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눈물(淚)

나는 하얀 집이 그리워진다 / 연재소설

by 김창수

군에서 제대하고 내가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승렬의 묘소였다. 승렬의 부고를 받은 그날, 부대에서 급하게 외출 허가증을 받아 그의 관을 친구들과 들고 올라갔던 곳이었다. 나는 그날 그의 관을 묻으면서 한없이 울었다. 그의 죽음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겪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3년간 같은 반에서 함께 보내던 친구였다. 남다른 우정을 쌓았던 친구였기에 내 마음의 충격과 상처가 컸다. 그가 추구했던 삶의 질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세대에서 바뀔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가 느꼈을 벽은 그가 생각한 이상으로 높았을 것이다. 짧은 생을 마감한 승렬은 나에게 강렬하게 각인되어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집 근처 천변을 걷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산 위에 있는 승렬과 다니던 고등학교로 향했다. 주변에 있던 집들은 세월의 흔적만큼 이미 아파트로 변해 있었다. 언덕길이라 숨이 찼다. 교문 입구의 학교 명판은 그대로였다. 교문을 지나 강당 앞에 ‘교복 단정’이라는 구호가 있던 큰 거울도 세월이 흘렀으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거울로 비치는 40여 년이 지난 내 모습은 이제 초로가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올라온 교정은 세월이 흘러서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운동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푸른 초원처럼 보였다. 그곳에서 후배들이 공을 차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교정 모퉁이를 돌아 동네 집들이 보이는 교사 뒤로 갔다. 아래에 보이던 그 많은 집은 자취를 감추고 몇 개의 집만 남아 있었다. 내 시선이 머문 곳은 지금 살고 있는 하얀 집이었다. 처음 친구와 본 그대로의 모습이다. 달라진 것이라면 담장이 없어진 것이다. 주변에 높은 빌라와 빌딩으로 둘러싸인 하얀 집은 매우 초라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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