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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홉시 Jul 06. 2016

삼성 때려치고 개집 만드는 이유? "내 제품 만들려고"

삼성전자 디자이너 출신이 전하는 창업 이야기

인간의 창작욕이 분업화된 지 오래다. 노래 한 곡에 수 명의 뮤지션들이 이름을 올리고, 그림 한 장도 대필 작가의 손이 필요한 세상이니 말이다. 장인들의 공간인 예술 분야도 그러한데 소비재 제품을 만드는 일은 오죽할까. 

삼성전자 때려치고 개집을 만드는 두 남자, ‘하울팟’(HOWLPOT)의 공동창업자 임동률(30)・안중근(31) 실장이 남들 부러워하는 직장에 사표를 던진 까닭은 이와 관련이 있다. 삼성에선 결코 채울 수 없었던 온전한 ‘완성품’에 대한 욕구. 이 감정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어 가전제품을 디자인했을 때보다 개집을 만드는 지금이 더 좋다는 두 남자를 비즈업이 만났다. 


비즈업와 인터뷰 하고 있는 임동률(왼쪽), 안중근 실장

지난해 설립된 하울팟은 반려동물을 위한 집과 침대, 가죽 목걸이, 사료 그릇 등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1,000만 시대. 이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로서의 강점이 있을까.


A: (임동률 실장) 저희는 디자인을 계속 해왔던 사람들이에요. 디자인에 있어서의 강점을 가지고 반려동물 시장과 관련해 브랜드 다운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욕심에 창업을 했죠.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좋아하는 반려동물 브랜드가 뭐에요?’라고 물으면 곧바로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저희의 디자인 실력을 가지고 브랜드를 만들면 제품의 차별성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삼성전자에서 배운 디자인 실력으로 ‘개집’을 만드는 기업 ‘하울팟’의 보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의 기사로 대체한다. 

둘은 홍익대 미대 동문 사이다. 대학생 시절 각각 삼성전자 멤버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고 이후 나란히 삼성전자에 입사, 약 3년을 비주얼 디스플레이부에서 함께 일했다. 


A: (안중근 실장) 제품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 전공이 나눠져 있긴 한데, 요즘엔 디자인이라는 큰 틀로 융합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 반려동물제품을 만들어보니 (가전제품을 만들 때와) 크게 차이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반려동물 시장 쪽은 디자인 부문의 발전이 안 돼 있으니까 저희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임 실장) (삼성전자에 있을 때 했던) 사람을 위한 디자인은 넘쳐나는 시대에요. 부족한 게 없을 정도로. 그러나 반려동물 제품은 아니죠. 그렇다고 사람을 배제하고 제품을 디자인 할 순 없죠. 저희가 배운 부분들을 반려동물 쪽과 녹인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가전제품을 디자인하다가 개집을 그리는 건 독특한 이력이다. 왜 하필 반려동물 시장에 진입하기로 했을까.


A: (임 실장) 어렸을 적부터 반려동물을 좋아했어요. 수의사가 꿈이었을 정도로. 지금도 믹스견을 키우고 있고요. 그래서 평소에도 반려동물 시장에 관심이 많았죠.

(안 실장) 저도 지금은 개를 키우고 있지 않지만 고향이 강원도 춘천이어서 어렸을 적부터 개판에서 살았어요.(웃음) 삼성전자를 다니던 시절 사업 아이템 얘기를 자주 나눴었는데, 어느날  보니 둘 모두 이쪽 분야를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해볼까?’ 하며 시장 리서치부터 시작했죠.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삼성전자엔 ‘꿈의 직장’이란 수식어가 달린다. 아무리 개가 좋아도 그런 직장을 그만두는 일은 쉽지 않다. 


A: (임 실장) 제품 프로세스의 A부터 Z까지를 모두 총괄하니까 제품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저희에겐 엄청난 값어치가 있죠. 올해 초엔 (세계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는데, 이 것처럼 디자인 제품으로서 인정받았을 때가 제일 뿌듯해요. 

(안 실장) (내가 생각하는 제품을 직접 만드는 데 오는) 이 만족감이 창업의 전부인 것 같아요. 고객으로부터 디자인에 대한 좋은 반응이 올 때 가장 행복하죠. 


(안 실장) 금전전인 부분은 당연히 후회가 되죠. 안정적 월급을 받고 있다가 갑자기 수입 자체가 없던 기간이 꽤 되니까요. 그런데 이 부분도 후회보단 일을 더 빨리 진척시켜야 한다는 자극제가 됐던 것 같아요. 


‘시점’만 놓고보면 안 실장은 창업하기 적절한 때가 아니었다. 삼성전자를 그만둘 때 2세가 생겼고,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아이가 세상에 나왔다. 딸도, 회사도 삶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태어난 까닭에 더욱 애착이 간다고 안 실장은 말한다. 그래서 안 실장은 딸의 이름을 ‘하울’이라 지었다. 

둘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임 실장) 일단 부딪혀 보는 게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후회가 남을 수밖에 없거든요. 저도 (삼성전자) 회사를 나와 부딪혀보지 않았다면 지금도 같은 고민, 후회를 하고 있었겠죠. 무엇이든 부딪혀 보면, 그 경험치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된다고 생각해요. 

(안 실장) 새로운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 같아요. 저희끼리도 (소위) ‘자뻑’을 참 많이 하거든요. ‘내가 뭔가를 만들면 멋있을 것이다’ 하는 자신감 하나로 지금 이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너무 큰 리스크(위험)를 안고 움직이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죠.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범위 내에서 자신감을 갖고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유병온・백상진기자 on@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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