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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홉시 Jan 20. 2017

한 해 지원자만 300만명, 구글에 인재 몰리는 이유?

“맘껏 실수하라”는 구글의 조직문화 덕분

“골드만삭스(세계 1위 투자은행)에 입사하는 게 구글 입사보다 10배 쉽다.”


2015년 4월, 미 경제 전문 매체 쿼츠(Quartz)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쿼츠는 골드만삭스가 주주에게 보낸 연례보고서를 근거로 “골드만삭스가 지난해(2014년) 27만명의 지원자 중 8,300명을 채용한 반면 구글은 지원자 300만명 가운데 단 7,000명만 선발했다”며 “잘 나가는 투자은행에 들어갈 확률이 하버드나 예일에 입학할 가능성보다 낮을진 몰라도, 구글에 들어갈 확률보다는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은 까다로운 채용 절차로 악명 높다. 최종 결정이 나기까지는 40여일 동안 다섯 번 이상의 면접을 거쳐야만 한다. 그럼에도 하버드,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 등 미 명문대 출신을 포함해 수백만명의 지원자들이 매년 구글에 입사원서를 넣는다. 이들이 혹독한 검증과정을 감수하면서까지 구글에 들어가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구글의 조직문화가 수많은 인재를 불러모으는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직원이 뽑은 일하기 좋은 기업 50’에서 구글이 7년 연속 상위권에 올랐다”며 “기업문화, 일과 생활의 조화, 상사·동료와의 관계, 업무 자율성 등이 구글을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기업’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경제 전문지 포천은 “수면실이나 사내 바리스타 등의 복지 혜택도 유명하지만 구글이 1위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건 건강한 조직문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성공 원동력이 된 조직문화란 과연 어떤 것일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구글의 직원운영팀은 지난 2012년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Project Aristotle)’란 이름의 연구를 시작했다. 유명 심리학자, 사회학자, 통계학자들이 참여하고 수백만달러의 예산을 들인 이 프로젝트는 구글 내 수백개 팀을 개별 분석한 것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팀은 어떤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지 밝혀내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2년 넘게 진행된 연구는 ‘좋은 사람만 모이면 좋은 팀이 만들어진다’는 구글의 기존 운영철학을 완전히 뒤엎는 결론을 내놓았다. ‘팀원이 누구인가’보다 ‘모인 팀원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가 그 팀의 성공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였던 것. 



프로젝트 연구진들은 “특히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을 높이는 상호작용이 많은 팀이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조직문화 전문가 에이미 에드몬슨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에 따르면 심리적 안정이란 ‘상호 신뢰와 존중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나타내는 말’로 ‘다른 동료에게 본연의 모습을 보여줘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조직의 능력개발에 있어서 필수적인데, 에드몬슨 교수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조직’(learning organization)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심리적 안정의 기능”이라고 설명한다. 지식경영전문가 피터 셍게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역시 저서 ‘제5경영’에서 “실수를 하거나 질문을 할 때, 소수 의견을 냈을 때도 당사자가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구글의 연구는 이를 증명하는 결과를 얻었다. 팀 내 대인 관계에서 얻는 안정감, 새로운 도전을 하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강한 팀일수록 업무 성취도가 높았던 것.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팀에서는 팀원들의 자신감도 높았고, 실수를 인정하거나 엉뚱한 질문을 해도 다른 팀원이 자신을 창피하게 만들거나 벌주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그 덕에 누구든 부담 없이 소수 의견을 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배워가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연구진들은 “좋은 성과를 냈던 팀들은 공통적으로 각 팀원의 공로를 인정하는 상호작용이 많았다”면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만 모여있는 팀은 오히려 중간 정도의 성취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있었다. 2008년 MIT와 유니언컬리지의 심리학자들은 ‘조직 성취도’에 관한 연구에서 ’아이큐(IQ)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서 반드시 성과가 높은 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히려 서로의 장점을 자주 칭찬하거나 상대의 감정변화를 빠르게 알아채는 팀의 성과가 가장 높았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먼저 팀원이 실수하더라도 응원해주는 리더가 필요하다. 완벽함에 대한 집착 때문에 팀원이 작은 실수에도 질책받을 수 있다고 느낀다면,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려는 의지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드몬든 교수는 한 대학병원 의료팀들을 연구한 결과 “성과가 가장 높았던 팀이 가장 일을 못 하는 팀보다 오히려 더 많은 실수를 했다”면서 “실수는 잦았지만 ‘아직 또 다른 기회가 남아있고 더 도전해봐도 괜찮다’고 응원하는 분위기 덕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더도 자신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윌리엄 조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진정한 리더십’이란 저서에서 “진짜 리더라면 자신의 실수를 드러내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특히 아시아권에선 ‘체면을 잃는다’는 생각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리더가 많지 않은데, 이런 경우 직원들도 각자의 잘못을 가리기에만 급급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드몬든 교수는 리더십에 대한 테드(TED) 강연에서 “심리적 안정 없이 성과만 강요하는 조직은 불안 상태에 빠지고, 성과에 대한 도전의식 없이 심리적 안정만 취하는 조직은 ‘안전지대’에만 남아있으려 한다”며 “직원의 장점을 칭찬하며 안정감을 높이고 더 나은 도전을 장려하는 리더만이 성과가 높은 ’학습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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