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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홉시 Mar 04. 2019

여군→스타트업 대표, “군에서 배운 최고 경쟁력은..”

공공데이터 활용한 2년차 에듀테크 기업 ‘와이드브레인’ 정혜원 대표 인터뷰 


이젠 우린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이런저런 핑곗거리를 대기 일쑤지만, 본디 공부란 건 재미가 없고, 그래서 가급적 피해왔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의 24시간을 빈틈없이 채워주는 각종 디바이스가 항상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지금의 IT 세상에선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우리가 공부 대신 게임에만 몰두하는 까닭을 한 사람의 의지박약 문제 혹은 유전자 탓(가령 “넌 누굴 닮아 그 모양 그 꼴이니”라는 핀잔 따위)으로 몰고 가는 건 좀 억울한 측면이 많다. 
  
그래서 게임을 좋아하던 딸을 둔 한 여성은 이런 생각을 했다. “차라리 게임으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자.” 각종 게임 방식의 학습 콘텐츠 및 관련 플랫폼을 개발 중인 2년차 에듀테크(EduTech) 기업 ‘와이드브레인’의 정혜원(사진) 대표 이야기다.

정혜원 와이드브레인 대표

정 대표가 지난해 1월 창립한 와이드브레인은 VR(가상현실) 등 각종 IT 디바이스 기반의 게임 콘텐츠를 통해 과학·역사 등 청소년에게 필요한 학습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 1월 베타 서비스로 출시한 퀴즈 게임 플랫폼 ‘퀴집’, 낚시 게임을 통해 환경문제와 관련한 지식을 전달하는 모바일 퀴즈 게임 ‘도시어부냥’ 등이 와이드브레인이 지난 1년간 선보인 교육테크 콘텐츠다. 콘텐츠의 원천인 각종 학습 정보는 각 정부 기관이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나 뉴스 등을 재가공하거나 교육 관련 기업·기관과 협업을 하는 방식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공부가 재미없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잖아요. 그래서 뭔가를 배우고자 할 때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동기를 부여하고, 학습 효율성도 높일 수 있도록 교육과 게임을 접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어요.”



정 대표가 게임과 교육을 결합한 에듀테크를 창업 소재로 택한 계기는 ‘게임 덕후’인 아홉 살 딸을 지켜보면서다. 몇 해 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를 휩쓴 포켓몬고 게임에 흠뻑 빠진 딸의 모습이 사업의 영감이 됐다고 한다. 
  
“딸이 포켓몬 고에 빠지면서 관련 도감을 다 모으고, 캐릭터를 다 외우더니, 이후엔 그림을 그리고 직접 보드게임을 만들기까지 하더군요. 물론 저 역시 딸이 휴대폰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걱정이 되긴 했는데, 부모로서 ‘애가 뭘 좋아하는지’에 대해 딸의 관점에서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좀 살펴보니 게임이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분명히 있더라고요. 학술적으로 좀 더 찾아보니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 요소를 접목시키는 것)이라는 분야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 포인트에 착안해 창업을 했죠.” 
  
정 대표는 대부분의 여성에선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한 이력을 하나 갖고 있다. 지난 2009년 중위 제대 전까지 3년간 육군 헌병(여군 51기)으로 복무한 것. 더욱이 학생 시절이 아닌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군대에 지원을 한 점도 이채로운 대목이다.


육군 헌병 복무 시절의 정혜원 대표 모습(사진 제공=와이드브레인)


“부모님께선 제가 경찰이나 군인이 되길 원하셨어요. 그래서 전공도 경찰행정학과를 했고 실제 경찰 간부 시험 준비도 했었고요. 그런데 집안 사정이 갑자기 안 좋아지는 바람에 프로모션 기획자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죠. 사실 전 기획자 생활에 재미를 느끼며 잘 지내고 있었는데 부모님께선 아쉬움이 크셨어요. 그래서 군대 지원을 하게 됐죠.” 
  
그렇지만 정해진 매뉴얼과 체계를 중시하는 군 조직에 정 대표는 항상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입대 전 프로모션 기획자로 활동하며 이른바 ‘기획의 맛’을 들인 이후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었다는 게 정 대표의 말이다. 중위 계급을 마지막으로 3년간의 군 생활을 미련없이 정리한 이유도 그래서다.
  
“알차게 장교 생활을 하긴 했지만 (군은) 뭔가 변화하거나 시도할 수 있는 조직은 아니잖아요. 미래에 대한 도전을 좀 더 해보고 싶어서 (군 생활을) 그만 뒀죠. 다만 돈 주고도 못 살 경험들을 군대에서 돈 받고 배웠다고 생각해요.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법이나 프로젝트의 계획·보고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 등은 제가 군대에서 배운 것 가운데 가장 큰 경쟁력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죠.” 
  
정 대표의 말대로 군대에서 익힌 ‘추진력’은 그녀의 강점으로 꼽을 만하다. 결혼·출산 탓에 생긴 경력 단절 공백을 기획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1년도 안 돼 극복했다. ‘다시 기획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돌이 된 아이를 재운 뒤 새벽 일을 나가기도 하고, 키즈카페를 전전하며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IT 회사에 입사할 기회를 얻어 4년간 서비스 팀장을 지낸 정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한 IoT 플랫폼 스타트업에서 창업 멤버로 활동하는 등 군 생활을 제외한 사회 생활 대부분을 전략·기획 경력으로 채웠다. 

와이드브레인 임직원 모습들(사진 제공=와이드브레인)


 ‘군인→직장인→창업 멤버→창업자.’ 정 대표의 이 같은 경력 이동은 자기 자율성의 크기와 정확히 정비례하다. ‘기획의 맛’에 들린 기획자로서 본인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좀 더 높은 조직으로 자신의 경력을 변화시켜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이 자율성의 크기에 또 정확히 정비례하는 책임감의 크기를 감내할 수 있다면 말이다. 
  
“제가 사회 생활을 하며 기획자로 성장 곡선을 계속 그릴 수 있는 곳으로 이동을 했는데, 그것에 비례해 책임감도 커진 것 같아요. 창업 이후 매일 즐겁고 매일 속상한 과정이 반복되고 있지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기획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감이나 희열이 있어서 아직 창업으로 인한 후회는 없어요. 이제 1년을 갓 넘긴 신생 기업이지만 기술·콘텐츠 부분을 계속 보완해서 기술 융합 에듀테크 파트를 제일 잘 하는 회사로 와이드브레인을 키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글=아홉시 유병온 기자 on@bzup.kr
사진·영상= 아홉시 백상진 PD

※본 콘텐츠는 행정안전부·한국정보화진흥원의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 지원 협업 프로젝트>일환으로 제작됐습니다. 본 콘텐츠 제작에 일체의 왜곡 행위(허위·과장·축소 등)가 없었음을 아홉시는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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