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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경영학교
by 비즈업 Jun 01. 2017

스타트업이 도대체 뭐야? “핵심은 ‘뽐뿌’”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기.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냥 사업? 아니면 스타트업?”이라 묻자 그가 되묻습니다. “뭐가 다른데?”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왜 어떤 일은 ‘사업’이라 부르고 어떤 일은 ‘스타트업’이라 부르는지. 구분의 기준이 뭘까. ‘스타트업’이란 말을 한 번씩은 들어봤지만 기존 창업과는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다는 지인들의 호소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비슷한 궁금증을 가졌을 독자들과 함께 그 해답을 찾기 위한 탐험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스타트업’이 도대체 뭔데?


스타트업의 사전적 정의는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 벤처기업은 다시 ‘고도의 전문 지식과 새로운 기술로 창조적·모험적 경영을 하는 중소기업’으로 풀이됩니다. 정리하자면 스타트업이란 ‘전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모험적 사업을 펼치는 신생 기업’ 정도로 이야기될 수 있겠죠. 이런 해석에 따라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페이스북’,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입니다. 소위 글로벌 시장에서 ‘거창하게’ 사업하는 기술 기반 회사들이죠.



그런데 꼭 이렇게 ‘큰 시장’에서 놀아야만, 엄청난 기술력을 뽐내야만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여기 두 곳의 의류판매업체가 있습니다. A 업체는 남성용 셔츠를 판매합니다. B 업체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시장에서 전자는 ‘사업’, 후자는 ‘스타트업’이라 평가받습니다. 차이가 무엇일까요? 


해답은 B 업체가 제공하는 ‘찾아가는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고객이 있는 곳으로 패션 컨설턴트를 파견해 사이즈 측정과 코디 조언을 해줍니다. 고객이 매장까지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과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 거죠. 이처럼 기존 시장이 갖고 있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차별화된 제품·서비스가 있는지가 스타트업을 분류하는 판단 기준이 됩니다. 참고로 B 회사는 남성복 맞춤업체 ‘스트라입스’입니다. 이들은 컨설턴트 파견 서비스를 ‘플러스 알파’ 무기로 삼아 론칭 4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죠.


스트라입스의 스타일리스트 파견 서비스


기존의 불편함 해결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하는 신생 기업


스타트업으로 분류하는 또 다른 기준은 창업 아이템의 ‘참신함’입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에 도전했는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취미배달 서비스업체 ‘하비인더박스’를 예로 들어 볼까요. 하비인더박스는 매달 새로운 취미 거리를 담은 상자를 고객의 집으로 배달해줍니다. 간단하게 조립할 수 있는 네온사인 키트부터 유리그릇 속에 식물을 심어 가꾸는 테라리움, 가죽필통 만들기 등을 서비스 중이죠. 이처럼 참신한 아이템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곳도 스타트업 범주에 속합니다. 



다시 말해 스타트업이란 남다른 아이디어·기술로 기존의 불편함을 해결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 신생 기업입니다. ‘다름’이 핵심인 것이죠. 남들과 똑같은 치킨집이나 카페 창업이 스타트업이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굳이 ‘다름’의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음에도 스타트업으로 분류될 때도 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회사인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을 경우, 그 기업이 자연스레 스타트업 목록에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수제맥주 제조업체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더부스’는 최근 유명 벤처캐피털로부터 목돈을 투자받으며 ‘수제맥주 스타트업’이라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1년 문을 연 온라인 편집숍 ‘29cm’도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말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으며 ‘패션 스타트업’이란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습니다. 


‘뽐뿌’ 불러 일으키는 게 스타트업
‘욕망 관리’ 성공하면 경제 지형 바꾸기도 


문제 해결 능력, 새로운 시장 개척, 벤처캐피털의 투자. 이 세 기준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무언가는 없을까요? 여기서 얼마 전 만난 한 스타트업 대표의 표현을 빌려오고 싶습니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속된 말로 ‘뽐뿌를 불러일으키는 기업’입니다. ‘뽐뿌’란 ‘더 좋은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욕구’를 뜻하는 신조어로 물을 끌어 올리는 ‘펌프(pump)’의 일본식 발음이죠.


지난 2007년 아이폰 첫 모델을 소개한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출처= 유튜브]
페이스북의 초기 홈페이지 모습 [출처= 위키피디아]


스타트업은 결국 소비자와 투자자의 마음에 뽐뿌를 불러일으키는 기업입니다. 오랜 시간 느껴왔던 불편함을 해결해줘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에 없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줘서, 향후 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갖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욕망이 드는 회사인 거죠.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집’으로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나아가 새로운 뽐뿌를 창출해내는 게 스타트업이란 생각입니다. 


욕망 관리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기존의 경제 판도를 바꿔 놓기도 합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무대에 올라 아이폰을 공개했을 때, 페이스북에서 옛 ‘썸남’과 재회했을 때 느꼈던 강렬한 감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데요. 두 기업 모두 시장의 욕망을 누구보다 강하게, 오랫동안 사로잡아온 곳입니다. 애플은 얼마 전 미국 기업 최초로 ‘몸값’(시가총액) 8,000억달러(약 907조)를 넘겼고 페이스북의 월 이용자수는 약 20억명에 달합니다. 


앞으로도 무수한 스타트업이 새로 등장해 우리의 뽐뿌를 자극할 것입니다. 상상조차 못 했던 아이디어로 혼을 쏙 빼놓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그중에선 인류 미래를 180도 바꿔놓을 기업이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미래다’는 말을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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