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밤

2022.03.19

by 고주

쓰러지는 밤


없는 힘까지 끌어모아

코로나와 싸우고 온

금요일 저녁 무렵


없어서, 안 줘서, 몰라서

못 먹는 안주만 빼고

다 달라는 이와

엄마 젖 빨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키다리 막둥이와

옹기종기에 앉아


제철 야들야들한 도다리찜

앞에 놓고

허겁지겁 막걸리를 빠는데

반찬에 소금 좀 팍팍 뿌리라는 말로

더 달라는 미안한 맘을 숨긴다

막걸리병이 이 열 횡대로 쭉 서 있다

쓰러진다


집 담에 기댄 늙은 소나무를

부둥켜안고 부들부들 떨며

생각한다

왜, 안주는 맨날 끝까지

남아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