만,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는 곳이 바로 연애이다. 좋아하는 짝사랑 남자에게 다가가는 법부터 미성년자를 좋아하는 성인의 연애고민까지, 내담자의 연령과 신분에 따라 고민의 바운더리가 천차만별이고 오늘 내가 어떤 사연의 내담자를 상담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매 상담은 새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때, 경험이 많다면 내담자의 사연을 듣고 빠르게 상황을 스케치하고 솔루션을 주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연애 횟수만' 많다면? 내담자에게 적절한 조언과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연애와 사랑에 대해 상담사만의 철학과 깨달음, 지혜를 가지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없는지가 이 직무에 있어서 필요한 덕목이라 볼 수 있겠다.
연애상담사가 되고 싶은 사람 중에는 '남들에게 내 얘기를 하는 것을 좋아해서' 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상담사가 말주변이 없거나 대화 스킬이 부족하다면 내담자에게 조언을 주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변 능력'이 꼭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경청'하는 태도와 내담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상담 시간 3분의 2는 내담자가 상담사에게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 내담자의 현재 감정 상태나 고민에 대해 듣는 데 소요된다. 내담자들이 굳이 비싼 비용과 시간을 쓰며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제삼자인 상담사를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연애 고민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이다. 연애 조언과 솔루션을 받기 위함도 있지만, 기본적인 본질은 '내 연애 고민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그 사람이 연애에 대해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해서 상담사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상담사가 내담자의 말을 중간에 끊거나 조언을 준답시고 자기 얘기만 상담 시간 내내 한다면? 당연히 내담자가 느끼기에 만족스러운 상담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작년 한 해 동안 연애상담 플랫폼 D에서 110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평점 5점을 유지했다.
이 110건의 상담에서 모든 내담자에게 100% 성공을 보장하는 재회, 짝사랑 성공 비법을 알려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평점 5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상담 시간 동안 오로지 내담자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집중했기 때문에, 나의 이런 진심이 내담자들에게 통해서였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상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내담자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행동양식을 증진시키거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원조 활동'이라고 적혀 있다. 사전적 정의를 보면 상담은 내담자를 '돕는'행위이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일부 연애상담사 중에는 내담자가 '을'이고 상담사가 '갑'인 것처럼 생각하며, 자신의 솔루션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열등하고 답답하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꽤 충격적이었다.
상담의 특징만 읽어봐도 그렇다. '모든 행동변화나 의사결정은 내담자가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상담은 자발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며 개인이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존중해야 된다.'라고 내담자의 의견과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상담이라고 하는데, 내담자가 내 솔루션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화가 나고 답답하며 똑같은 고민을 왜 계속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다그친다면 진지하게 이 일이 내 적성에 맞지 않지는 않는지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연애상담사가 되고 싶은 분들은 이런 상담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뻔하고 진부한 말이지만, 연애상담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 계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이 분야는 특히 더욱 그렇다. 심리학에 관한 기본 지식을 쌓는 것도 좋고, 소설 속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면서 '이런 상황에선 이런 식으로 연애 조언을 해주고 싶다.'거나 '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와 같이 나와 생각이 다른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하는 마음과 고민 케이스에 대한 나만의 솔루션을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경험만 갖고 상담을 하면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반드시 자기 계발을 통해 끊임없이 나만의 솔루션을 정립해야 한다.
이상으로 연애상담사가 되는 법과 무슨 일을 하며 어떤 덕목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글을 마무리한다.
이 글이 연애상담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와 연애상담사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