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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무개 Oct 25. 2024

이렇게 산다

벗은 허물과 빠진 머리칼로 방바닥에 수를 놓고

붉은 물때, 짙게 퍼진 곰팡이포자, 수제비 반죽처럼 뭉친 이불을 뒤로한 채

열악한 마음으로 너희에게 생채기를 내고

서툰 쓰다듬과 회초리질을 일삼는다


꽃밭을 미워하고

향기로운 것을 시기하고

그것들을 지르밟아 나를 어르고 달래고

나는 이렇게 산다

매캐한 채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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