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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부부 Oct 18. 2021

임신에 안정기는 없다.

아내 B의 난임 정보통 – 계류유산, 유산의 처치방법


“임신에 안정기란 없다”

   임신 선배인 누군가에게서 전해 들은 이 명언은 짧았던 임신 기간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이식 8일 차부터 테스트기가 어제보다 진해지지 않으면 어쩌나, 이식 14일 차부터 피검사 수치가 2배씩 잘 뛰어넘지 않으면 어쩌나, 5주 차 남들이 다 아기집을 보는 시기에는 아기집이 보이지 않을까 봐, 아기집을 본 이후에는 심장이 뛰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 이후 내가 가보지 못한 길목에도 넘어야 할 허들은 참 많았겠지만 내 경우에는 4번째 허들 심장 소리를 뛰어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다음은 280일을 다 채우지 못하고 너무 빨리 끝나버린 임신에 대한 기록이다.

     



계류유산이란? 

계류유산(Missed abortion)은 초기 유산의 한 종류로 경관이 닫힌 상태에서 태아가 사망한 후 자궁에 남아있는 경우, 혹은 임신은 되었으나 발달과정의 이상으로 아기집만 있고 태아가 보이지 않거나 사망한 태아가 자궁에 잔류하는 상태를 말한다. 나처럼 초기에 태아가 정상 발달을 하지 않는 경우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계류유산을 진단받기도 한다.

   

계류유산의 원인

전체 임산부의 7%가 초기에 유산을 겪는 만큼 생각보다 계류유산은 그리 드문 케이스가 아니다.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상당 부분 유전자 이상(수정 시 배아의 염색체 수,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경우)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소파술을 하면서 염색체 검사 등을 실시하는 방법이 있다. 주로 2회 이상 유산을 경험하는 경우에 병원에서 염색체 검사를 권한다고 한다.

     

계류유산의 증상

계류유산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임신 초기 증상이 갑자기 멈추는 경우, 복통과 출혈이 있는 경우, 주 수가 경과 해도 자궁의 크기(아기집의 크기)가 커지지 않거나 작아지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들이다.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건 아니다. 내 경우 임신 6주 차부터 생긴 입덧 증상은 소파술 당일까지도 사라지지 않았는데 실제로 유산 후에도 임신 초기 증상이 이어지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한다.

     

계류유산에서 임신 종결 방법

계류유산의 임신 종결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경험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알게된 정보들을 간략히 정리해본다.


- 자연 배출

나는 소파술로 아기를 보낸 뒤 최근 다시 초기 유산을 겪었다. 그중 내가 가장 점잖은 방법으로 이별한 경우라고 회상하고 있는 자연 배출은 말 그대로 성장을 멈춘 태아가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원칙적으로 유산 진단 후 최대 2달까지 약물, 수술의 방법을 쓰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고 한다. 약 8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지만 엄마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고, 언제 임신 종결이 될지도 확신할 수 없다. 정확한 임신 종결을 위해서는 초음파로 자궁 내 태아조직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며 조직이 남아있을 경우 아래의 두 방법을 시도해야 할 수 있어서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다.     


- 약물 배출

약 75%의 성공률을 보이는데, 자연 배출보다 빨리 임신 종결이 가능하지만, 복통/구토/설사/고열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약물로 잔류 된 태아가 완전히 배출되지 않으면 결국 마지막 방법인 수술을 동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 소파술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임신 종결을 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수술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수술 과정에서 자궁에 상처가 생겨 유착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의사에 따라서는 정확한 임신 종결을 위해 약물 배출과 소파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소파술은 대게 수면 마취로 진행되고 수술시간은 30분 이내로 끝이 난다. 참고로 국민행복카드를 신청한 경우 소파술과 관련 약제비도 바우처 결제가 가능하다.




   읽기에 그리 즐겁지도 않고, 거북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는 누군가는 나처럼 수술 전 '내가 혹시 뭘 잘못한 건 아닐까. 내일 나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고민하며 온종일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인터넷에 일상을 기록하는 요즘이지만 생각보다 아픈 기록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도 많지 않다. 이 글을 검색해서 읽고 있을 많은 엄마들에게 같이 잘 이겨내자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 기록을 통해서나마 격려와 위로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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