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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젠골프' 읽기 (1부) 9/12

멘탈게임을 잘하기 위한 학습서

by Eaglecs

8. 당신의 스윙에 황금을 덧씌울 필요는 없다. (p49 ~ p53)


초감 트룽파는 "우리는 본래부터 참되고 완전한 존재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떤 결함이나 약점도 없는 존재다. 골프 샷의 잘잘못이나 라운드의 결과를 잣대로 삼아 우리 능력을 판단하지 말라.


오늘날은 자신의 가치를 쉴 새 없이 증명해 보여야 한다. 가치를 새롭게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본질을 끊임없이 부정해야 한다. 그것은 곧 '열등의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자신이 결함 투성이라는 선입견, 무엇인가를 잃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 보충해서라도 흠 없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열등의식이다. 자기 회의와 두려움에 의해 본연의 모습이 감춰진 것이다. 자신이 완벽한 존재였다는 기억이 희미해진 것이다. 이런 열등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황금을 덧씌워서라도 필요 이상으로 멋지게 보이려고 한다.


스윙을 섣불리 바꾸지 말아라. 자신의 스윙에 황금을 덧씌울 필요는 없다. 몸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관점을 바꿀 때 열등의식을 떨쳐 내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는 원래 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이 절대적인 자신감을 되찾는 촉매가 될 것이다.




나의 스윙


내 스윙은 스웨이가 심하다. Sway는 전후좌우로 흔들림이 심한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가관이고 엉성하다. 30대 때에는 보기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이가 들어 가면서 근력과 집중력이 줄었고 내 몸은 중력에 취약해졌다. 그렇게 내 스윙은 변해갔다. 그래도 여전히 가끔 프로를 따라하려는 '망상'을 한다. 내 체형과 근력에 맞는 스윙, 즉 주제에 맞는 스윙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아마 나의 Sway 스윙이 그 스윙일 것이다.


없는 능력은 발휘할 수 없다. 초능력이 쉬운가?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진 것으로만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 가진게 만원이데 십만원짜리를 어떻게 사나. 프로에게 전문적 교육을 받으면 멋진 스윙과 낮은 스코어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건상 그게 어려우면 그냥 현재의 모습에서 최선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당신의 실제 스코어를 고백하라!


당신이 보기플레이어라고 하자. 만약 자신감과 겸손함이 더해지면 레슨으로 줄일 수 있는 스코어 보다 더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장담하냐고? 골프에서 자신감과 겸손함을 갖는 사람은 대게 Low handicapper 이다. 보기플레이어인 당신은 Low handicapper가 아니다. 미안하지만 그래서 당신이 자신감과 겸손함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겸손함까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감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재미있는 통계를 살펴 보자. 2022년에 캐디를 통해서 한국의 20개 골프장에서 약 900명의 골퍼에게 설문을 통하여 스코어를 조사해 봤다. 소위 백돌이(100타 이상 치는 사람)가 49.6%, 90타대는 49.8%였다. 80타대는 0.6%. 다 합치면 100%이다. 싱글이 0%라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데 실제로 내 경험에 비추어봐도 싱글 플레이어는 거의 없었다. 내가 지난 25년 이상 골프를 치면서 만났던 진짜 싱글은 딱 1명이었다. 그와 3~4번 플레이를 하는 성은을 입었는데 평균 스코어가 74타였다. 내가 25년간 같이 플레이한 사람도 최소한 몇 백명은 된다. 그런데 딱 한 명이었다. 캐디의 통계에 신뢰가 크게 간다.


아무튼 내 스윙은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완벽한 스윙이다. 그걸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는데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보기에 멋지지 않은 스윙 그리고 낮은 스코어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하고 간혹 '열등감'에 빠져서 골프를 포기하거나 하더라도 감정적인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흥분하고 결국 게임을 망치기도 한다. 너무 높은 곳을 쳐다 봐서일것이다. 본인의 역량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먼저 다 하는 것이 좋고, 그러려면 연습도 중요하지만 게임중에 평정심을 찾고 가진 실력만이라도 보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신의 다른 능력과 성과는?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혹시 당신이 하는 일에서 늘 성공하는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최선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다면 어쩌면 그건 당신이 모자라고 부족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당신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오랜 기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도 실수를 해 봤다. 그리고 부서장을 맡으면서 많은 사원들 혹은 중간관리자들이 실수를 하는 것도 봐 왔다. 능력 부족으로 일어난 문제는 그러면 그 사람 책임일까? 일부 있겠지만, 부하 직원의 능력에 맞게 업무 배정을 하지 못한 관리자도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일을 하다 보면 누구든 실수를 하게 된다. 실수를 전부 피할 수는 없다.


따라서 너무 빈번한 실수가 아니고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질 빈도의 실수라면 어쩌면 이건 정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실수를 했는데도 정상이라고? 맞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직원들이 발생시키는 실수도 회사에서 감내해야 할 비용에 포함된다. 실수를 하면 업무가 지연되거나 일부 손해를 끼칠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즉시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동료들과 비교하여 너무 심한 수준으로 업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범한 일에도 실수를 남발하는 경우는 예외이다. 이런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렇게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내 경험에 따르면 사원들의 실수는 평균 대비하여 너무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인 경우가 매우 많았다. 야구경기에서 수비 범위가 평균보다 넓은 선수는 에러율이 높다고 한다. 수비 시도가 많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단순히 일을 과도하게 많이 하면 실수를 하는 경우가 그에 비례하여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업무를 하도록 인력 운영을 한 관리자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있다. 물론 대다수의 관리자들은 자기들의 역량 부족(충분한 인원을 확보하지 못한)이 문제를 발생시킨 여러 이유중 가장 큰 이유임을 안다. 자신들의 잘못 혹은 능력 없음을 인정하기 어려워할 뿐이다.


따라서 골프 샷의 잘잘못이나 라운들의 결과를 기준으로 우리의 능력을 판단해서는 안되듯이 업무 성과의 높고 낮음이나 고과 평가나 진급 결과를 기준으로 당신의 능력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당신 스스로 당신의 능력을 제한해서는 안된다.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면 말이다.





우리는 외모에도 매일 매일 황금칠을 하려고 한다.


젊은 청춘의 경우는 꾸미지 않은 생얼이 더 아름답고 빛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꾸밈을 통하여 자신의 본질을 가리는 사람들이 많다. 원래 빛이 나는 사람인데 거기에 불필요한 덧칠을 하여 빛을 막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화장을 한듯 안한듯 하는 화장법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화장을 했다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화장이 필요없다는 말이 아니다. 최소한 생얼을 봤을 때 화장한 얼굴과 동일한 사람인지는 구분은 가야 하지 않을까?


옷과 구두 그리고 가방 등 우리는 매일 매일 나의 본질을 더 빛나게 내 보이려고 황금칠을 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시중에 나가보면 화장품, 옷, 신발, 가방 등 '황금칠' 도구를 파는 상점을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런 황금칠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매우 객관적 증거가 될 것이다. 이나라 경제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소비는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수준으로의 황금칠은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내돈 내산인데 무슨 관계냐고 하면 할 말은 당연히 없다.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굳이 그렇다면 나의 마지막 한 마디만 들어달라. 당신은 원래 빛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올레드 TV 처럼 자체 발광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스스로 그 빛을 보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정 할 때 남들도 당신을 아름답게 보기 시작할 것이다. 무엇이든 너무 과하면 어딘가 불편한 감을 준다. 사실 나의 글도 좀 과하게 길다. 과도한 치장이 된 긴 글로 피로감을 줬다면 미안하다. 그러나 난 내 글을 작성하는데 딱히 큰 비용을 들이지도 않았고 자원을 크게 낭비하지도 않았다는 것도 알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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