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밤
없는 힘까지 끌어모아
코로나와 싸우고 온
금요일 저녁 무렵
없어서, 안 줘서, 몰라서
못 먹는 안주만 빼고
다 달라는 이와
엄마 젖 빨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키다리 막둥이와
옹기종기에 앉아
제철 야들야들한 도다리찜
앞에 놓고
허겁지겁 막걸리를 빠는데
반찬에 소금 좀 팍팍 뿌리라는 말로
더 달라는 미안한 맘을 숨긴다
막걸리병이 이 열 횡대로 쭉 서 있다
쓰러진다
집 담에 기댄 늙은 소나무를
부둥켜안고 부들부들 떨며
생각한다
왜, 안주는 맨날 끝까지
남아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