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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 CEO
By 비즈업 . Jun 14. 2017

‘외판원’ 출신 억만장자CEO의 조언 "배짱을 믿어라"

◼︎ 세계 1위 보정속옷 브랜드 ‘스팽스(Spanx)’ 창업자 사라 블레이클리의 인생역전 스토리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 ‘두려움’.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두려움은 ‘미지’에 대한 공포다. 진화생물학에서는 모르는 것을 회피하는 행동 기제가 생존에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두려움이 없었다면 우리의 머나먼 조상들은 호랑이나 매머드에게 겁 없이 다가가 근사한 저녁밥이 됐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맹수와 마주칠 일이 거의 없는 현대인에게 두려움은 때로 진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탓에 행동을 멈추는 일은 곧 ‘도전을 포기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필요로 하는 창업시장에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인 이유기도 하다.


포브스의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자수성가 여성 ' 리스트에서 16위를 차지한 스팽스 CEO 사라 블레이클리 (사진=Fortune)


여기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두둑한 배짱만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이뤄낸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세계 1위 보정속옷 브랜드 ‘스팽스(Spanx)’의 창업자 사라 블레이클리(Sara Blakely·만 46세)가 그 주인공. 금수저 물고 태어난 상속자도, 천재도 아닌 평범한 외판원이었던 그녀는 지난달 기준 순자산 11억 달러(약 1조 2,400억원)로 ‘가장 어린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단돈 5,000달러로 시작한 스팽스를 연매출 4억 달러(약 4,500억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블레이클리가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외신 등의 매체를 통해 공개된 블레이클리의 성공 비결을 비즈업이 정리했다. 



당신의 ‘배짱’을 믿어라(Trust your gut)


1998년, 스물 일곱 살의 블레이클리는 로스쿨 입학시험에 두 번 낙방한 후 외판원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사무실마다 문을 두드려 팩스기를 판매하는 일에 꽤나 소질이 있었다. 회사에서 블레이클리를 전국 영업 트레이너로 승진시켰을 정도였다. 다만 유일한 문제는 그녀가 그 일에 전혀 흥미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런 건 내 인생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종이에 내가 잘했던 것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죠. 그 중 하나가 ‘판매’였어요. 그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팔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죠.”


팩스기 회사 'DANKA'에서 7년간 외판원 일을 하던 시절의 블레이클리 (사진=Sara Blakely)


마침 그 시기에 블레이클리에게는 사놓고 방 구석에만 모셔 뒀던 크림색 바지가 한 벌 있었다. 파티가 있던 밤, 새 바지를 ‘개시’하겠다 마음먹은 그녀. 엉덩이 살이 튀어나와 울퉁불퉁한 자신의 뒷모습과 마주했다. 블레이클리는 체형 보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바지 안에 팬티스타킹을 신었는데 스타킹이 바지와 맞춰 산 오픈 토 슈즈(발가락이 보이는 신발)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스타킹의 발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기로 결심했고 밤새도록 다리 위로 말려 올라가는 스타킹과 씨름해야 했다. 블레이클리는 “그 날 여성들이 매끈한 몸매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속옷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했다.


‘발 없는 체형보정 스타킹’으로 창업을 해야겠다 결심한 블레이클리. 그녀가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한 일은  ‘최소 1년간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었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대신 혼자 공부하고 고민하며 계획을 구체화해 나갔죠. 제 결심을 모두에게 알리겠다고 마음먹은 건 창업 준비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난 후였어요. 그때의 조언들을 만약 제가 처음 아이디어를 얻은 날 들었다면 사업을 포기하고 지금도 팩스기를 팔고 있었을 거예요.”


그녀가 기억하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이런 식이었다. “그게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면 왜 아직까지 아무도 시도를 안했겠어?” 누군가는 이렇게 경고하기도 했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6개월 뒤면 대기업들이 다 털어갈 걸. 그러면 넌 끝장나는 거야.”


블레이클리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스팽스 제품들. 남성·임산부로 타깃을 확장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사진=스팽스 홈페이지)


물론 블레이클리의 방법에는 아이디어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자기확신의 함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녀는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거나 창조하려는 사람들은 자기 의심을 가지고 많은 내적 대화를 하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그녀 역시 때때로 ‘이게 정말 미친듯이 좋은 아이디어일까?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회의감이 들 때가 많았다는 것. 블레이클리는 “그러나 이미 투자한 시간과 돈이 있었기 때문에 결심을 되돌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신의 배짱을 믿으세요. 주변 사람들과 내면의 여러 의견에 겁을 먹거나 두려워하지 마세요. ‘배짱을 믿는다’는 건 사람들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과는 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No’에 익숙해져라


자신의 배짱을 믿고 집 한 편에 ‘스팽스 본사’를 마련한 블레이클리는 낮에는 외판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창업가로 사업을 준비하는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팩스기를 파는 것 외에는 제조·유통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그녀는 모든 여가시간을 시장 조사와 제품 성분을 연구하는 데 쏟아부었다. 


마침내 ‘발 없는 체형보정 스타킹’의 시제품이 완성되자 블레이클리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양말 공장을 찾으러 노스 캐롤라이나로 떠났다. 그러나 배짱 두둑했던 그녀가 한 가지 간과했던 것이 있었다. 당시 제조공장의 주인은 죄다 남성이라는 사실. 모든 제품의 테스트는 피부와 지방을 가진 살아 숨쉬는 여성 대신 마네킹으로 이뤄졌고 블레이클리의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해할 수 있는 제조업자는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발 없는 스타킹을 만들어주겠다고 나서는 이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블레이클리가 집 한 편에 쌓아놓은 스팽스의 첫 제품 상자들. 이 3,000장의 스타킹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사진=Sara Blakely)


“그들은 제가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건 수없이 거절 당한다는 의미죠. 결정적인 도움이 됐던 건 외판원 경험이었습니다. 무작정 문을 두드려 팩스기를 판매하며 ‘No’에 익숙해진 덕분에 제조공장에서 수없이 거절 당해도 단념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yes’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채워야 하는 ‘no’의 횟수가 존재한다는 공식을 그때 배웠던 거죠. 그러니 거절이 당신의 의지를 꺾지 못하게 만드세요.”


거절에 좌절하지 않고 수많은 공장 문을 거침없이 두드렸던 덕분일까. 얼마 후 기적적으로 한 제조업자에게서 스타킹을 만들어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유는 단 하나. 그는 딸 셋을 둔 아버지였는데 블레이클리의 아이디어를 전해 들은 딸들이 ‘그녀에게 반드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아버지를 설득했기 때문이었다.


왼쪽부터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사라 블레이클리와 오프라 윈프리, 스팽스를 착용하고 공식석상에 나온 할리우드 스타들 (사진=Fashion-Spider)


그렇게 수만번의 ‘no’ 끝에 스팽스의 첫 오리지널 체형보정 팬티스타킹 3,000장이 세상에 나왔다. 블레이클리는 그 중 하나를 방송에서 ‘스타킹의 발목을 잘라 바지 안에 신는다’고 언급한 오프라 윈프리에게 보냈다. 윈프리는 자신의 쇼에서 ’올해 가장 좋았던 물건’ 가운데 하나로 스팽스 속옷을 꼽았고 단 하루만에 주문 2만 건을 이끌어냈다. 이후 스팽스가 얼마나 빠른 기세로 승승장구 했는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시도를 두려워 말고 뭐든 저지르세요. 첫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2년의 시간동안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발 없는 스타킹’은 수천억달러 짜리 아이디어가 됐죠. 실패란 성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김현주 기자 jo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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