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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런웨이
by 비즈업 Jun 09. 2017

배고픈 스타트업의 ‘한 끼 밥상’이 ‘잔칫상’으로

대한민국 최대 스타트업 축제 ‘헤이스타트업 2017’ 운영진을 만나다

페이스북의 한 커뮤니티인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약칭 ‘스밥’).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식사 모임이다. 끼니 챙기기도 빠듯한 형편의 신생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가를 손님으로 모셔 창업 선배나 업계 관계자가 따뜻한 밥 한 끼를 사주고, 창업의 고충도 함께 나눈다. 2015년 7월 자발적으로 시작된 스밥 모임은 최근 88회차까지 이어지며 주머니 가벼운 창업가들을 보듬어 왔다. 


배고픈 스타트업의 한 끼 밥상을 챙겨주던 스밥이 이번엔 훨씬 규모가 큰 잔칫상을 준비했다. 서울시, 서울산업진흥원(SBA)와 공동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행사 ‘헤이스타트업 글로벌 페스티벌(이하 ‘헤이스타트업’)’를 주최한 것. 이 거한 한 상을 준비한 스밥과 헤이스타트업 운영진들을 비즈업이 최근 만나 ‘상차림 뒷이야기’를 들었다.


스타트업 한 끼 챙기던 ‘스밥’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 마련하다 


헤이스타트업 메인 포스터와 참가 기업들 [자료제공=헤이스타트업]


헤이스타트업은 오는 17, 18일 양일간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최대 스타트업 행사다. 일반 대중에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를 알리고 국내·외 스타트업 간 교류를 통해 창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민관합동으로 기획됐다. 올해가 세 번째로, 역대 최대인 예상 참가자 3만여명 규모로 진행된다. 


행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데모데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기업가 정신을 되돌아보는 ‘스타트업 포럼’, 150여개 스타트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전시·판매하는 ‘스타트업 페어’ 등이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체험형 창업 프로그램 ‘초등 예비 창업가 대회’,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채용·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상담부스’ 등도 마련된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35명의 운영진은 모두 스밥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모인 자원봉사자들. 실제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대표나 직원 등 창업 생태계에서 활동 중인 이가 대다수지만, ‘단지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어’ 참여한 대기업 직장인이나 대학생 참가자도 있다. 행사 준비를 주도한 김선경(만 33세) 운영총괄은 삼성전자 우크라이나법인을, 강민지 홍보팀장(만 37세)은 국내 한 특허법률사무소를 다니다 헤이스타트업 운영진에 합류한 케이스다.  


지난 5월 30일 서울 삼성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모인 헤이스타트업 운영진들. 맨 위 사진의 좌측부터 강민지 홍보팀장, 김민준 팀원, 이은솔 팀원의 모습.


한국 스타트업 발전 꿈꾸며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우크라이나에서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협업하는 일을 하다 한국에 돌아올 즈음 이번 행사에 대한 얘기를 들었어요. 국내 스타트업과 관련 생태계를 접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흔쾌히 참여하게 됐어요.”(김 총괄)


“평소 일자리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성공한 스타트업이 많아져야 양질의 일자리도 늘어날 거란 생각입니다. 스밥 페이지에서 행사 운영진을 모집하는 것을 보고 한국 스타트업 발전에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자원했습니다.”(강 팀장)


‘스타트업 발전을 위해 힘써보겠다’며 발 벗고 나선 운영진들. 모두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웬만한 회의는 ‘카톡방’ 안에서 이뤄진다. 코딩교육 스타트업 ‘실리콘밸리코딩’의 공동창업자로 운영진에 참여한 이은솔씨(만 23세)는 “사람이 많아 30분이라도 한눈을 팔면 카톡 메시지 수백 개가 쌓인다”며 “낮에는 ‘카톡 회의’로 바쁘고 회사일이 끝난 밤에는 오프라인 미팅을 하느라 정신없다”고 이야기했다.      


“각자 자기 직장이 있다 보니 제일 중요한 결정은 밤 10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이뤄져요. 1박 2일 합숙하며 회의를 이어간 날도 부지기수고요. 해외에 있는 운영진과 결정해야 할 사안이 생기면 밤낮이 바뀌기도 하죠.”(김 총괄)


헤이스타트업의 메인 행사인 글로벌 데모데이와 스타트업 포럼 안내 포스터 [자료제공=헤이스타트업]


미 실리콘밸리·유럽 등
글로벌 스타트업 관계자들 한자리에


이번 행사의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한국에 좋은 스타트업이 많음에도 불구, 글로벌 시장과의 접점이 부족하고 이 부분을 헤이스타트업으로 해소해보자는 데 운영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해외의 유명 투자자·액셀러레이터 등 글로벌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데려오려면 현지에서 활약해줄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한데, 마침 영국 런던에서 3년간 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했던 문희성씨(만 25세)가 해외사업팀장으로 합류해 섭외 작업을 이끌었다. 


“영국에서 사업하면서 느꼈던 건 해외 관계자들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점이었어요. 한국 창업가들은 해외에 자신을 알릴 기회가 부족하고요. 이 점을 해결해보고 싶어 (운영진에) 참여하게 됐어요.”(문 팀장)  


3개월간 끈질기게 문을 두드린 끝에 실리콘밸리의 대표 액셀러레이터 ‘500스타트업스’, 스페인 최대 투자회사 ‘웨이라’, 프랑스 전 디지털경제장관이 설립한 투자회사 ‘코렐리아 캐피탈’ 등의 화답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미 실리콘밸리의 ‘거물’ 팀 드레이퍼 ‘드레이퍼 벤처 네트워크(DVN)’ 회장을 만나 행사 축하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드레이퍼 회장은 ‘트위터’, ‘테슬라’, ‘스페이스X’ 등에 초기 투자한 인물로, ‘실리콘밸리 투자업계의 전설’로 불린다. 문 팀장은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이번 행사로 ‘글로벌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이 연결고리가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든든한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투자업계의 전설 팀 드레이퍼 회장을 만난 김선경 헤이스타트업 운영총괄(사진 위)과 문희성 해외사업팀장(사진 아래). [자료제공=헤이스타트업]


스타트업에 의한,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의 축제


스타트업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 국내 최대의 스타트업 축제 헤이스타트업. 이들이 ‘자기 돈’ 들여가며 지난 100여일간 행사 준비에 열중한 까닭은 무엇일까. 고등학교 자퇴 후 창업가로 지내다 최근 헤이스타트업 운영진에 자원했다는 김민준(만 17세)씨에게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 학교를 다니며 평범한 ‘한국식 교육’을 받았던 학생입니다. 제 주변만 봐도 대다수 청소년들은 좋은 대학 나오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것 외에 또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를 잘 몰라요. 청소년기엔 건강한 자아발견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세계를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창업이 무조건 옳은 선택인 건 아니지만 ‘이런 삶도 있다’는 건 접해 봐야죠.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김 총괄은 헤이스타트업 행사를 ‘한국판 SWSX(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 텍사스에서 매년 열리는 SWSX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영화 축제이자 전 세계 스타트업의 경연장이다. ‘트위터’, ‘포스퀘어’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이곳에서 첫선을 보이며 세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SWSX가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행사지만 그 시작은 정말 미약했어요. 박스 몇 개 가져다 둔 게 다였을 정도니까요. 중요한 건 누군가 그 행사를 시작했고 매년 꾸준히 발전해 왔다는 거죠. 헤이스타트업도 지금 그 과정에 놓여있다고 생각해요. 이대로 꾸준히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면 전 세대,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국민 모두의 축제이자 세계의 축제로 커질 거란 믿음이 있어요.”


기사∙사진 촬영=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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