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13. 호흡이 중요하다 (p104 ~ p108)
동물은 위험한 소리를 들으면 몸이 얼어붙는다. 다가오는 것에 청각을 집중시키려고 호흡을 멈춘다. 똑같은 논리로, 우리도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몸이 굳고 호흡을 멈추거나 억누르게 된다. 긴장과 심호흡은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긴장하면 깊게 호흡할 수 없다. 깊게 호흡하면 긴장이 해소된다. 일반적으로 긴장과 불안을 조성하는 상황에서도 당신을 심호흡만으로도 긴장을 풀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심호흡의 의미를 아는가? 상반신 전체, 즉 허파 끝까지 숨결로 가득 채울 수 있도록 숨을 깊게 들이마셔야 진정한 심호흡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호흡은 '복식 호흡'이라 불리기도 한다. 허파 끝까지 가득 채운 숨이 횡경막을 누르면서 복부를 단단하고 불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허파를 최대한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이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무엇보다 혈액에 산소를 최대한 공급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피 속에 스며든 산소는 근육과 뇌에도 전달된다. 요컨대 호흡을 깊게 할수록 모든 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호흡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을 때 스윙은 물 흐르듯이 부드러워진다. 티업을 하기 전에, 호수 건너편으로 샷을 해야 할 때, 요컨대 당신에게 불안감을 주는 어떤 샷을 하기 전에 호흡부터 조절하라!
호흡이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다. 호흡은 모든 운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때 호흡을 제대로 못하면 락스로 오염된 수영장 물을 어쩔 수 없이 꽤 마셔야 한다. 대부분 수중 스포츠의 경우 호흡이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잘못된 호흡 방법은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중 스포츠 말고 다른 스포츠도 역시 호흡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장거리 달리기 같은 경우도 효율적으로 호흡하여 흡입된 산소를 최대한 활용하고, 피로도 또한 최소화 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래야 같은 에너지로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도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요가 자체가 호흡과 몸의 움직임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정신과 몸이 효과적인 유연성과 균형력을 갖도록 해 주는 운동이다. 요가의 경우 몸의 이완 그리고 다양한 동작을 통한 육체적 훈련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빠질 수 없는 것이 '정확한 호흡'이다. '프라나야마'라고 하는 요가 호흡(숨쉬기)을 통하여 정신을 통제하고 몸에 에너지를 충전해야 고난이도의 요가 동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근력과 유연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호흡 방법이 있겠지만, 내 생각엔 기본적인 '복식호흡'만 해도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충분할것 같다. 복식호흡 방법을 모두 기술하면 너무 길기 때문에 간단하게 한 줄로 이야기하면 '코로 숨을 들이 마실 때 최대한 배를 부풀려서 깊게 숨을 쉬고, 내쉴 때는 그 역순으로 내 쉬면 된다.' 그 외에 자세에 대하여 이런 저런 설명이 있지만, 편안하게 숨을 쉬려면 당연히 가능한한 최대한 이완된 자세를 잡아야 하니 자세에 대한 복잡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같다. 이런 방식으로 늘 숨을 쉬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평소에도 흉식이 아니라 복식호흡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다. (전문적인 호흡관련 내용은 다른 글에서 추천한 적이 있는 '박희선 박사의 생활참선'을 참고하길 권한다. 많은 호흡관련 책이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좋았다)
인간이 심호흡을 하는 이유
이또한 지극히 당연한 이유가 있다. 생명을 유지하기에 더 좋은 인체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음식을 먹는 것은 실질적으로 육체에 영양분을 공급하여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음식만 먹어서는 심적인 안정을 이룰 수는 없다. 오히려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할 때 뭔가 먹으면 안정을 이루기는 커녕 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간의 육체에 깃들어 있는 정신 혹은 영혼의 안정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수단을 통해서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혹은 에너지의 손실을 방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중요한 통로가 되는 것이 숨쉬기이다.
우리는 24시간 숨을 쉰다. 그러나 평소에 쉬는 숨은 인체의 부교감 신경 작용에 의한 생명 유지 활동이 저절로 되는 것이지 의식적인 숨쉬기는 아니다. 알다시피 자율 신경계의 하나인 부교감 신경은 심박, 소화, 호흡 등과 같이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조절해 준다. 다시 말해서 부교감 신경은 우리가 인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동하여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매번 숨쉴때 마다 의식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숨이 쉬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곧 생명을 잃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음식을 먹고 나서 위장에게 소화를 하도록 별도로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소화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흡수된 음식은 곧 상해서 몸속에 영양분 대신 독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숨쉬기(호흡)는 인체에서 자동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늘 활성화 되어 있다. 그러나 심호흡은 그렇지 않다.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선택에 따라서 호흡은 심호흡이 될 수 있고 그냥 평범한 얕은 호흡이 될 수 있다. 심호흡을 통하여 깊게 숨을 들이 마시고 천천히 내쉬면서 폐의 용량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산소를 최대한 많이 흡입하고 대신 이산화탄소를 최대한 많이 배출하면서 몸에 혈을 더 잘 돌게 할 수 있다. 몸에 피가 잘 돈다는 것의 전문적 표현은 '혈액 순환 개선'이다. 온갖 효능을 자랑하면서 TV에서 광고되는 많은 의약품들이 너도 나도 부르짓는 효과 중의 하나가 '혈액 순환 개선'인데, 이것을 좀 더 의식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인 '깊은 심 호흡'을 함으로써 가능하게 하는 것이니 '숨쉬기', 즉 '깊은 숨쉬기'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복식 호흡 혹은 심호흡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을까?
실망스러운 말이겠지만 이또한 지름길은 없다. Practice makes perfect. 계속 반복해서 연습해서 잘 하는 수 밖에 없다. 관련 연습 방법은 인터넷이나 다양한 책에 수도 없이 기술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찾아보기를 권한다. 앞서 간단히 설명했지만,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또 책에서 배운 복식호흡 방법을 모두 기술하면 너무 길기 때문에 간단하게 한 줄로 이야기하면 '코로 숨을 들이 마실 때 최대한 배를 부풀려서 깊게 숨을 쉬고, 내쉴 때는 그 역순으로 쉬면 된다.'
이렇게 진정한 심호흡인 복식 호흡하는 법을 몸에 익혀 두면 골프를 칠 때 굳이 호흡에 집중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평소에 아주 깊은 심호흡을 습관적으로 하게 되면 그만큼 긴장하는 경우도 적을 것이고 혹시 어려운 상황이 와도 몸메 베인 깊은 심호흡을 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몸의 긴장은 다른 사람들 보다 훨씬 빠르게 풀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이란 아래와 같은 홀을 만났을 경우일 것이다. 좌측에 커다란 워터해저드가 활짝 펼쳐져 있고 페어웨이까지 공을 보내려면 적지 않은 거리만큼 공을 보내야 해저드와 러프 지역을 벗어나서 다음샷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평소에 안정적인 호흡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덜 긴장된 상태에서 셋업과 스윙이 가능할 것이다. 이 홀에서 몇 개의 공을 물속에 헌납했을 때의 내 스윙은 꽤 경직되었던 것으로 기억속에 남아 있었다. 비교적 정확하게 타격된 공은 쭉 뻗어 나갔지만 페어웨이가 아닌 호수로 향하곤 했다. 호수에 내 시선이 고정되어 페어웨이 대신 호수가 뇌리에 각인되었던 것도 큰 원인이었지만 그런 생각들에 휘둘려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숨이 고르지 못했던 것도 또 하나의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려운 상황을 만날지 알 수 없으니 늘 자연스러운 심호흡을 할 수 있게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복식 호흡만 한다고 골프를 잘 칠 수는 없다. 다른 준비가 다 잘 되어도 호흡을 가다듬지 못하면 샷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식 호흡만 잘 할 경우 그냥 건강하게 잘 살 수는 있어도 골프를 잘 칠 수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